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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WA Apr 01. 2022

이마트몰 앱에 숨겨진 의도

철저히 개인적인 기획자의 시선

요즘 재택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시간이 많아졌다. 배송 시간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마트몰(쓱 배송) 앱에서 자주 시키고 있는데, 쓰다 보니 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궁금증이 들어 조사해보다 흥미로워 주절주절 풀어본다.



#우선 나 (타깃 유저) 정보

- 30대 직장인 여성
- 성격 급함 (느린 거 질색!)
- 주로 사는 것만 사고할 요리를 정해놓고 간단히 재료를 구매하는 편
- 1인 가구이기 때문에 소규모로 쫌쫌따리 구매가 편함
- 출퇴근 또는 일 중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짧은 시간에 장보는 경우가 많음




1. 이마트몰의 첫 번째 의도


이마트몰에서 쇼핑할 카테고리 분류에서 종종 스러운 부분들이 었지만 확실하게 '이거 왜 이렇게 분류한 거지..?' 하고 의아함을 느낀 건 <샐러드> 항목을 찾을 때였다. 당연히 채소로 만들어지는 샐러드이니 <채소> 카테고리에서 찾을 있을 알았는데 이마트몰 앱에서는 <채소> 카테고리를 선택해도 <샐러드> 항목이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마트몰의 <샐러드> 항목은 <채소>가 아<베이커리/잼/샐러드> 묶여 카테고리로 제공되어 있는 게 아닌가..!


(좌) 내가 생각한 샐러드 구좌 / (우) 실제 이마트앱 샐러드 카테고리


해당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걸 보고 나니 '아, 브런치를 먹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서 이렇게 카테고리를 잡았구나.' 하고 제공 의도를 파악했지만, 이렇게 테마[라이프스타일:브런치]를 잡아 유저에게 큐레이션 하는 것이 일반 유효 카테고리 큐레이션 보다 얼마나 더 전환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일반적으로 유저 퍼널을 설계할 때는

1. top category: (채소) → 2. mid category: (샐러드) → 3.low category: (드레싱 등)


식으로 좁혀 들어가게 큐레이션 시키는 방법이 대부분이다. 비슷한 카테고리 안에서 니즈가 있는 유저의 구매 전환이 컬처적인 요인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많이 이뤄질 것 같다는 일반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하지만 이마트에서는 <샐러드> 항목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카테고리 큐레이션이 일반적이진 않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왜 이마트몰은 그런 일반적 사고의 카테고리 플로우를 제공하지 않을까?




2. 이마트몰의 두 번째 의도


이마트몰은 카테고리를 누를 때마다 뜨는 <상단 브랜드><콘텐츠 구좌>의 정보성 구좌들이 화면을 전부 차지하고 있다. 나는 이 구좌가 쇼핑할 때 시야를 가리는 것 같아 방해가 됐고 굳이 상단 영역에 브랜드를 넣은 이마트몰의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밑에 바로 크게 나오는 <콘텐츠 구좌:아마도AD화면이겠지만>가 화면을 전부 차지해버려 스크롤을 내려야만 상품들이 보이기 때문에 여러 카테고리들을 왔다 갔다 반복하다 보면 이 과정이 내게는 로딩 리소스 포함,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다.


상품을 보려면 반드시 스크롤 액션이 있어야 함


이렇게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사용성 때문에 나는 다른 소비자들도 이마트몰을 참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았는데, 그것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오히려 이마트몰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이 더 많았다! 심지어 오픈서베이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이마트몰에서의 전반적인 장보기 편리성에 만족한 소비자의 비율이 무려 30%로 쿠팡, 마켓 컬리, 네이버 쇼핑과 비교해서 가장 높은 편이었다..! 


오픈서베이 2022 트렌디 리포트
the bell <쓱닷컴, '양·질 두 토끼' 성장전략 통할까> 기사 참조


이마트몰의 일간 주문량 추이(구매전환) 또한 나쁘지 않았다. 쿠팡 / 마켓컬리 등 박터지는 시장에서의 시장 파이 점유율을 생각해보면 오프라인을 잘 유지함과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잘 싸우고 있고, 객단가는 온라인 식료품 구매처에서는 제일 높게 가져가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구매전환 추이를 보면 현이마트몰은 쓰기 편하고 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텐데 나는 왜 이마트몰 사용성이 불편한 걸까?




