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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Jun 15. 2024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2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4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2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4


글 서서희

참고한 책 <새의 감각> 팀 버케드


<새의 청각>

1. 일반적인 귀의 구조와 소리를 듣는 과정

- 일반적인 귀(조류와 포유류의 귀)는 바깥귀, 가운데귀, 속귀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 바깥귀에는 귀길이 있고, 가운데귀에는 고막과 귓속뼈가 있으며, 속귀에는 액체로 가득한 달팽이가 있다.

- 외부에서 발생한 소리는 바깥귀를 통해 귀 길을 따라 고막에 전달된 뒤에 작은 귓속뼈를 통해 속귀에 이르러 안에 들어 있는 액체를 진동시킨다. 진동이 일어나면 달팽이의 미세한 털세포가 철각 신경을 거쳐 뇌에 전달되며 뇌는 이 메시지를 해독하고 '소리'로 해석한다.


2. 사람의 귀와 새의 귀의 다른 점

새에게는 귓바퀴(연골을 감싼 피부로, 우리가 '귀'라고 부르는 것)가 없다.

- 새는 귀가 어디 있는지 찾기 힘들 때가 많은데, 그 이유는 몇 종을 제외하고는 귀깃이라는 깃털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 바닷새의 귀 길을 덮은 깃털은 물속에 뛰어들 때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며, 새에게 귓바퀴가 없는 것은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비행에 적응?)라고 한다. 

포유류의 가운데귀에는 작은 뼈가 세 개인 반면에 조류는 파충류처럼 한 개뿐이라는 것이다.

③ 귀의 작동 부위인 속귀다. 속귀는 뼈에 들어 있어서 보호받으며 반고리관(균형을 잡는 역할)과 달팽이로 이루어진다. 포유류의 달팽이는 나선형 구조인 반면에 조류의 달팽이는 곧거나 바나나처럼 살짝 구부러졌다. 새의 달팽이의 길이가 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임이 밝혀졌다. 올빼미는 몸 크기에 비해 달팽이가 거대하며 털세포가 아주 많이 나 있다. 이를테면 몸무게가 약 370그램인 가면올빼미는 바닥박이 무려 9밀리미터에다 털세포는 약 16,300개다. 몸 크기로 유추한 수치의 세 배를 넘는다. 그래서 청력이 비상하게 뛰어나다. 

④ 새의 달팽이 안에 들어 있는 털세포는 주기적으로 교체되지만 포유류는 그렇지 않다. 속귀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털세포는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소리에 쉽게 손상된다. 손상된 털세포는 교체되지 않는다. 그러나 새는 털세포가 교체된다는 점에서 포유류와 다르며 큰 소리로 인한 손상을 견디는 능력도 더 뛰어난 듯하다. 

⑤ 새의 청력은 연중 들쑥날쑥하다. 조류학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견은 온대 지방에 사는 새의 내장이 계절에 따라 큰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낮 길이의 변화다. 낮 길이는 뇌의 호르몬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생식샘 자체의 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 이런 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발견은 뇌의 각 부위의 크기가 철 따라 달라진다는 1970년대의 연구 결과가 있었다. 


3. 계절에 따라 노랫소리가 달라지는 이유

- 새가 노래를 주로 봄철에 부른다면 이때 새의 청력이 좋아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수컷은 이웃과 낯선 새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암컷은 신랑감의 수준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사람과 대다수 새의 청력도는 대동소이하지만, 사람은 중간 진동수 내지 낮은 진동수의 영역에서 더 잘 듣는다. 올빼미는 어느 새보다 훨씬 작은 소리를 감지할 수 있으며, 명금(고운 소리로 우는 새)은 다른 새보다 높은 진동수의 소리를 잘 듣는다.


