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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장 Apr 13. 2022

회사에서 어떤 선배가 돼야 할까

괜찮은 선배의 덕목

나도 점차 연차가 쌓이고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어떤 선배가 좋은 선배이고, 최소한 욕먹지 않을지 고민하게 된다. 문득 회사 선배로서의 덕목을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글은 그런 맥락에서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1. 선배이기에 앞서 선배도 동료다.


괜찮은 선배의 조건을 따지기에 앞서 우선 선배, 후배를 떠나 회사에, 동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최소한 자신의 몫은 해내는 구성원이어야 한다. '꼰대'소리를 듣더라도 자기 일 제대로 해내고 '쓰레기같은 짓'을 하지 않는 이상 평판이 그렇게 나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료를 도와주기는 커녕, 자기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후배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그는 회사에서 성가신 존재가 되기 십상이다.


회의, 지시 등으로 시간을 뺏지 않는 건 기본이다. 선배라고 해서 무조건 후배의 소중한 시간을 낚아채는 건 엄연한 실례다. 무턱대고 자기 자리로 불러내서 생각나는대로 말하는 습관과 본인이 상사니까 언제든지 지시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먼저 후배에게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고, 요청하는 선배가 후배에게 다가가서 생각과 지시를 전달해야 한다.


2. 지시도 스킬이 필요하다.


선배라면 후배들의 업무를 먼저 해본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후배가 물어봤을 때 포인트만 콕 집어서 명쾌한 해답과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 일을 해야할지 가늠할 수 있도록 느낌이라도 줄 수 있어야 한다.


업무를 지시할 때는 이 일을 왜 지금 해야하는지, 그 배경과 의도를 설명하고 충분한 수행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 물론 급할 때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 지시와 결과물이라는 단순한 소통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후배에게 어떤 의미에서 이 일을 지시했고 처리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같이 일하는 동료다. 회사에서 유의미한 일을 하고 싶어하며 또한 그래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소통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어떻게 일을 처리해서,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는지 이해하고 쉽고 명확하게 지시해야 한다.

가끔 본인조차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야 할지 제대로 생각도 정리하지 않은 채 무작정 불러내서 말하면서 생각하고 지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지시의 전형이다.


기밀사항 외에 왠만한 정보와 자료는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꼭 기한에 닥쳐서 급하게 지시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알려주면 반드시 탈이 나기 마련이다.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놓고 수시로 원하는 그림이 나오고 있는지 체크하고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지시도 하나의 소통이다. 일방적이고 막연한 소통을 해놓고 잘된 결과물을 바란다면 과욕이다. 잘 모르는 후배 입장에서 자신의 지시를 받으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만 해도 훨씬 나은 성과가 도출될 것이다.


3. 캐릭터가 있는 선배가 되자.


일을 뛰어나게 잘하든, 정말 후배 하나만큼은 잘 챙기든, 인품이 훌륭하든 특정 분야에는 특출난 선배가 되자. 이도 저도 아닌 선배는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일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후배들을 데리고 일을 해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후임들이 많이 생기는데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면 직장생활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고 잘할 수 있는 분야로 평을 쌓아야 한다. 자신이 언급됐을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아부 잘하는 것도 능력이다. 아부 잘해서 승진이라도 빠르고 잘하면 밉상이더라도 후배들이 따른다. 물론 진심으로 따르는 후배들은 적겠지만, 사람은 싫어도 최소한 그 직위와 능력을 보고 따르기는 한다.


어떻든 같이 일하는 후배들을 통솔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일 나쁜 게 상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지시를 따르는 형태다. 결과물이 좋을리도 없고, 선후배간 만족도도 서로 낮다. 못난 선배라는 캐릭터말고 호감갖고 따를 만한 특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잘나거나, 괜찮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밥이라도 잘 사주는 선배와 일하고 싶다.


4. 모든 선배가 본보기다.


우리는 여러 유형의 선배들을 만난다. 그런데 '저 선배는 저렇구나'하고 지나간다면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 못난 선배는 타산지석으로 삼고, 잘난 선배에게는 나에게 적용할 점은 없는지 보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더 나은 선배가 되고 서로의 직장생활에 피곤한 존재가 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오늘 하루 어떤 선배였는지 생각해본다.

일 잘하는 선배이고 싶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모자라다.

솔직한 선배이고 싶다. 그래서 후배가 진심을 느끼고 서로가 격의없는 소통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직장생활을 하는 한, 직장을 벗어나더라도 어떤 조직과 소속에서도 선배 역할은 해야 한다.

같은 소속이 아니어도 편하게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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