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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심리스 Jan 16. 2024

5. 출발합니다 빙기 슝!

국적기는 처음인디요

여행을 가기로 한 뒤 우리 딸에게 하루에 한 번씩 설레며 묻게 된다.


"우리 어디 간다고?"

"영국"

"뭐타고 간다고?"

"빙기! 빙기 슝----'


이제 막 말을 하기 시작한 우리 딸의 발음이 귀여워 몇번이나 묻게된다.

공항에 도착. 늦을까봐 산발로 짐을 바리바리싸 오다보니 피곤한 딸이 짜증을 오지게(?) 낸다.

첫 수속을 하는데 교통 약자 우선 스티커를 붙일 수가 있댄다.

오 ~ 우리나라 좋은나라 ㅜㅠ

여권에 스티커를 붙이니 줄도 덜 서고 참 좋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잠시 ...

혼자 줄설 때보다 몸이 힘들어짐을 느끼기 시작했다.


“유모차 탈래 유모차 탈레“

“유모차 내릴래 유모차 내릴래”

탈래와 내릴래의 무한 굴레와 뛰어다니고 잡고의 무한 굴레 사이에서 문득 처녀적 홀로 떠나던 여행의 적적함이 그립다… ㅋㅋ


면세점을 돌아다니며 커피를 마시던 그 시절…

홀가분한 몸뚱이 시절..

이제 면세점은 잔뜩 긴장상태의 유모차 탈래내릴래 전쟁 공간이다.

탈래내릴래 전쟁을 끝냈는데 이제 캐릭터 공격 시작!


라인, 카카오 갖가지 예쁜 캐릭터 제품을 보더니 이거 살래 전쟁이 시작되었다.

하나 사주면 괜찮을까 싶어 사보려하는데 공항 면세점이라 비싸다.

"이걸 살수는 없다!"

캐릭터 전쟁이 끝나니 초콜릿 전쟁이다.

초콜릿 넘었더니 젤리 전쟁… 오마이갓!


지나갈 곳에 흥미로운 게 보이면 가리라고 남편에게 눈치를 보내고, 남편은 아이의 눈을 가리거나 (?) - (덜 치밀하면 걸리기 마련이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끌며  면세점을 빛의 속도로 지나고자 한다.


공항에 있는 놀이터도 이용해보고 시간을 보내며

공항 안에 이렇게 아이를 위한 곳이 많았구나 놀라본다.


하… 출발도 안 했는데 내 머리도 산발 ^^ 애 머리도 산발. 인중에는 땀이 찬다 !

그래도 비행기 타는 곳에 딱 앉아있으니 출발한다는 실감이 난다.


처음으로 무려 대한항공을 직항으로 끊었더니 마음이 더 설렌다. 처녀적 33시간 경유도 마다하지 않던 나의 싼 티켓 끊기 습관이 아이와 함께하니 직항, 대한항공으로 바뀐 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육아는 해보지 않았던 일들의 연속

예상치 못했던 일들의 연속. 그래서 그 당황과 기쁨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연습의 시간들이다.

시간이 다 되어 드디어 비행기를 탄다!


오 !! 나 힘들긴 힘든데!! 신나긴 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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