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전공자의 별 볼일 있는 창업 에세이 #3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시작해서 서로 힘이 되어주던 우리 팀이 순식간에 와해되었다.
‘이제 뭐 하지?...’
일단, 잠시 쉬었던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봉사는 내가 잠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쉴 수 있고 항상 내편인 부모님 같은 존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주변 초등학교에서 교육봉사활동을 마치고 3년 동안 살고 있는 원룸 자취방에 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에 집주인아주머니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아! 재민씨, 사는데 불편한 건 없어요? 공부는 잘하고 있어요?”
이 말을 시작으로 아주머니와의 대화는 내 방에 들어와 30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아이고 요즘 부동산 때문에 난리야 난리...”
신입생들이 입학 준비를 하는 1, 2월 무렵에는 대학가의 공인중개사와 임대인들은 세입자를 받기 위한 전쟁이 일어난다.
어느 집은 벌써 다 팔렸다더라, 자취방 구하는 친구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 어느 부동산이 일을 잘하더라 등등...
그러다가 답답한 표정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느 집은 복비를 방당 100만 원을 줬데~ 그래서 복비만 2,000만 원을 썼다는 거야!"
나는 깜짝 놀라 이렇게 대답했다.
"와... 그렇게나 많이요? 원래 그래요?"
"그래! 원래는 복비 10만 원 정도만 주는 게 맞는데 100만 원은 좀 심했지, 실제로는 보통 30 정도 줘... 그래서 그 집은 공실이 하나도 없데, 우리 방이 훨씬 넓고 좋은데 우리도 그래야 하나 몰라..."
나는 무언가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거 너무 불법 아니야? 이래도 되는 거야?'
이렇게 집주인아주머니와 대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관행처럼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공인중개사들은 더 많은 손님을 중개하기 위해 임차인에게는 복비를 안 받아서 학생들을 잘 중개해 줄 수 있으니 임대인에게 법정 중개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임대인에게 공인중개사가 건당 법정 중개수수료의 3~10배를 요구한다. 거절하면 그 임대인의 방은 소개조차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반대로 집주인들이 공인중개사에게 복비 많이 줄 테니 우리 집 좀 먼저 잘 팔아달라 한다. 물론 임대인은 임차인이 오지 않으면 공실로 비어있는 방을 어떻게 해서든 팔 수 있고, 공인중개사는 중개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서로 윈윈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임대인도 바보가 아니다. 약 건당 30~100만 원 되는 중개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월세를 올리기 때문이다.
결국 법정 중개수수료보다 높은 수수료는 월세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임차인(학생)들이 떠안게 된 것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인이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나는 분명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해결책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중개거래가 필요 없는 "직거래"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월세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부동산 중개거래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월세를 내는 임대차 계약에 있어서 중개거래가 필요 없게 만들어 버리면 이러한 문제점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사업을 결심할 때의 감정은 무의식 속에 있는 '정의'같은 것이기도 했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서 얻게 될 미래의 희열을 쫒는 자극적인 느낌이기도 했다.
나에게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 가슴이 벅차서, 순간적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머리가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매우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아까울 것 같지 않아서 시작했던 것이다.
먼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내는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교내 창업동아리를 지원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2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 돈으로 베타버전의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적지만 300만 원 정도의 매출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성과를 통해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해 약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제 사업자도 내고, 직원도 뽑아서 제대로 시작할 때가 왔다.
국가의 지원을 받은 직접 만든 회사의 서비스를 무기로 부동산 시장과의 진짜 전쟁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닥칠 수많은 어려움을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