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부적응 시기는 언제 끝나나...
난 이 짐을 보면 숨이 턱막혀.
며칠간 짐을 싸는 나를 보며 남편이 외쳤다.
난 이 짐을 보면 호흡곤란이 올거같아.
어서 빨리 정리 좀 해봐
공항에 갈 때마다 짐을 바리바리 싸는 나를 보고, 미니멀리스트인 남편은 외친다.
캐리어에 두 짐을 가득 가득 싣고 체중계에 올리고 난리를 피우고 드디어 옷을 다 쌌다!
남편에게 고마운 건 맥시멀한 내 짐을 위해
자신은 단 두벌만 가지고 가겠다며
두벌 신사(?)가 되어준 것이다.
남편의 캐리어는 우리의 먹을 것과 아이의 짐으로 가득찼고 그래서 어찌저찌 여행짐싸기가 완료되었다.
여행 계획짜기와 짐싸기를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고
아이를 최우선으로 두는 일은 항상 내가 최우선이었던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캐리어 사이로 삐져나오는 겨울옷더미와 같이
포기하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나의 욕심과 욕구 ㅜㅜ
희생적이고 퍼주며... 가정을 위해 무조건 봉사하는 어머니상으로 나는 언제나 태어날 수 있을것인가
엄마 부적응의 시기를 보내며 나는 나와 아기 사이에서 나름의 치열한 1인칭 내적 갈등에 시달려야했다.
씁씁후후 욕심을 부디 내려놓고
아기 중심으로 !
즐겁고 순조롭게, 건강하게, 무탈하게 다녀올 수 있을지!
희생이 껄끄러운 이 엄마 부적응의 사태는 언제쯤 끝이날지 ?!
우리 딸이 20살이 되면 과연 나는 희생하는 어머니상이 될 수 있을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
어찌됐든 이상한 어머니상인 나는 떠난다!
어찌됐든 사랑하는 우리 딸과 남편과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