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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Oct 09. 2024

엄마의 고백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가 되었지만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단다.

모든 게 처음이었지만 날마다 행복했었단다.

뭐든지 주고 싶었지만 때론 엄한 표정을 해야만 했단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가르치기 위해 처음으로 두 손을 들게 했던 때

네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와락 안아주고 싶었지만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눈을 감는 걸로 겨우 참았단다.


볕 좋은 봄날 옹기종기 모여 는 어미닭과 병아리들처럼 살고 싶었단다.

쑥 자라는 어느 날에는 너무나 눈부셔서 눈을 감았었단다.

잘 컸으면 하는 마음으로 늘 마음조리며 때론 너무 과할 때도 있었단다.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지 거들어 줘야 하는지 날마다 고민이었단다.

너무나 부족한 엄마인걸 알기에 늘 미안했단다.

고백하건대 지금도 잘 모르는 건 마찬가지 단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내 품을 떠났지만 할 줄 아는 건 걱정뿐이라 날마다 걱정만 한단다.

밥은 먹었는지 몸은 건강한지 걱정은 없는지 그걸 걱정한단다.

힘이 되어 주고 싶었지만 간혹 힘들게 했었지는 않았는지 생각한단다.

힘들었다는 걸 알면서도 힘들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걸 알기에

그 터널을 지나는 걸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단다.

아무튼 엄마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너희를 사랑할 거다.



- 노래를 잘하는 막내에게 "엄마가 부탁이 있는데 작곡을 좀 배워봐"라고 말했다.

늘 흘려보내버리던 막내가 처음으로 "엄마가 가사를 써보세요, 곡을 붙여 볼게요."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가사가 될지도 모르는 글을 써봤다. 언젠가는 우리 막내의 노래가 될 그날까지 써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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