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수만 흰기러기, 먹황새, 긴부리도요
대만을 가기 전 천수만을 다녀왔다
남편이 날아가는 기러기 무리 속에서
이상한 기러기(머리와 꼬리가 하얀색인 기러기)를 봤다고
늦게까지 추적했지만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또 황새들과 함께 천수만 하늘을 날아가는
먹황새를 본 분이 있다고 하여
그것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대만을 갔다
그런데 대만에 가 있는 동안
흰기러기와 먹황새를 찍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흰기러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몸이 흰 종류인 snow goose와
청회색 종류인 blue goose로 나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이제까지 몸이 흰 종류인
snow goose만 발견되었고
작년에 이어 이번에 blue goose가 발견되었다)
몸은 대만에서 새를 찍고 있었지만
마음은 천수만에 가 있었다
남편은 대만에서 돌아오자마자 천수만으로 내려가
첫날은 아주 멀리 있는 흰기러기를 찾아서 찍었다
하지만 먹황새는 찾지 못했다고...
먹황새가 떠났나 보다며 포기했는데
누군가 찍었다는 소식이 들려와 다음날도 갔다
하지만 또 실패. 삼세판이라고 다시 도전
그다음 날에 또 가서 하루종일 못 찾다가
오후 4시 정도에 먹황새를 만나 전봇대에 앉은 사진을 찍어왔다
나는 공유오피스를 다니느라 함께 나가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출사를 나갔다
화성에 맹금류가 많다고 화성을 가기로 했다가
맹금류보다는 먹황새를 보여주겠다고
화성에서 천수만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새벽에 천수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안개가 심하게 끼어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무논에 새들이 있는 것 같아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는데
밭종다리가 보이고 학도요가 보였다
그런데 학도요 사이에 이상한 도요가 있어 보니
부리가 긴 것이 긴부리도요가 아닌가 여겨졌다
사진을 보내 수소문하니 긴부리도요가 맞았다
아침부터 그동안 보지 못한 긴부리도요를 찍어 종추를 했다
긴부리도요를 찍고 멀리 날아가기에
이제 먹황새를 찾자고 돌아다니는데
흰기러기가 아직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부리나케 차를 달려 흰기러기를 만났다
열심히 찾아서 찍는데 흰죽지수리가 나타나
기러기들이 모두 날아버렸다
기러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 속에서 흰기러기를 발견하기 쉽지 않은데
고생하고 찾아주신 진사님이 계셔 찍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다시 먹황새를 찾으려고 돌고 있는데
A지구에서 먹황새가 황새들과
하늘 높이 날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승기류를 타고 떠나는 것 같다고...
우리는 이제 정말 먹황새가 떠났나 보다 생각하고
다른 새들을 찍으려고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먹황새가 어제 그 전봇대에 앉아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열심히 달려갔다
먹황새는 전봇대에 앉았다가
황새들과 논에도 있다가
수로에도 있다가 다시 전봇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자꾸자꾸 멀어지더니 결국 산 너머로 날아가버렸다
날이 저물어 천수만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남편이 3일에 걸쳐 찍은 두 종의 새를 본 것도 행운인데
거기에 긴부리도요까지 하루에 다 보고 찍었으니
오늘은 1타 3피, 3종세트를 모두 본 행운의 날이었다
진짜 진짜 조복(鳥福)이 넘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