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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Jun 16. 2024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3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5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3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5


글 서서희

참고한 책 <새의 감각> 팀 버케드


<새의 촉각>

1. 새의 부리

- 새의 부리와 혀 곳곳에는 작은 구멍 속에 수많은 촉각 수용기가 들어 있다.

- 사람 손가락에 있는 촉각 수용기는 1700년대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새의 부리에서는 1860년에야 앵무를 비롯한 몇 종에게서 발견되었다.

- 부리 끝 기관은 1869년에 프랑스의 해부학자 D. E. 구종이 발견했다. 사랑앵무를 비롯하여 그가 관찰한 모든 앵무에게 이 기관이 있었다. 윗부리와 아랫부리에 구멍이 한 줄로 나 있었는데 구멍마다 촉각 민감성 세포가 들어 있었다. 

- 해부학을 연구한 영국의 목사 존 클레이턴은 부리가 납작하고 부리로 더듬어 먹이를 찾는 모든 새들의 부리에 세 쌍의 신경이 있음을 알았는데 이로써 오리가 먹이를 보지 않고서도 무엇이 먹을 만하고 무엇이 못 먹을 것인지를 맛으로 정확히 구별한다고 추정했다. 

- 청둥오리 부리 1 제곱밀리미터에 수용기가 700개나 들어 있는데, 모든 수용기는 부리와 접촉하는 물체나 입 안에 있는 물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 딱따구리는 나무에 구멍을 낼 때 부리의 날카롭고 둔감한 부위를 쓴다. 훨씬 민감한 입 안쪽을 쓰는 것이 아니다.

- 꼬리치레, 후투티사촌처럼 집단적으로 번식하거나 협력하여 번식하고 사회성이 매우 발달한 새는 상대방 깃 다듬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그것은 상대방 깃 다듬기가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새들의 상대방 깃 다듬기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은 먼지나 기생충을 없애는 위생적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 새들은 이웃(다른 새들)과의 싸움이 치열할수록 상대방 깃 다듬기에도 더 정성을 들인다. 이긴 무리보다는 진 무리가 상대방 깃 다듬기를 더 많이 했는데, 지는 것이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인 것이다.


2. 털깃털의 비밀

- 바다오리, 까치, 도래까마귀, 후투티사촌이 상대방 깃 다듬기를 할 때 수혜자 피부의 촉각 수용기가 관여하는 것은 분명하다. 새의 피부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압력, 통증, 운동 등을 감지하는 여러 수용기가 많지만, 특수하게 변하여 상대방 깃 다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깃털이 따로 있다.

- 깃털에는 세 종류가 있다.

① 깃털 중 가장 많고 기능이 분명한 것은 큰깃털이다. 여기에는 날개와 꼬리의 길고 억센 깃털뿐 아니라 몸을 덮은 짧은 깃털과 입 가장자리의 입가센털도 포함된다.

② 폭신폭신한 솜깃털로, 몸 근처에 나 있기 때문에 큰깃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솜깃털은 주로 보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침낭이나 점퍼의 충전물로 효과적이다.

③ 큰깃털과 솜깃털을 모두 뽑으면 가는 머리카락 같은 털깃털만 남는다. 털깃털은 몸 전체의 표면에 드문드문 나 있는데 큰길털의 뿌리 가까이에 몰려 있다. 

- 1950년대에 독일의 연구자 쿠니 폰 페퍼는 털깃털이 촉각으로 진동을 전달하여 새들이 깃털 매무새를 가다듬는 데 쓰일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 예측은 옳았다. 

- 털깃털은 민감하기 때문에 상대방 깃 다듬기에서도 중요하다. 깃을 다듬다가 직접 털깃털을 만질 수도 있고 옆에 있는 큰깃털을 만지다가 간접적으로 만질 수도 있다. 

- 쏙독새, 기름쏙독새, 솔딱새는 입가에 억세고 털처럼 생긴 센털이 한 줄로 나 있다. 이것은 큰깃털이 변한 것으로 '입가센털'이라고 하며 밑동에 신경이 잘 발달한 것으로 보아 감각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거나 나무에서 열매를 딸 때 센털을 쓴다. 