리서치해보며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애초에 이마트몰이 타깃 하는 유저는 '나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위에 적은 내 쇼핑 방식을 다시 가져오자면, 


 #우선 나 (타깃 유저) 정보

- 30대 직장인 여성
- 성격 급함 (느린 거 질색!)
- 주로 사는 것만 사고할 요리를 정해놓고 간단히 재료를 구매하는 편
- 1인 가구이기 때문에 소규모로 쫌쫌따리 구매가 편함
- 출퇴근 또는 일 중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짧고 빠르게 장보는 경우가 많음


나는 식료품 구매에 시간을 투자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진득하게 상품 정보나 기획전을 보면서 쇼핑을 하지 않고 딱 필요한 재료들만 빠르게 구입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앱들을 잘 둘러보지 않는다. 반대로 이마트몰은 유저가 실제로 마트에 온 듯 찬찬히 둘러볼 수 있도록 앱 설계를 해 놓았다. 카테고리 하나를 클릭하더라도 유저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여 이 안에서 최대한 유저가 다양한 정보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것이다.


두 번째로 나는 1인 가구이기 때문에 뭐가 됐든 소규모로 구매하는 편이다. 재료 하나하나를 선택해서 대량으로 사는 것보다 간편 야채 또는 패키징이 되어 있는 무언가를 사는 게 편하지만, 이마트는 가족단위를 생각하여 쇼핑을 하는 연령대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기에 간편 채소보다는 실속 있게 살 수 있는 상품들이 많다.


실제로 이마트몰 사이트를 이용하는 주 연령대는 40대 이상이 50.5%로 과반수 이상인 걸 보면, 이마트몰은 본인들의 오프라인 주요 고객인 4050 타깃 유저들을 그대로 온라인 시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민하게 타깃 설정을 하여 앱에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의도는 타깃 유저들한테 실제로 통하고 있다.


오픈서베이 2022 트렌디 리포트


이마트몰의 월평균 구매빈도는 나머지 3사와 비교할 때 특별히 눈에 튀지 않지만, 1회 평균 객단가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것만 봐도 이마트몰의 주요 고객들은 쫌 쫌 따리로 구매하는 나 같은 유저가 아닌, 각 잡고 가족 단위의 소비를 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가시적으로 알 수 있다.


쉽게 생각하자면 라면 하나를 사러 가기 위해 일부러 대형마트를 찾지 않듯이, 대형마트도 라면 하나를 구매하는 사람을 딱히 메인으로 타깃 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렇기에 내가 사용할 때는 불편하다 생각한 앱의 포인트들이 가족단위 소비를 하는 유저한테는 오히려 후킹 하는 포인트가 되는 것이고!




그럼 나 같은 소비형태의 유저는 어떤 커머스 앱이 편할까?


아마 편의점처럼 쉽게 들락날락 할 수 있는 퀵 커머스일 것이다. 실제로 퀵 커머스 중 하나인 B마트를 나는 매우 편리하다 생각하여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 퀵 커머스를 이마트몰 타깃 유저가 이용하기엔 비용 부담과 콘텐츠 부족으로 매우 불편하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편하다 느끼는 상품 위주의 플로우




결론 


다시 한번 결론을 내 보자면 내 입장에서는 또 나 같은 타입의 유저들한테는 역시 B마트의 앱 사용성이 훨씬 좋다. 전체적으로 섬세한 상품 큐레이션, 군더더기 없는 유저 플로우 등을 고려해 빠르게 구매전환이 이루어지도록 설계 한 부분들이 딱 살 것만 사는 사람들에게 최적이기 때문에.


하지만 가족 단위의 상품을 구매해야 하거나 딱히 사야 할 건 없지만 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싶은 유저라면 이마트몰 앱의 사용성이 훨씬 편할 것이다. 상품 목록부터 gif로 유저들을 후킹 시키는 점들이나 콘텐츠 탭들을 적극 이용한 부분들이 마치 정말로 마트를 둘러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해 주니까.


둘 다 장단점이 있고 뭐가 됐든 항상 잘 쓰고 있다는게 찐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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