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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Jun 24. 2024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4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6

새에게도 오감이 있대요 4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6


글 서서희

참고한 책 <새의 감각> 팀 버케드


<새의 후각>

1. 오랫동안 조류학자들은 새에게 후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① 조류 화가 존 제임스 오듀본의 실험

- 쇠콘도르의 후각을 실험했으나 오류가 있었다.

- 썩어가는 고기를 찾을 수 있는가를 실험했으나 실제로 쇠콘도르는 신선한 사체를 더 좋아한다.

- 오듀본이 연구한 것은 쇠콘도르가 아니라 후각이 훨씬 둔한 검은독수리였다.


2. 후각이 있다는 주장

① 18세기 후반 노퍽의 푸른박새는 '치즈도둑'이라 불렸는데, 치즈를 만들 때만 찾아와 낙농장에 들어가 치즈를 먹는 습성이 있다.

② 일본에서는 곤줄박이에게 점치는 법을 가르쳤는데 점술사는 새가 잡지 말았으면 하는 쪽지 뒤에 무언가의 훈향을 배게 하여 쪽지를 구별하게 했다.

③ 노퍽의 박물학자 존 헨리 거니는 '노퍽에는 목초지의 물길을 청소하는 풍습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기도 한다. 그런데 진흙을 모아놓으면 어김없이 삑삑도요가 나타난다.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④ 디프테리아로 죽은 두 아이의 장례식에 참석해 운구 행렬을 따라온 두 마리의 도래까마귀를 보고 도래까마귀가 내용물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냄새밖에 없었다고 논평했다.


3. 의료 삽화가의 의문

① 의료 삽화가 벳시 뱅 

- 벳시 뱅은 새의 호흡기 질환에 대한 논문에 넣을 삽화를 그리기 위해 조류 표본의 비강을 해부하고 그렸다.

- 해부한 코의 비강을 살펴본 벳시는 이렇게 크고 복잡한 비강을 가진 새에게 후각이 없다는 의학 교과서의 한결같은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벳시는 첫 연구를 위해 세 종을 선정했는데, 셋 모두 비갑개가 매우 크지만 습성을 전혀 다른 종이다. 썩는 고기를 먹는 주행성 조류인 쇠콘도르, 먼바다에 살면서 꼴뚜기와 고래 사체를 먹는 바닷새 검은발알바트로스, 야행성이고 열대 지방에 서식하며 열매를 먹고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에 둥지를 트는 기름쏙독새였다.

- 해부 결과 '냄새를 감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렇듯 정교한 코 조직의 쓰임새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 벳시는 1960년대 후반에 스탠리 코브를 만나 의기투합하여 170종에 이르는 새의 뇌에서 후각망울의 크기를 대규모로 비교 연구했다. 

-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키위, 대롱코바닷새, 콘도르는 감각 중에서 후각이 가장 중요하며 대부분의 물새, 습지에 사는 새, 반향정위를 이용하는 새는 후각을 유용하게 쓸 것이다. 다른 종은 후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② 미국 연구자 케네스 스태거 

- 스태거는 오듀본의 행동 실험을 재연하기로 마음먹었다.

- 그 결과 스태거는 쇠콘도르가 냄새로 먹이를 찾는다는 확실한 행동 증거를 찾아냈을 뿐 아니라 어떤 성분(에틸메르캅탄)의 냄새가 쇠콘도르를 끌어들이는지도 알아냈다.

③ 1980년대 수 힐리와 팀 길퍼드

- 두 사람은 새로운 방법론으로 뱅과 코브의 결과를 검증하기로 마음먹었다.

- 뱅과 코브의 연구를 검증해야 할 첫째 이유는, 뱅과 코브는 장기의 상대적 크기가 몸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이속생장' 현상을 고려하지 않았다. 장기의 상대적 크기가 몸 크기에 비례하여 작아지는 것을 부의 이속생장이라 한다.

- 두 번째 이유는 비교에 쓰인 종의 상당수가 근연종이어서 결론이 편향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편향을 '계통발생적 효과'라고 부르는데 '계통발생'은 종 사이의 진화적 관계를 일컫는다.

