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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인아 Mar 31. 2023

특별대담: 상호돌봄의 디자인 협업 지속가능한가?(상)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오풍의 의심과 기대

(지난 이야기) 어쩌다보니 “주로 변화를 꾀하는 개인 및 조직"의 프로젝트를 맡아 온 8년 차 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의풍경(이하 ‘오풍’). 세상이 잘못되어 무릇 ‘좋은 일'하는 곳의 예산이란 본디 ‘약소’하고 ‘부족’하게 책정되어 있기 마련인데… 발주를 받고 기한 내 산출물을 납품하는 일반적인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와 같은 갑을 관계로 일을 진행하다보면 특정한 문제가 반복됨을 느끼고, 발주처와 오풍이 동등한 파트너로 만나 함께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며 작업을 진행하는 “상호돌봄의 디자인 협업 프로세스"를 파트너 조직들에 제안하는데… 
그후 1년,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상호돌봄의 디자인 협업이란 그래서 무엇일까? 그건 지속가능할까? 2023년 1월 4일, 인아와 희원은 대담을 나눈다. 화를 내다가 다시 골똘해지기도 하면서.




희원: 우리가 어제도 회의를 했는데…하루 사이에 어떤 즐거움이 있으셨나요.(회의 체크인 질문)


인아: 맛있는 점심을 먹었는데요.


희원: 난 요즘 밤에 야식을 많이 먹는데 이런 과자를 많이 먹거든요.(부스럭) 밤에 먹느니 차라리 낮에 먹자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 오면서 사 왔어요.


인아: 그게 즐거운 일인가요?


희원: 음… 또 즐거운 일은 제가 한 달 정도 방이 아주 엉망진창이었거든요. 근데 이제 그저께부터 하루에 15분이라도 치우자 해서 오늘 제일 하기 싫은 걸 오전에 하고 왔습니다. 오래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죠


인아: 축하합니다.


희원: 2023년이 비로소 시작된 기분이거든요.


인아: 좋아요. 대담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희원: 그냥 자연스럽게 우리가 하던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은 우리가 지난 주에 1년 회고를 하면서 상호돌봄의 협업에 대한 논점들을 알게 되었잖아요.(2022.12.22 오늘의풍경 연간회고회의) 예를 들면 

“보조금 예산만 받고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가 없다”라든가.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상호 돌봄의 디자인은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는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고, 

또 기부 문화에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면서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트위터에 “현장 연대를 열심히 해야지” 같은 말도 쓰셨던데. 관련이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고


인아: 그건 관련 없는데… 저도 그런 사람에 포함이 되지만… 단체에 돈 보내주고 캡처해서 올리는 게 어떤 트렌드가 돼가지고 몇 년 전부터 계속 무슨 일 터지면 어느 단체 1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일시 후원하고 그걸로 자기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그리고 그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좀 답답한 것 같아요. 돈 내는 것이 연대랄까. 근데 그러면 결국 그 사람들한테 외주 주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청소 외주 주듯이. 그리고 그게 약간 내가 fdsc 하면서 느끼는 거거든 약간 청소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어.


희원: 음…


인아: 응원한다는 게. 그 한마디 말 만으론 전혀 도움이 안 돼. 응원은 행동이어야지.


희원: 그래. 나도 한 번도 응원한다는 소리 듣고 기분 좋아본 적이 없어. 근데 사람따라 다를 것 같아. 세력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응원한다를 듣고 도움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팔로워가 늘면 좋듯이. 근데 그게 아니라 문제를 당장 개선시키고 싶고, 이게 나 혼자 하는 걸로는 안 되고 사람들이 좀 더 개입을 해서 같이 뭔가 각자 해나가야 자발적으로 해나가야 바뀌는 일인데, 그리고 그게 되게 주도적으로 해야 바뀌는 일이잖아요. 인아 씨가 어제 쓴 글을 보면 어떤 자기 상황에서 논리를 변혁 정의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간에 어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논리를 자기 일에 대입시켜서 당사자로서 생각하고 거기서 뭔가 새로운 실천을 해야지 이게 뭐가 좀 될락말락한 건데. 나는 그냥 내 것만 하느라도 지금 버거운데 거기다가 네가 하는 걸 응원해 이러고 그는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되게 되는 거지. 그 사고 방식 안에서는 저도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인아: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우르르 기부를 할 때는 어떤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 비참한 장면이라든가. 그런 걸봤기 때문에 내는 돈인 경우가 많잖아. 스펙터클이 없으면 기부를 안 하는 거잖아. 그게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희원: 그건 늘 딜레마야. 스펙터클을 팔고 싶지 않은데 그걸 해야만 그때 돈이 이렇게 펀딩이 탁 모이니까. 거기에만 의존하게 되면 나중에 운동이 되게 이상해져. 근데 또 반대로 그런 거 너무 못하고, 보여줘야 되는 거 못 보여주고, 계속 장기적이고 안와닿는 구호만 내뱉어 가지고 사람들 하나도 공감 못하게 말하고 있는 거면 또 그거 그대로 속 터지고. 저게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관심 있을 만한 내용으로 전달을 해야지 약간 이렇게 되는데… 어렵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인아: 난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단체가 딱히 걱정되지는 않아. 오히려 멋있고. 근데 내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그 단체들, 현장, 활동가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 같은 건 것 같아. 


