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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Jun 11. 2024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1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3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1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3


글 서서희

참고한 책 <새의 감각> 팀 버케드


'새의 감각'이란 책을 읽었다. 

맹금류들은 멀리 있는 아주 작은 먹이도 놓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에 새의 시각이 좋다는 건 알았다. 야행성 맹금류들은 조그마한 소리로도 먹이를 찾는다고 하니 새의 청력이 뛰어난 것도 알고 있었다. 

지난번에 어청도에 들어갔을 때 생선을 손질하시던 횟집 사장님이 복어를 손질하고 내장을 바다로 버리니 갈매기가 와서 입에 물었다가 뱉더라는 말을 듣고 새가 맛을 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새에게는 시각, 청각, 미각 이외에 후각과 촉각, 자각(磁覺), 그리고 감정(정서)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았다. 자세한 내용을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대략의 내용을 간추려 보려 한다.


<새의 시각>

1. 새의 시력이 좋다는 걸 나타내는 예

- "우리는 물수리가 60-90미터 높이에서 작은 물고기를 덮치는 광경을 여러 번 보았다. 사람 눈으로는 물고기를 분간하기 힘든 거리였다."(조류학자 제임스 레니)

- "오목눈이는 나뭇가지 사이를 잽싸게 쏘다니면서, 맨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매끈한 나무껍질에서 먹이를 찾는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제야 벌레가 보인다"(제임스 레니)

- 아메리카황조롱이가 18미터 거리에서 2밀리미터 길이의 벌레를 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종종 관찰된 바 있다.

- 작가가 스코머 섬에서 바다오리를 관찰하는데 알을 품고 있던 바다오리 한 마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짝이 없는데도 인사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야 새 한 마리가 내려앉았고, 두 마리는 열정적으로 서로를 반겼다. 수백 미터 떨어진 바다 위에서 짝을 알아보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2. 새의 눈

- 새는 포유류에 비해 눈이 크다. 단순화하자면 눈이 클수록 시력이 좋다. 하지만 몸집에 비해 눈이 새도 있고, 작은 새도 있다. 그러므로 몸집에 비해 눈이 상대적으로 새가 시력이 좋다고 수 있다. 그런 새로는 독수리, 매, 올빼미가 있다.

- 눈의 크기가 중요한 이유는 눈이 클수록 망막에 맺히는 상이 크기 때문이다. 

- 머리가 무거우면 나는 데 불편하므로 눈 크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가 이빨이 없는 이유는 눈이 커야 하는데 나는 데 불편하면 안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새는 이빨 대신 튼튼한 근육질 위가 있어 먹이를 으깨는 역할을 한다.


3. 조류의 입체 시야에 따른 새의 세 범주(영국 버밍엄 대학의 그레이엄 마틴)

- 제1유형(대륙검은지빠귀, 울새, 휘파람새 같은 전형적 새의 시야) : 전방 시야가 일부 있고 측면 시야가 뛰어나지만 후방 시야는 없다. 이에 속하는 새의 대다수는 자기 부리 끝을 못 보지만, 이 정도의 양안시로도 새끼를 먹이고 둥지를 짓기에는 충분하다.

- 제2유형(오리, 멧도요 같은 새) : 눈이 머리 위 양옆에 달려 전방 시야는 별로 좋지 않으며, 대부분은 먹이를 먹을 때 여타의 감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리 끝을 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위쪽과 뒤쪽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어서 포식자를 감시하는 데 유리하다.

- 제3유형(올빼미 같은 새) : 사람처럼 눈이 앞을 향해 있으며 뒤쪽을 못 본다. 마틴이 제시한 가설에서 올빼미는 눈이 매우 커야 할 뿐 아니라 빛이 약한 곳에서 날아다녀야 하니까 귓구멍이 매우 커야 하는데 이 때문에 두개골에서 눈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정면밖에 없어서라고 한다.