- 힐리와 길퍼드는 이속생장과 계통발생을 감안하면 뱅과 코브가 발견한 습성(물에서 또는 물가에서 사는 것)과 후각망울 크기의 연관성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④ 아직도 뱅과 코브에 대한 검증이 지속되고 있다.


4. 1813년 키위의 발견

① 키위

- 영국박물관 동물학 담당자 조지 쇼는 죄수 수송선의 바클리 선장에게서 불완전한 피부 조각을 건네받음으로써 키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 이 신기한 새를 기재하고 그림으로 묘사한 뒤에 '압테릭스 아우스트랄리스(날개 없는 남쪽 생물)'로 명명했다.

- 뉴질랜드에서 보내온 키위의 실제 표본을 해부한 영국박물관의 리처드 오언은 "압테릭스의 생태에서는 후각이 유독 예민하고 중요한 것이 틀림없다."라고 했다.

- 키위는 그야말로 코를 킁킁거리며 주로 땅속에서 먹이를 찾았다.

- 키위를 대상으로 한 간단한 실험에서 흙 밑에 지렁이를 넣어둔 양동이와 지렁이를 넣지 않은 양동이를 키가 막히게 찾아내는 걸로 보아 "압테릭스에게 예리한 후각이 있음을 보여주는 어느 정도의 증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② 버니스 웬젤

- 자극에 따라 비둘기의 심박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 냄새를 맡게 했을 때 비둘기의 심박수가 치솟았다고 한다. 이는 비둘기가 냄새를 감지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 키위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를 실험한 결과 웬젤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촉각 양식과 후각 양식 사이에는 긴밀한 상호작용이 있되 시각은 거의-또는 전혀-관여하지 않는 듯하다."


5. 냄새로 먹이를 찾는 멧도요

① 남밭구에 키위가 있다면 북반구에는 멧도요가 있다. 

- 눈이 크다는 것만 빼면-멧도요는 박명성 활동과 비행 때문에 큰 문이 필수적이다-멧도요는 키위와 매우 비슷하다.

- 둘 다 땅속에서 벌레를 찾는 비슷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 조류 백과사전에서 멧도요가 냄새로 먹이를 찾는다고 썼다.

- 조지 몬터규는 "멧도요는 예민한 후각에 의지하여 천연의 먹잇감이 가장 많을 듯한 장소로 찾아가, 훨씬 예민한 긴 부리의 촉각을 이용하여 먹이를 모은다. ……… 부리에는 신경이 무수히 많으며 촉각으로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5. 후각지형과 후각해경(바닷새들의 경우)

① 상업적 포경이 시작된 뒤로 뱃사람들은 알바트로스, 제비슴새, 슴새가 고래 내장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다고 말했다.

- 물새를 유인할 때 새소리를 녹음하여 들려주듯, 바닷새 탐조가는 '밑밥질'이라는 후각적 방법으로 바닷새를 유인한다.

② 과학자들은 알바트로스, 제비슴새, 슴새를 대롱코라고 부른다. 대롱을 닮은 콧구멍이 냄새 감지와 관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③ 생물학자 개비네빗은 연어가 냄새로 길을 찾는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했지만 1950년대에 사실임이 입증되었다.

- 알바트로스가 바다 위 드넓은 지역을 날면서 번식지를 찾는 능력은 냄새를 맡는 능력 때문이라고 믿었다.

다이메틸설파이드는 식물플랑크톤이 크릴새우 같은 동물플랑크톤에게 잡아먹힐 때 내뿜는 생체 성분으로, 바닷물에 녹은 뒤에 대기 중에 방출되어 몇 시간 또는 며칠까지 머문다. 

- 남극고래슴새를 실험한 결과 다이메틸설파이드를 첨가한 공기가 새의 콧구멍을 스칠 때 새의 심박수가 부쩍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남극고래슴새 같은 새가 바다에서 길을 찾을 때 자연발생적 냄새를 이용한다는 최상의 증거였다.

- 나머지 연구는 새들이 냄새기둥을 이용하여 먹잇감을 찾는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 케네스 스태거는 1960년대 벌앞잡이새를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진행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벌앞잡이새의 행동에서 후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커졌다."


멧도요
키위새(출처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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