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9월부터 지금까지
2021년 9월 10일부터 브런치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해 12월 브런치 작가 카드를 받았는데 2022년 12월까지 인정한다는 작가 카드였다. 2023년부터는 작가로서 활동해도 되는지 소식이 없었지만 지금까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676편의 글을 썼고 쓴 글을 4개의 작품으로 묶었다. 20편 정도의 글이 모이면 작품으로 묶었는데 매일 쓴 글을 다시 작품으로 묶는 것은 의미가 없는 듯해서 지금까지 매거진이란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 이전에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서 두 장소에 같은 글을 올리기도 하고 한 곳에만 올리기도 하는데 두 곳의 반응이 좀 다르다.
네이버 블로그는 남편이 찍는 새 사진 위주의 블로그이다 보니 가끔 내가 쓰는 탐조일기 형식이 관심을 끄는 것 같다. 어느 곳에서 어떤 새 사진을 찍었는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귀한 정보여서 그런지 같은 글을 올려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에 관심이 더 집중된다. 반면 브런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모인 곳이라 그런지 글에 대한 관심은 좀 떨어지고 사진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은 글 속에 등장하는 새는 어떤 새이고 그 새를 찍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얼마나 귀한 새인지 등등인데 사진 속 새가 귀엽고 사진을 잘 찍었다는 칭찬(?)이 많다.
한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글을 썼다. 그런데 탐조 글은 책상에 앉아서 쓰는 글이 아니라 발로 뛰고 와서야 쓸 수 있는 글이다. 그러다 보니 12시가 넘어서 발행된 글도 있고 매일 출사를 나갈 수 없는 형편도 생기곤 했다. 그래서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도 매거진으로 쓰고 동화작가가 되기 위해 했던 여러 가지 노력들을 글로 써서 메꾸기도 했다.
가끔은 좋았다는 댓글을 받았고 그러면 신이 나서 더 잘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이 달리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새를 찍는 게 아니라 새를 괴롭히는 게 아니냐는 댓글이... 새를 찍는 사람으로 잘 찍고 싶은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니까 전혀 아니라고 부인은 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댓글 창을 막았다.
어청도에 한 달 살이를 들어가면서 지친 새들에게 줄 먹이를 챙겨 차에 싣고 가고, 들어가서는 먹을 것과 먹을 물을 군데군데 놓아두고 새들이 기운 차리기를 기다렸다 찍었다. 어청도에 고양이가 많아 그 문제를 일간지에 알리는데도 일조를 했다. 어청도 한 달 살이와 거기에 관한 글은 새를 찍는 사람들에게 귀한 정보가 되었고 나름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다. 새를 찍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새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로서로 조심하는 편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원을 그리며 모여 찍고 가까이 가는 사람들을 제지한다.
그렇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찍으려니까 흔히 대포라고 부르는 장비가 필요하다. 성능이 떨어지는 작은 카메라로는 멀리 있는 새를 찍기 어렵다. 잘 찍기 위해서 가까이 가려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600mm 렌즈니 800mm 렌즈니 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카메라도 니콘이나 소니, 캐논에서 연사가 빠르고 화질이 좋은 카메라를 살 수밖에 없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새의 종류가 375종이다. 아종을 빼고 우리나라에서 인정되고 있는 새가 380종이라고 하니 30여 년 동안 새를 찍기 위해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많이 찍기도 했다. 블로그에는 새만 1458개의 사진이 올라 있다. 새로운 새를 찍기도 하지만 같은 새를 매년 다시 찍으니까 그렇다. 새로운 새를 찍게 되면 종추라 하여 기분 좋은 일이지만 종추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 종추를 하기 위해 배를 타고 유부도를 들어가고 선상탐조를 하기도 하고 귀한 새가 있다는 곳을 찾아 전국을 뱅뱅 돌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브런치에 글을 계속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아직은... 새를 보고 새를 찍는 것이 좋아서 출사를 나가지만 악성 댓글을 무시할 만큼은 아니다. 댓글 창을 막고 쓰는 이 글을 계속 써야 할까? 잘 모르겠다. 또 악성 댓글이 달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