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는 영유를 다닌 적도, 영어 학습지를 해본 적도, 영어 학원에 발을 디뎌본 적도 없다. 사실 공부라고 생각할만한 영어 학습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는 스며들어야한다는 엄마의 확고한 생각 덕에 아이들은 해야하는 수많은 공부에 다행히 영어를 더 얹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느냐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단지 편하게 스며들고 있을 뿐. 학습을 하는 시기가 오면 당연히 하겠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아닐 뿐.
아이들은 매일 하루 한 시간 영어TV를 본다. 365일 중 빠지는 날이 열흘은 되려나. 여행을 가서도 보고, 아파도 누워서 본다. 영어로 TV를 보는 일이 의무였다면 이렇게는 못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간식과 함께 하는 휴식시간이니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과 중 하나일테다.
영어를 조금은 늦게 시작한(내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 첫째는 하루 40분 정도씩 집중듣기를 한다. 요즘은 2점 후반~3점 중반은 편히 읽는 느낌이다. 오빠 덕에 노출이 빨랐던 둘째는 그야말로 수시로 책을 꺼내본다. 한글책과 영어책의 수준이 같고 보는 양도 비슷하다.
그리고 나머지 노출은 흘려듣기 담당이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집에서 놀이할 때 쉬운 영어노래나 동화를 틀어놓는다. 한국말로 놀던 아이들이 영어만 들리는 환경 탓인지 급 모드전환을 해서 영어로 노는 경우도 꽤 많다.
둘이 영어로 대화하는 날이 많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둘째가 영어단어를 나나 오빠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stabilizer이라거나 compost라거나, 6살에겐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의 단어들. 그리고 보조바퀴나 퇴비같은 단어가 아니라 마치 그림이나 장면을 설명하듯 단어의 한글 뜻을 이야기해주는 첫째의 말.
나는 둘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안도한다. 내가 가는 엄마표영어가 잘못되진 않았구나. 빠르진 않을지라도 잘 가고 있구나.
그래서 더더욱 학원이나 과외는 내게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내 조금의 정성으로, 아이들의 자발적 흥미로, 우리는 잘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도 잘해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