4. 새가 소리를 감지하는 법

- 사람은 소리가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닿을 때 무의식적으로 두 소리를 비교하여 위치를 파악한다. 새는 머리가 우리보다 작을 뿐 아니라 벌새와 상모솔새 등은 더더욱 작기 때문에 나머지 조건이 모두 같다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 작은 새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한다. 첫째, 머리를 우리보다 많이 움직여 사실상 머리 크기가 커지는 효과를 냄으로써 시간 차를 감지한다. 둘째, 양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 '크기'의 미세한 차이를 비교한다. 

- 큰회색올빼미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오른쪽은 5시 방향으로 눈보다 아래에 있고 왼쪽은 10시 방향으로 눈보다 위에 있다. 얼굴의 커다란 깃털은 안반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다. 안반은 거대한 반사판으로, 소리를 귓구멍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 큰회색올빼미는 두개골 자체가 비대칭인데 1940년대에 제리 펌프리는 이 현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귀가 비대칭이면 소리 출처를 알아맞히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5. 칵테일 파티 효과와 롱바르 효과

- 시끄러운 배경 잡음에 둘러싸인 채 특정한 목소리나 노랫소리에 집중하는 능력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 한다.

- 거리가 멀어질수록 소리가 희미해진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분명한 사실인데 이렇게 소리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을 '감쇠'하 한다. 서식지마다 감쇠 정도가 다르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평평하고 탁 트인 서식지에서는 숲이나 갈대밭에 비해 소리가 더 멀리까지 전달된다. 

- 숲에 사는 새의 울음소리는 진동수가 낮았다. 일반적으로 낮은 울음소리는 높은 울음소리보다 멀리 전달된다. 

- 시끄러운 환경에서 음량을 키우는 것은 '롱바르 효과'라는 반사 운동이다. 

- 사람의 청각을 실험한 바에 따르면, 소리를 다르게 지각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소리의 간격이 10분의 1초에 가까워질 때다. 하지만 새의 노랫소리는 음 간격이 이보다 훨씬 짧은 경우가 많으면, 새들이 이러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새의 청각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한 가지 측면이다. 


6. 박쥐의 반향정위

- 기름쏙독새는 박쥐처럼 암흑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반사되는 것을 듣는 몇 안 되는 새 중 하나다. 

- 박쥐의 감각을 연구하던 자연학 교수 라차로 스팔란차니는 박쥐의 눈에 까만 안대를 씌웠는데도 정상적으로 난 반면, 밀랍으로 귀를 틀어막았더니 어둠 속에서 날지 못했다고 한다. 박쥐는 들어야만 '볼' 수 있고 그래야만 암흑 속에서도 날 수 있다고 한다

- 시각 장애인이 소리를 내고 이 소리의 반향을 이용하여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하버드 대학 학부생 돈 그리핀은 이 과정을 일컫는 '반향정위'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10년 뒤에 그리핀은 박쥐가 반향정위를 이용하여 장애물을 피할 뿐 아니라 먹잇감 곤충을 사냥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그리핀은 기름쏙독새 몇 마리만을 이용한 간단한 실험으로 기름쏙독새가 박쥐처럼 반향정위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입증했다. 박쥐가 사람 귀에 거의 들리지 않는 고주파음을 주로 이용하는 데 반해 기름쏙독새는 저주파음을 이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 앨빈 노빅은 기름쏙독새와 비슷한 실험 방법을 써서 흰집칼새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 기름쏙독새처럼 저주파음을 이용하여 반향정위로 길을 찾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7 새의 청각에 대한 핵심 내용

- 대다수 새의 청각은 전반적으로 우리와 비슷하며, 눈에 띄는 예외로는 야행성 종과 올빼미, 기름쏙독새, 동굴흰집칼새처럼 소리로 사냥하고 길을 찾는 종이 있다.

- 큰회색올빼미야말로 조류의 청각이 얼마나 정교한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데, 비대칭 귀를 이용하여 눈이 많이 쌓인 밑에 있는 생쥐를 포착하는 솜씨를 보면 알 수 있다.



야행성인 쏙독새
긴점박이올빼미(한국)
긴점박이올빼미(북해도)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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