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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 Jul 31. 2022

[D-34] 너하고 나는 친구 되어서 사이좋게 지내자

#수험생활 22

제목만 보고 흥얼거리고 들썩거렸다면, 아이 엄마나 아빠, 혹은 삼촌이나 이모…? ‘너하고 나는 친구 되어서’라는 동요의 가삿말이다.

친구가 된다면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언제나 마음이 맞을 수는 없겠지만, 갈등이 생기면 충분히 대화도 해보고 어르고 달래는 노력으로 관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도 안되면 그때는 손절이라는 방법을 고려하겠지만.




나에게는 손절이 불가능한 친구가 하나 있다. 바로 시험 과목 중 하나인 ‘인사노무관리론’이라는 친구이다. 이 시험에 합격하거나 스스로 수험판을 떠나지 않는 한, 나는 이 친구와 손절을 할 수 없다.


선택과목 중 ‘민사소송법’을 선택한 사람들은 다른 선택과목으로 응시한 사람들보다 합격률이 낮은 편이다. 민사소송법이 점수받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민사소송법 선생님들이 분석한 원인은 “민사소송법 선택하는 사람들은 ‘인사 무능력자’들이에요. 그래서 합격률이 낮은 거예요.”라고.

민사소송법에서 점수를 잘 받아도 인사노무관리론에서 점수를 잘 못받으니 합격으로 이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인사노무관리론이 가장 문제이다. 작년에 한 문제를 날려버리다시피 한 민사소송법보다도 점수가 낮았으니 말 다했지…




인사노무관리론 점수가 늘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고 해서 자포자기하거나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다. 무지성 암기를 해서 키워드를 다 때려 박았던 때도 있었고, 유연하고 논리적인 흐름이 중요하다고 해서 큰 숲을 보는 느낌으로 공부해보기도 했다. 잘 썼다고 생각했을 때도, 못썼다고 생각했을 때도 왜 점수가 늘 한결같은지 모르겠다.


이번 주말은 유난히 학원에 있는 것이 힘들었다. 공식적으로 노무사 학원가의 종강 주간이었는데, 인사노무관리론은 지난주에 마지막 모의고사를 보았고 이번 주는 모의고사를 보지 않았다. 어제 마지막 모의고사 답안지 첨삭본을 받고 등수를 확인했다. 예년에 비해서 인사노무관리론 모의고사 등수가 괜찮게 나왔었는데,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뒷심이 부족한 건지 등수가 훅훅 떨어졌다. 내 의욕도 뚝뚝 떨어진다.

대학동에서 먹는 마지막 혼밥이길 / 늘 웃으며 응원해주는 카페 사장님과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했다.

다른 과목은 한 번씩 모의고사 등수가 떨어져도 ‘다음에는 내가 다시 올라간다!’ 혹은 ‘이건 모의고사야. 내 약점을 미리 알았으니 실전에서는 잘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사노무관리론은 그저 막막하다. 올해는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인사 무능력자’는 역시 별수 없구나 싶고.




누군가는 인사노무관리론이 노력으로 점수를 올리기 힘든 과목이니 다른 과목 중 전략과목을 만든다고 한다. 인사노무관리론은 방어적으로 최소한의 공부만 하고, 전략과목을 더 비중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험날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장 자신 있던 전략과목에서 실수라도 한다면?

그래서 법학 과목들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도, 인사노무관리론에도 늘 최선을 다해 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다.




인사노무관리론, 난 단 한 번도 너를 포기한 적 없어. 늘 진심이었다고. 9월 3일에 우리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지 보여주자?

너하고 나는 친구 되어서 사.이.좋.게. 지.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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