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 시작하는 <시인과 함께 걷는 시숲길> 도종환님의 기조강연을 듣기 위해 9시 전에 도착했다. 야외에 마련된 행사장엔 전국(?)에서 모여든 국어교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 행사는 시작하기도 전에 시간이 다 가버리고 말았다. 10시 연극 공연 관람이 예정되어 있어 할 수 없이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이후 <시인과 함께 걷는 시숲길>은 도종환, 안도현, 손택수, 박소란, 황유원님과 하는 작은 모임으로 나눠져 오후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노작 홍사용은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설가, 수필가 그리고 <토월회>에서 연극 관련 활동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문학관과 다르게 문학관 안에 작은 소극장이 있었다. 그 소극장에서 제7회 창작단막극제 예심에 올라온 3개의 작품 중 하나인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를 관람했다. 제7회 창작단막극제는 전국에서 응모한 44편의 작품 중 3편을 추려 노작문학축전 기간 중 상연하고 그 중 한 편을 뽑는다고 한다.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라는 연극은 내용이 신선했고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깊었다. 그래서인지 이 직품이 대상으로 뽑혀 작가와 극단 모두 상을 받았다.
1시부터는 어린이백일장이 열렸고 체험부스도 운영했다.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참여한 어린이백일장은 성황리에 진행되었는데 글제는 <손>과 <웃음소리>였다. 그리고 2시부터 진행된 <홍사용탐정단>도 흥미로웠다. 노작홍사용에 대한 문제를 풀면서 문학관에 전시된 내용도 살피고 도서관, 시벽 등도 돌아보게 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노작 홍사용 님을 알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영화 <수라>가 너무 좋았다는 성원에 힘입어 3시에 재상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새만금 간척으로 바다가 죽어가고 살 곳이 없어진 새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말을 듣고 관람 기회 놓친 것을 너무 안타까워했는데 다행이었다. 새를 찍는 많은 사람들이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다르다고 피부로 느끼'는 걸 영화로 말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내용을 동화로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5시부터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제24회 노작문학상에 황유원 시인이, 제2회 음유시인문학상에 강허달림 님이, 제7회 창작단막극제 대상 및 희곡상에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가 상을 받았다. 어린이백일장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손'이라는 소재로 대상을 받았고 낭독이 이어졌는데 시 속에 아이다운 생각이 잘 표현되어 있어 듣는 사람들 모두를 감탄케 했다.
마지막으로 음유시인문학상을 받은 강허달림 님의 공연이 있었는데 마음에 닿는 가사와 흥겨운 음악으로 시원한 가을밤을 관객들 모두 몸을 들썩이면서 즐기게 해 주셨다.
기조강연에 오신 도종환 님이 "전국적으로 많은 문학관에 가 봤지만 이렇게 많은 행사를 하는 문학관은 처음 보았다"고 하셨다. 홈페이지만 보아도 관장님 이하 문학관 직원분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시는지, 상주작가 님이 얼마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고생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고, 다른 분들께도 꼭 가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어제는 정말 여러 모로 뜻깊은 가을밤이었고 주관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고생해 주신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