희원: 무언가를 바꿔야 된다라는 생각이 터져 나오는 한 장면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방식이 전혀 바뀌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게 답답했던… 좀 속좁은 생각인데 나는 이미 오랫동안 있어 온 문제에서 어떤 시간들에는 반응 안 하던 사람들이 이 지점에만 반응한다고 할 때가 조금 그래. 나를 건드리는 게 있나봐. 


인아: 저번에 동물권 활동가분들도 사람들이 기부를 불쌍한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면 더 쉽게 한다고 얘기 했었잖아? 옛날 민중 예술 같은 거 봐도 군 나발에 짓밟히는 그림 이라던지…그런 것도 떠오르면서 그러니까 그게(스펙터클) 아닌 기부 문화가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드는 거야. 왜냐면 우리가 하는 일은 누가 보면 되게 한갓진 애들이 하는 일 같은 느낌일 거거든.


희원: 완전 그럴 수 있지.


우리가 한 일들. 동물출연미디어모니터링본부 media.ekara.org (동물권행동 카라), 적극적 합의 아카이브 consent.or.kr (한국성폭력상담소) 

인아: 당장 누가 죽지도 않고, 당장 막 누가 날 때리는 것도 아니고. 그럼 어찌 보면 이제 그런 식의 스펙터클을 만들지 않고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다라고 하는 마음으로 하는 건가? 아무튼 그런 건데 그런 거에는 돈이 오지 않겠지. 그러면 이건 못 하는 거지. 그러면… 그러면은 뭐 스펙터클 만드는 쪽으로 가야하나. 그게 유일한 길인가 이런 생각이 들게 되는 거지. 그래서 아니면 뭔가 사람들을 설득을 해서 이것도 어떤 가능성이 있는 일이고 좀 더 이런 쪽으로 가야 된다고 말을 해야 되나? 그런 생각도 동시에 드는 것 같아.


희원: 음…그래서 우리가 이미지 이전에 방법론으로 접근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다양한 구성원이 등장하는 이미지를 만듭니다. 뭐 이런 게 아니라 다른 장면과 규칙을 만들어가는 방법론으로 접근했던 게 자연스러웠는데…생각해 보면 이 방법론적 접근이 가능했던 두 가지 환경이 상호돌봄의 디자인 협업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일단, 아웃풋. 어떤 사람의 감정을 되게 많이 건드리는? 그래서 행동을 이끌어내는 그런 아웃풋을 목표로 두지 않고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그 방법론으로 이야기할 때 파트너들도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느껴온 지점을 건드릴 수 있었어서. 거기서 이제 니즈가 맞았던 것 같 아요. 이제 협업의 니즈는 찾을 수 있는데 이제 이런 프로젝트를 위한 돈을 어떻게 만들어 가져가느냐? 올해에는 이 협업을 같이 해 주는 활동가들이 속한 단체의 역량에 완전 100% 의존을 한 건데, 여러 곳들을 봤을 때 솔직히 여기에만 의존해서는 어렵다. 


인아: 좀 딴 얘긴데 또 그것도 있어 여가부 폐지에는 왜 시위가 안 됐을까 시위를 했어 근데 큰 규모로 되지가 않았어 그래서 시위한 거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나도 안 갔지. 그래서 영상이나 사진만 봤지 보면 되게 뭔가 늘 시위 하는 사람들. 그 조그만 인원이 계속 하고 있는 느낌. 그래서 뭔가 이게 이 안에서 도는 이야기 같은 거. 그리고 막 설문조사를 하면 몇 퍼센트가 동의를 했고 이미 사회적 합의는 이루어졌대. 근데 그게 눈에 보이는 어떤 걸로 전환이 안 되니까… 그냥 사진만 보고 그러니까.

말하다보니까 나도 또 웃긴 게 결국 계속 그림을 생각하는 것 같아. 저 그림(시위 사진)에 경찰보다 참여한 사람이 더 많았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게 돈 내는 것보다 낫지 않나? 그게 왜 전환이 안 될까 왜 왜 그냥 sns에서 멈출까? 다들 살기가 힘들어서…


2022년 4월 16일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이어말하기 대회 현장 사진 (c)한국여성단체연합


희원: 그러니까.