- 일부 넓은부리쏙독새와 포투쏙독새, 키위와 일부 바닷새는 흰수염작은바다오리처럼 머리 꼭대기에 볏이나 길고 성긴 깃털이 나 있다. 이것은 털깃털이 아니라 큰깃털이 변한 것일 테지만, 입가센털과 털깃털처엄 감각 기능을 하는 듯하다. 얼굴 깃털이 쥐와 고양이의 수염처럼 장애물을 피하는 기능을 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3. 키위의 부리, 딱따구리의 혀

- 도요, 멧도요, 꺅도요처럼 부리 끝이 민감한 탐지새는 벌레나 연체동물 같은 먹잇감을 탐지할 때 직접 만지거나 진동을 감지하거나 진흙이나 모래의 압력 변화를 감지한다. 

- 키위의 부리 끝에는 도요처럼 윗부리와 아랫부리 안팎에 벌집 같은 구멍이 나 있는데 1861년 유질랜드 생물학 교수 제프리 파커는 "이 구멍들이 안와비 신경의 등가지와 다량으로 연결되었다고 기술했다. 키위가 먹이를 찾으면서 끊임없이 코를 킁킁거리는데 먹이를 촉감으로 찾는지 냄새로 찾는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두 감각이 다 작용하는 듯하다고 했다.

- 청딱따구리의 딱딱한 혀끝이 "뒤로 휘어진 작은 갈고리가 달린 비늘 모양 뿔로 덮여 있는데 이것으로 먹잇감을 붙잡을 수도 있고 꿰뚫을 수도 있을 것이며, 두 개의 배설관에서 나오는 끈끈한 액체로 축축이 적어 있다"라고 썼다. 

- 존 제임스 오듀본은 흰부리딱따구리의 머리를 해부하여 18센티미터에 이르는 혀를 자세히 묘사했는데, 여느 딱따구리처럼 혀끝에 정교한 감각기가 달려 있었다고 한다. 


4. 피부 민감성과 알 낳는 개수

- 조류와 포유류의 피부는 둘 다 촉각과 온도에 민감하다. 이 민감성은 새가 알을 품거나 새끼를 키울 때 특히 중요하다. 어미새의 난로는 육반이라는 피부 부위다. 이곳을 알을 품기 며칠이나 몇 주 전에 깃털이 빠지고 혈액 공급이 증가한다. 

- 어떤 새들은 암컷이 낳는 알의 개수가 육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낳은 알을 꺼내면 육반에 촉각 자극이 없어서, 알을 그만 낳으라는 메시지가 뇌에 전달되지 않는다. 알을 꺼내지 않으면 육반의 촉각 감각기가 둥지에 알이 있음을 감지하여 복잡한 호르몬 과정을 통해 '올바른' 개수의 난자만이 난소에서 발달하도록 한다고...

- 육반은 놀랍도록 예민하고 정교한 기관으로 새는 육반에 공급되는 혈류를 늘리거나 줄여 알의 온도를 조절한다. 게다가 육반이 알과 맞닿으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어미새가 계속 알을 품도록 한다. 


5. 탁란조의 극악무도한 만행

- 탁란조 큰벌앞잡이새의 새끼는 둥지 주인의 새끼를 잔인하게 쫓아낸다. 갓 부화한 큰벌앞잡이새는 눈을 뜨지 못하지만 아래로 휜 뾰족한 부리 끝에 바늘 같은 기관이 달려 있어 이 무기를 가지고 주인집 새끼를 죽인 뒤에, 둥지에 돌아온 주인집 어미에게서 먹이를 모조리 받아먹는다.

- 갓 부화한 새끼 뻐꾸기는 새끼 큰벌앞잡이새처럼 눈을 뜨지 못하며 예민한 촉각에 의지하여 주인집 알이나 새끼를 감지하고 밀어낸다. 새끼 뻐꾸기 등의 오목 부위에는 촉각 수용기가 있어서 알이나 새끼 크기의 물체가 닿으면 밀어내기 반응을 촉발할 것이다.


6. 새들의 성생활

-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붉은부리큰베짜는 새의 생식기가 촉각이 잘 발달했음을 알게 되었다. 

- 붉은부리큰베짜는새 수컷은 교미를 오래 했는데 그토록 오래 하는 과정을 통해 음경기관이 암컷의 난혼에 대응하여 진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기나긴 구애, 특수 기관, 오랜 교미를 조합하여 암컷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수컷이 승리를 차지했다고...


7. 요약

- 새의 촉각이 우리 생각보다 더 발달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 분야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며, 아직 발견할 것이 얼마든지 있다고...


탁란 중인 뻐꾸기(어미 노릇을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나무속 먹이를 탐지하는 청딱따구리의 혀
길게 나온 개미잡이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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