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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 재 Apr 22. 2023

주역 공부의 즐거움


하... 하.... 하.... (이건 웃는 소리가 아니여! 신음소리여! 그저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오는 소리여! 어려워! 그런데 재밌어!)


주역 공부 시작한지 일년하고도 한달 반이 지났다. 주역 공부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이 주역이 무엇인지 맛부터 보자하고 무작정 책부터 사서 보았다. 그러나 처음으로 집은 책이 주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아쉬워 하고 있던 차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주역 영상을 발견했다. 충남대 교수로 계시던 김재홍 교수가 주역 내용 전체를 강의한 영상이었다. 김교수의 책도 한국에 주문하여 보았다. 200시간에 달하는 유튜브 영상 중 정역 부분만 제외하고는 다 보았다. 수강을 마치고 잠깐 쉬던 작년 여름, 도올 선생께서 주역책을 출간하셨다. 동시에 유튜브 강의도 시작하셔서 지금도 강의를 진행중이시다. 한국에 책을 주문하여 책을 몇 번 읽었고, 유튜브 강의도 듣고 있다. 현재 주역 64괘 중 26번째 괘인 대축 괘까지 진행하셨다. 


도올 선생 유튜브 강의를 들으면서도 다른 영상 강의들도 찾아서 보았다. 처음 주역 공부를 시작하고는 그렇게 찾아도 주역 영상이 별로 보이지 않더니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주역 강의를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그 중 내가 본 영상들로는 홍익학당의 윤홍식대표, 원광대 임병학교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의 철산 최정준교수의 강의이다. 그중 철산 최정준 교수는 주역의 전체 내용을 모두 영상으로 올려 주어 얼마나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최교수는 주역의 상경, 하경, 계사전 상편 전체 내용을 업로드 하였고, 현재 계사전 하편을 매주 업로드 하고 있다. 


책으로는 김승호 선생의 주역 관련 저작들, 김재홍 교수의 <주역 : 소통의 인문학>, 도올 선생의 <도올 주역 강해>, 신원봉 교수의 <인문으로 읽는 주역>을 읽어 보았다. 주역을 해설한 역사 속의 중요한 고전들은 앞으로 서서히 읽어볼 예정이다. 


강의 영상들이나 주역 책을 공부하다 보면 각자 주역을 해석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주역을 바라보는 큰 틀이 우선 다르고, 그러다 보니 각각의 괘에 대한 해석도 조금씩 다르다. 어떤 괘는 파격적으로 다른 것도 있다. 


김재홍 교수는 주역을 도덕 철학으로 읽어내고, 도올 선생은 주역을 자연과학으로 읽어낸다. 반면 신원봉 교수는 인문과학으로 읽어낸다. 처음에는 이로 인한 혼란이 머리를 복잡하게 하더니 이 분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해석을 하는지 알고 나니 각각의 다른 해석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김재홍 교수는 반듯한 외모와 성정만큼이나 주역의 내용도 도덕 철학으로 읽어낸다. 점서였던 주역이 김재홍 교수를 거치며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도덕으로 화하는 것 같다. 반면 도올 선생은 주역 중 괘상이 담고 있는 대자연의 의미와 그것을 인문에 적용하여 해석한 대상전을 대단히 중요하게 다룬다. 주역이 생겨난 초기에 하늘과 땅을 보며 우주의 섭리와 인간의 삶을 생각한 고대인의 첫 생각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신원봉 교수는 도올 선생과 달리 대상전은 생략하고 주역의 괘사를 지었다는 문왕이 각 괘상의 의미에 대해 해설을 달아 놓은 괘사를 위주로 하여 인문에 중점을 두고 해석을 한다. 


따라서 도올 선생의 주역책에는 대상전을 괘사 보다 더 중요하게 다룬 반면 신원봉 교수는 대상전을 생략하고 괘사를 각 괘의 첫머리에 소개를 하고 있다. 물론 필요할 때면 두 분 모두 책에서는 생략하였지만 주역의 곳곳에서 인용을 하며 설명을 보탠다. 


이렇게 주역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니 이 두 분의 저작을 비교하면서 읽다보면 때론 웃음이 난다. 도올 선생은 굳이 주역을 특정인과 특정 역사와 연결짓지 말라고 하시는 반면 신원봉 교수는 각각의 괘와 관련한 역사와 인물을 밝혀 놓았다. 나는 이 두 분의 저작을 함께 읽으면서 일거양득하는 기분이다. 나는 각 괘와 관련한 특정 인물과 특정 역사도 알고 싶고, 또 그것을 현대의 내가 어떻게 응용하면 되는지도 알고 싶기 때문이다.


영상 강의에서는 윤홍식대표는 주역을 다른 종교 및 철학과 관련하여 큰 그림으로 해설을 해주는 것이 큰 장점인데, 대신 세부는 건너뛰는 부분이 많아서 기초가 없으면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임병학 교수의 영상은 보는 중에 내가 아는 것과 내용이 반대되는 부분이 있어서 일단 멈췄다. 지금 단계에서는 내가 헷갈려서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철산 최정준 교수의 강의는 주역 내용 모두를 강의해 주어서 좋다. 


도올선생과 신원봉 교수의 책에는 단사와 소상전(육효에 대한 설명)을 빼버렸다. 그렇게 해도 각각의 괘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주왕이 가필한 육효도 알고 싶고, 문왕과 주왕의 글에 공자님이 해설을 달아놓은 단사와 소상전도 같이 보고 싶다. 그것을 모두 충실하게 해설하는 분이 철산 교수이다. 내가 처음으로 본 김재홍 교수의 영상도 주역 전체를 강의한 것이었다. 최근에 알게된 철산 교수님도 전체 내용을 해설하는데, 자연과학과 인문을 잘 융합하고 있고, 괘와 괘의 연결이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육효에 대한 해설도 스토리가 만들어질 정도로 이미지가 잘 잡혀서 주역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주역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서먹함과 생경함이 어느 정도 완화가 된 듯하다. 이제부터는 익히려고 한다. 뭔지도 모르고 날 것으로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되새김질 하며 잘 소화시키려 한다. 며칠 전 부터 매일 주역을 소리내서 읽는다.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을 때는 모두 아는 것 같았는데 혼자 읽으면서 해독해 보려니 막히는 부분이 많다. 다시 책도 보고 필요한 부분은 영상도 찾아본다. 


이제 입에 붙이고 몸에 붙이고 마음에 붙여서 후반기 인생은 삶의 흐름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도하며 살고 싶다. 하루도 멈추지 않고 파랑을 일으키는 마음 작용도 멈추고 싶다. 이만큼 살았는데도 아직도 사람살이가 무엇인지 알듯 말듯하다. 인생사 가장 큰 궁금증은 '나는 무엇인가?' 가 아닐런지! 오늘도 큰 가르침을 밟아간다. 


봄이면 피어나는 새생명에 하늘과 땅과 물과 불의 섭리가 담겨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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