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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글 Nov 16. 2023

너에게 쓰는 편지 26

디데이


지금 시간, 12시 40분

도시락을 먹었겠지..?

귤도 하나 먹고 양치도 하고

아침에 두고 온 것 같다고

집으로 다시 뛰어올라갔던

단어장을 보고 있을 거야.




지금은 비가 와

아침에 오지 않아서 다행이야~


출근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던  할머니께서

옆에 빗물을 손수 닦으시고는

나보고 앉으라고,

의자가  따뜻하다고 하신다.

웃으면서 앉았어.

이제야 비가 오는 것도

따뜻한 의자를 권해주신 것도

다, 다 고맙네~~



어제 이것저것  준비하고 챙기다가

엄마편지 읽으면

아이들 멘탈 무너진다고

편지는 절대 넣어주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써주고 싶어서

봉투에

 "  시험 끝나고 볼 것!"

크게 쓰고

살짝 넣었어.



사실은

차에서부터 눈물이 났는데

꾹 참았다가

너를 안아주고 들어가는 뒷모습 보면서

터져버렸어

아빠가 있는 주차장까지 걸어가면서

잉잉..

참, 주책이다 니네 엄마~~~




고3이라고

신경질 낸 적도 없고

수험생 유세도 없고

그저 안쓰러움만 안겨줬던 지난 일 년

우리 보연이,

고생했어, 애썼어.


우리,

조금 있다가 만나

먹고 싶다던  

얼큰한 육개장 먹으러 가자~♡♡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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