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좋아진 기본기, 아쉬운 디테일. 제네시스 G80 시승기

조금만 더 신경 쓰면 훨씬 즐겁게 탈 수 있는 차가 될 듯.

뉴 제네시스 G80 시승기입니다. 시승 시간이 너무 짧아 간단한 소감 정도로 정리해 봅니다.

사진에서는 달라진 부분이 크지 않은데 실물은 반짝이는 G-매트릭스 패턴이 겹쳐진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확 띕니다. 오각형의 전체 형상은 좀 둥글려졌는데 크기가 커지고 안쪽의 메탈 장식이 늘어 화려합니다.

상대적으로 범퍼 아래쪽이 단순해진 것도 그릴과 헤드라이트를 더 강조하게 되더군요.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일반 모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고급스럽게 바꾼 모습이 어울립니다. 이전 G80과도 확실하게 차별화가 되네요.

3.5 트윈터보 + 8단 변속기, 내비게이션 정보 및 노면 카메라 스캔 정보에 따라 반응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움직임이 세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에코-컴포트에서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졌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뻣뻣함이 사라졌다‘입니다.

G80과 GV80은 제네시스의 3세대 모듈러 플랫폼을 쓴 첫차들이지요. 1세대 BH, 2세대 DH를 거쳐 3세대가 론칭했을 때 ’무거운 차로 스포티한 달리기‘와 디자인을 위해 편평비가 낮은 ’20인치 휠‘의 조합은 어쩔 수 없이 단단했습니다. 새 차는 이런 걸림돌을 그간 쌓인 경험과 실력으로 극복했습니다. 그래서 꽤나 나긋하고 유연합니다. 올시즌 타이어의 고속주행도 부담 없이 매끈합니다. 레벨 업이 확실히 되었더군요.


이건 최근 아이오닉5 N에서도 그랬습니다. 2.2톤의 차를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브랜드는… 솔직히 포르쉐와 BMW 밖에 없었거든요. 대체로 무게에서 오는 문제점들 끝을 둥글리거나 아니면 무시했으니까요. 그걸 요즘 현대가 하고 있다는 점이 사실 진짜로 놀라야 하는 부분이죠. 에어 서스펜션도 없이 말입니다.

여하튼 뻣뻣함이 사라진 부드럽고 유연한 승차감과, 그럼에도 조종성을 놓치지 않은 점은 칭찬할 부분입니다. 10년 전쯤에 BMW 5시리즈를 타면서 느꼈던, 그때 당시 비즈니스 세단의 기준이었던 그 차에서 받은 느낌을 지금 시대에는 G80에서 경험하게 되는 거죠.


지금부터는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번에 바뀐 27인치 OLED 스크린의 변화입니다. 운전석 앞 계기반과 센터패시아의 AVN 모니터가 연결되어 좌우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건 좋습니다. 특히 지도 모드 중 네온 와이드는 큰 스크린의 장점을 잘 살렸더군요. 그런데…

왜 현대자동차의 ccNc도 그렇고 현재 재생되고 있는 미디어 정보를 보여주는 데 인색할까요. 곡이 바뀌면 스크린 오른쪽 끝에서 잠깐 떴다가 사라지거나, 계기판 가운데 혹은 한쪽에 트립미터 등과 선택적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저 넓은 AVN 모니터 전체를 낭비하는 것만 됩니다.

계기판과 AVN 사이의 공간이 스티어링 휠 림에 가리는 건 압니다. 근데 거기에 현재 재생 중인 미디어나 날씨 등 가벼운 정보를 보여주먼 안 되나요? 트립미터나 타이어 공기압, 구동력 배분 등 차 관련 내용은 센터에 띄우고, 미디어와 날씨 같은 부가 정보는 AVN 사이에 넣으면 될 텐데요. 아래 사진의 기능을 나눠서요. 글씨나 화면 가린다고 뭐라 하는 걸 걱정해 이렇게 만든 거라면, 진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겁니다.

또 하나, 안드로이드 오토는 모르겠습니다만 애플 카플레이를 실행화면의 둥글게 마무리된 테두리와 차 AV 화면의 각진 끝부분이 거슬립니다. 위 사진이지요. 차 화면의 경계도 둥글려 맞춰야지요. 곡면이 애플 특허라서 안 하신 건지…


이 사진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의 세팅 화면입니다. 기존의 스테레오 사운드로 음장감을 만들었던 녹음 파일들(개인적으로 CD에서 추출한 ‘이글스’ <호텔 캘리포니아> M TV 라이브)은 약간 충돌이 생기더군요. 넓게 퍼진 스테이지가 되려 좁아지고 흐려지는 느낌이라, 소스의 녹음 수준에 따라 서라운드는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B&O 특유의 사운드 설정은 저음/고음의 양을 조절하는 건데… 이것도 프리셋 세 개쯤을 만들어 음악에 따라 쉽게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더군요.


그리고 카카오i 음성 인식 목소리는, 제네시스 전용이 필요합니다. 현대차와 기아에서와 같은 목소리는 이제 바꿔야지요. 제네시스인데요.

2열 공간 충분하고, 배기량과 출력 생각하면 연비도 괜찮습니다. 위에 말한 내용들만 바꿨으면 싶네요. SDV 시대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간단하게 끝내기를 기대합니다.

#제네시스 #G80 #시승기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작가의 이전글 쏘카의 기아 니로플러스 전기차를 타며 든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