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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석 Sep 13. 2022

수많은 영혼이 결합하는 순간

선율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음악이 가지는 힘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우리 자신을 음악에게 온전히 맡기게 된다면,

음악은  우리의 영혼을 신체의 속박에서 해방시킨 후,

지휘봉 하나를 휘두르면서 새로운 곳으로 전두지휘한다


심연의 골짜기부터 광채가 비치는 저 너머의 정상까지,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상상 속의 장소로 이동시키며

그곳에서 우리는 끝없는 우울함부터 감당할 수 없는 황홀함까지

현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상 세계 속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혹은 혼자더라도 음악을 들을 사람들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 사람들과 함께 음악이 이끄는 대로 흘러간다.

그곳에서 낯선 영혼들과 함께 하며 이들과의 결합을 체험한다.

단지 같은 음악으로 같은 곳에 있다는 소속감이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현실로의 복귀와 영혼의 해체,

그리고 동반되공허함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적이다.

끝에 찾아오는 빈칸은 참을 수 없이 가볍고 투명하기 때문에

존재의 밀도가 무에 수렴해 이상하리만치 어색하게 느껴진다.


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회색 빛의 아침,

그 속에서 바쁘게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의 모습은 뚫려있는 빈칸을 통해

시려움의 기운이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빈칸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마치 원래부터 거기 었었다는 듯.

그 빈칸마저도 어느새 차츰 채워지며 원래부터 없었던 양 모른 체한다.

그렇게 영혼이 해체되며 찢어진 몸과 마음의 파편들은 본래의 제 모습을 다시 찾아간다.


영혼을 위험한 여행으로 끌고 가는 음악인데,

우리는 무엇이 좋다고 매 순간 이어폰을 끼며 음악을 도처에 두며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공연장을 찾아가 음악을 음미하려 할까?


잠깐 다른 질문을 해보자면,

우리는 롤러코스터를 왜 탈까? 스카이다이빙은 왜 할까?

두 활동 모두 사고와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오래 살려고 검진을 받고 약을 먹는 모습과는 대비되는데 말이다.


답은 이 대목에 있다.

스스로를 해할 가능성이 수반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위험성을 인지하면서 짜릿함을 즐기고,

그로부터 우리가 살아있음을 자각하며 쾌감을 느낀다고 본다.


음악도 비슷하다.

음악이 데려다 줄 여행과 그 이후가 위험함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주는 짜릿함과 아찔함을 즐거움의 감정으로 승화하고,

상처를 통해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며 그 과정으로부터 쾌감을 얻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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