4. 새와 인간의 눈알의 차이점(비교 연구자들)

- 대형 올빼미 같은 일부 새의 눈이 사람보다 길쭉하다는 것

- 새에게 반투명한 눈꺼풀(순막)이 하나 더 있다는 것

- 빗이라는 구조다. 빗은 아주 시커멓고 주름진 모양인데, 주름의 개수는 종에 따라 3-30개로 다양하다. 맹금처럼 시력이 좋은 새일수록 빗이 크고 복잡하다. 새의 빗은 안구 뒤쪽에 산소를 비롯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듯하다.

- 눈오목은 눈 뒤에서 상이 가장 선명하게 맺히는 핵심 부위인데 인간은 눈오목이 하나 있다. 새들은 눈오목이 없는 새도 있고, 하나인 새도 있으며, 눈오목이 두 개인 새도 있다. 눈오목이 두 개인 새가 시력이 유난히 좋다고 한다.

- 망막에서 색깔을 담당하는 광수용기(원뿔세포)가 있다. 사람에게는 수용기가 세 가지 있는데, 빨강 초록 파랑 중에서 어떤 색깔을 흡수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정해진다. 이 세 가지 색깔을 혼합하면 색깔의 모든 스펙트럼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새에게는 빨강, 초록, 파랑, 자외선의 네 가지 종류가 있다. 

- 1970년대에 비둘기를 연구했더니 자외선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제는 새에게 자외선 시각이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먹이와 짝을 찾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 최근에 발견된 사실 중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새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서로 다른 용도에 쓴다는 것이다. 햇병아리는 먹이처럼 가까운 대상을 볼 때에는 오른쪽 눈을 쓰고 포식자처럼 먼 대상을 볼 때에는 왼쪽 눈을 쓴다. 

- 또 다른 예로, 새끼 가금은 부모에게 다가갈 때 왼쪽 눈으로 보고, 장다리물떼새 수컷은 오른쪽 눈에 보이는 암컷보다 왼쪽 눈에 보이는 암컷에게 구애 과시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유질랜드에 서식하는 굽은부리물떼새는 새 중에서 유일하게 부리가 오른쪽으로 굽었는데, 이 부리로 돌멩이를 뒤집으며 무척추동물을 찾는가. 이것은 오른쪽 눈이 근거리 먹이 찾기에 더 알맞기 때문일 수도 있고 왼쪽 눈이 포식자를 감시하기에 더 알맞기 때문일 수도 있고 둘 다일 수도 있다. 

- 오른쪽이나 왼쪽을 선호하는 편측화가 심할수록 해당 개체는 특정한 작업을 더 능숙하게 수행한다고 한다. 앵무가 먹이나 물체를 잡을 때 한쪽 발을 일관되게 더 즐겨 쓰는데 이 정도가 심할수록 끈에 매단 먹이를 끄집어 내리는 등의 까다로운 과제를 더 쉽게 해결한다고 한다.


5. 한쪽 눈을 뜨고 자는 새

- 일부 새가 한쪽 눈을 뜨고 잔다고 알려져 있다.(명금, 오리, 매, 갈매기 등)

- 오른쪽 눈을 뜨고 자는 새는 뇌의 우반구가 휴식을 취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 한쪽 눈을 뜨고 자는 것이 유용한 경우는 근처에 포식자가 있을 때이고, 두 번째는 날면서 잘 때이다. 

- 새를 연구하는 조류학자들은 새가 자면서도 날 수 있다고 추론하고 있다. 

  

높은 하늘 위에서 물속 먹이를 찾는 물수리
날카로운 다리로 먹이를 낚아채려는 동작(물수리)
전방 시야가 일부 있고 측면 시야가 뛰어난 제1유형 울새
눈이 머리 위 양옆에 달려 전방 시야가 별로 좋지 않은 제2유형 멧도요
눈이 앞을 향해 있어 뒤쪽을 못보는 제3유형 올빼미
순막이 덮힌 부채꼬리바위딱새
부채꼬리바위딱새의 맑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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