인아: 계속 그냥 뭔가 나는 이런 걸 또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거를 보여주고 거기서 만족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리고 요새는 어떤 사회적인 어떤 캠페인이나… 뭘 했을 때 "이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십시오"는 좀 구식의 어떤 캠페인 방식인 거처럼 여겨지고, 좀 세련되게 한다 막 힙하게 한다 이러면 “나는 이런 것도 하는 멋진 사람”으로 가잖아. 그걸 하면 “뭐 때문에 한다”가 아니라 “이걸 하면 내가 기분이 좋아지고 내가 멋있는 사람이 되니까” 이걸로 이미지를 만들고 캠페인을 하는 쪽이 훨씬 많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일단 그게 사람을 모으는 데는 더 효과적이라고 여겨지니까 그렇겠지 아마… 거기 참여 한다고 나한테 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멋있는 사람이 되는 거고. 그러다보니 좀 이런 문화를 만든 건 아닌가… 뭐 무슨 일 있으면 "난 여기에 직접적으로 참여는 못했지만 이러 이렇게 돈을 보냈어." 인증하고 "너네도 보내" 약간 이런 식으로 올리는 문화 같은 거. 처음에는 나도 '그래 막 참여하고 그런 거 하면 이게 독려가 되고, 저 사람들한테 자원이 돌아가는 거고, 그러면 좋은 일이지' 하고 그냥 단순하게 했었는데, 이게 몇 번 반복이 되는 거를 보니까 좀 답답하다고 해야 되나? 근데 이게 참 말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는 거야 좋은 뜻에서 다 하는 건데.


희원: 그렇게 말할 순 없지.


인아: 너무 어렵다.


희원: 얘기가 좀 멀리까지 와버린 것 같은데… 그게 되게 불확실한 자원인 거잖아. 그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돈을 받는다라는 거, 모금을 받는다는거는. 그래서 뭔가 이렇게 따로 우리가 돈 만들 수 있는 어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근데 또 국가 지원금이나 재단 지원금 같은 걸 받으면 공금이니까 공익적으로 돈을 썼다고 증명하느라 제약이 엄청 많고… 그 제약이랑 현실을 맞물릴 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맨 끝단에서 돈 받아서 진행하는 사람들이 결국 해결해야한다는 부담이 너무 많고… 시간적인 거랑 결과물이나 기타 등등. 근데 이런 사회의제 관련된 사업이 운영되는 환경 자체는 이슈나 뭔가 사람들의 생각이 시시각각 바뀌는 거랑 되게 연동되어 있어서, 사실 좀 유연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단 말이지. 근데 우리한테 오는 거는 거의 1년 연간 계획안에 몇 개월 뭐 이런 식의 프로젝트가 많고, 그 결과물이나 일정에 대해 수정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고.

그렇다고 사람들한테 그냥 열어놓고 이걸 후원하는 당신은 멋진 사람입니다라는 느낌을 주면서 돈을 받으면…그 사람들이 나름대로 이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그들도 일상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애쓰면서 와중에 그 후원금을 보내는 일 것이고 그거에 대해 고마워해야 한다라는 마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시원하게 함께 참여합시다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것 같아 뭔가... '네가 일을 줄이고 이런 걸 우리랑 좀 더 같이 해주면 네가 얻을 수 있는 거는 너의 뿌듯함뿐이야'가 되니까. 그러다 갑자기 억울한 일이 생겨서 네 뿌듯함도 다 날아가 버려도 책임져줄 사람은 없어. 운동이라는 게 그렇단 말이지. 그러다 보니까 뭔가 사람들이 아까 그런 식으로 스펙터클에 반응하는 걸 봐도 너무 소비주의적이네요. 예를 들면 이런 말은 할 수가 없는 거야. 왜냐하면 그럼 내가 책임져 줄 거야 그 사람들? 투사가 되라고 하는 게 아니니까 그게 되게 뭔가 어려운 점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원하는 어떤… 우리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그런 공적인 고정된 프로젝트 안에서 만들어지는 방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시장에서 개인들한테 매력적으로 보여서 팔려고 하는 그런 방식도 아니고, 그러면 이 사이에서 결과물의 목표는 어디로 가야 되나. 이런 부분이 좀 비어 있는 것 같아 아직. 이런 식으로 일해보면 ‘과정이 이렇게 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야’가 있지만 이제 그게 어떤 결과물이 돼야 되나까지는 아직은 좀 없는 것 같고. 최종 디자인이 나왔을 때 피드백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나온 부분들도 좀 비슷한 것 같아. 예를 들면 커머셜이면 ‘이거 뭐 젊은 사람들한테 안 먹힐 것 같은데’ 이런 식의 피드백이 올 수 있을 거 아니야. 근데 이거는 우리가 만드는 거는 딱히 ‘동물권 운동하는 사람들이 안 좋아할 것 같은데’ 이런 피드백을 받기가 굉장히 애매하잖아. 그 사람들이 그렇게 완전 가시화된 대중 집단이 아니니까.

