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당 Oct 05. 2023

외출

오늘

서면 상상CGV에서

'보스턴 1947'을 보았습니다.


초반부터

벅차오르는 가슴에

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져

촉촉함이 느껴졌습니다.


소설보다

더 감명 깊은 영화지만

난픽션 속 픽션을 구분하는

우리의 이성은

늘 깨어있어야 하겠지요.


영화는 끝나고

중국집 빼갈을 마시고

추억의 서면 길을 걸었습니다.


친구가 장사했던

OOO신발가게를 지나며

그와 함께 찾았던 술집

흔적 없던 건물 밑을 지나며

세월의 덧없음이 느껴집니다.


아~ 나토얀 카페

체리브랜디를 좋아하며

담배를 즐겨 피웠던 그녀는

지금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가고 있는지요.


지하상가 카페에서

우연히 합석한 여성들과

농 섞인 커피 마시며

그 옛날보다 훨씬 의미 없이

전화번호를 물어봅니다


그리고

언제 꺼내볼지도 기약 없지만

내 전화기의

'길거리캐스팅' 그룹에 저장해 둡니다.


정말 오늘은 생일 같은 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태항산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