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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Aug 31. 2024

태풍을 피해 온 긴꼬리도둑갈매기

- 포항에서 만난 태풍 산산

태풍을 피해 온 긴꼬리도둑갈매기

- 포항에서 만난 태풍 산산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포항으로 내려갔다

포항 호미곶 주변은

지형상 바람을 막아주는 곳으로

태풍이 불면 먼바다에 사는 새들이

바람을 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태풍 산산은 우리나라로 들어온 태풍이 아니라

일본을 강타한 태풍이라 그런지

다른 때와 달리 먼바다에 사는 보지 못하던 새들이

더 많이 것 같다

도둑갈매기 종류가 그렇고

알류산제비갈매기 종류가 그렇고

지느러미발도요 종류가 그렇다


28일 태풍에 앞서 포항에 도착하니

왕눈물떼새와 검은가슴물떼새가

바닷가에 숨어 있길래 새들을 찍는데

갑자기 모르는 새가 와서 풀밭에 앉았다

갈매기 종류 같기는 한데

꼬리 부분에 줄무늬가 있는 것이

마치 뻐꾸기나 두견이 느낌이 나는 새였다


한참을 풀밭에 앉아 있기에

날아가는 것까지 찍고는

지느러미발도요를 보러 형산강으로 이동했다

형산강에는 작년과 다르게 부유물이 없어서인지

지느러미발도요 무리를 볼 수 없었다


형산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새 도감을 확인하니

도둑갈매기 종류인 것 같았고

그중에서도 이제까지 보기 힘들었던

긴꼬리도둑갈매기라고 짐작이 되었다

새벽에 거의 다섯 시간이 걸려 내려와

귀한 새를 만나니 너무나 기뻤다


그날 많은 분들이 내려와

하늘을 나는 넓적꼬리도둑갈매기도 찍고

다음날은 긴꼬리도둑갈매기 날샷도 찍고

북극도둑갈매기도 찍었다고 한다


29일 포항을 떠나오기 전 하이라이트는

제비갈매기가 오십여 마리가 떼로 날아와

모래밭에 내려앉은 쇼(?)였다

다른 갈매기와 섞여 앉았다 날았다

삼십여 분 동안 우리를 황홀하게 해 주었다

어느 분 말씀이 제비갈매기를 보기 위해

먼바다로 나가 선상탐조를 했는데

이렇게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좋아하셨다


제비갈매기 속에 보기 힘든

알류샨제비갈매기가 섞여 있다고 해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는데

집으로 돌아와 한 장 한 장 세심히 살펴보니

알류샨제비갈매기가 찍히긴 했다

깨끗한 사진이 드물긴 하지만...


이번 태풍 산산을 보기 위해 내려간 포항 탐조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흰죽지꼬마물떼새
넓적꼬리도둑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에 섞여 날던 북극도둑갈매기
다치지도 않았는데 혼자 낙오된 지느러미발도요
떼로 날아다니는 지느러미발도요
알류샨제비갈매기
긴꼬리도둑갈매기
땅에 앉은 모습은 처음 찍혔다는 긴꼬리도둑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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