그리고 꼭 그 사람들한테 호응 받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고, 그럼 이 캠페인에서 뭐가 중요한 걸까? 나는 요즘 많이 보이는 현상 중에 하나가 그것도 있는 것 같아. 어떤 사람들이 되게 뜻깊은 프로젝트를 시작해. 시작할 때 엄청 화제가 돼. 그만큼 화제 될 일까지는 아닌데 또 엄청 화제가 돼. 여기저기서 인터뷰 들어오고…그리고 사람들이 막 인증도 하고 막 나도 여기 참여했어 이러고. 근데 다음에 그걸 또 하잖아? 그러면 갑자기 아무도 관심이 없어.


인아: 그거 되게 심하지.


희원: 근데 잘 안될 때 버티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운동이란 말이지.


인아: 근데 그래서 뭔가 아까 전에 두 가지를 얘기했잖아. 하나는 이 불쌍한 사람을 도우십시오 이거랑 이걸 하는 당신은 짱 멋진 사람 이렇게 두 가지로 캠페인을 한다고 했잖아. 그게 아닌 걸로는 지금 생각나는 거는, "이거를 하는 이유는 이러이러한 상을 우리가 가지고 있고 한번 그거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 같이 동의를 하면 같이 해주십시오." 약간 이런거. 뭔가 그런 목표에 동의를 해서, "그러면 그런 거 그게 그렇게 해서 정말로 그 목표한 거를 이루던 이루지 못하던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거에 혹시 투자를 할 수 있냐"는 그거를 물어보고 싶은 것 같아. 뭣보다 거기서 중요한 거는 그 목표를 달성했냐 안했냐가 아니라, 끝에 가서 이걸 목표로 했는데 뭐가 부족했고 뭐가 잘 됐다. 지금 해보니 그래서 다음번에 할 때는 이걸 보완해서 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즉 결과가 그런 부족한 점의 공유여야 될 것 같아. 무조건. 

근데 이런 사회의 변화라든지, 아니면 뭔가 뜻 깊은 프로젝트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한 사람들의 후기 같은 걸 보면 좋은 얘기밖에 없는 게 너무 이상한 거야. 그래? 그게 잘됐으면 그대로 하면 돼. 근데 왜 세상은 아직 이 꼴이야? 분명히 그것만으론 안 되거든. 어떻게 해도 이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좀 오만한 거거든. 뭔가 조그마한 프로젝트를 하나를 해서…그러니까 이렇게 해봤는데 하고, 뭔가 그런 거기서 배운 점이나 깨달은 점이 공유가 돼야 되고, 그게 약간 자원으로 쌓여서 다음 사람이 할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그런 거에 사람들이 투자를 해줄까? 하는. 그러니까 기부 문화라는 게 바뀌어야 된다면 내가 알고 있는 모델은 앞에 말한 두 가지인데, 그런 식의 뭔가 다른 게 생겨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있었어.


희원: 듣고 보니까 그런 식의 정보나 사례, 연결되는 흐름 만들기가 뭔가 중간지원 조직에서 해야 되는 일 같기도 하고... 


인아: 그리고 이게 정부나 어디 재단이나 이런 데서 그런 거에 지원을 해주는 거에 기대면은 결국은 또 이제 그 사람들이 관심 있는 이슈에서만 해야 되는 거잖아. 그래서 그러면 거기서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 뭐를 할 수 없는 형태니까... 그런 데서 받는 것보다는 뭔가 모금이 그런 쪽으로 되면 너무 좋겠다.


희원: 맞아. 기획 없는 사람들에게.


인아: 그치 그러니까 부자들이나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 관심 있는 이슈 위주로 돌아가니까…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시장 하나 바뀌었다고 그게 휘휘 없어졌다가 있었다가, 거기 막 휘둘리는 것도 너무 짜증나는 거야. 거기에 대고 그러라 그래라 하고, 우리는 이런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 이렇게 많고 계속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싶은 거지.


밝고 친절하고 준비된 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의풍경의 디자이너 신인아(좌)와 에디터 백희원(우) /사진:임효진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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