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미아리 교회
# 친구가 되다
야! 뭐 하냐?
준식이는 대폿집 창문사이를 두리번거리는 범현이의 등을 툭하니 올려쳤다. 비스듬히 구부려 나름 예리한 눈빛으로 살펴보던 멋대가리 없어 보이는 녀석이었다.
어?. 어.. 우리 아빠가 저 안에 계신가 찾아보는 중인데.. 근데 넌 뭐냐?
나? 난 이 집 아들인데. 왜 이렇게 기웃거려?
퉁명스럽게 탐색하며 던지는 동네 꼬마들의 오가는 말투에는 적당한 호기심과 경계심이 뒤섞여 있었다.
들어가서 네 아빠 불러줄까?
아. 아냐 됐다. 대충 보니 너네 집에서 막걸리 한잔하고 계신다고 엄마한테 얘기하면 돼.
두꺼운 입술을 삐쭉 내밀며 돌아서 가는 멋대가리 없는 범현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녀석은 국민학교 6학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준식이는 대폿집 현관옆으로 난 철문을 지나면
대폿집 뒤로 연결되는 가족방이 있는데 굳이 다니지 말라는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대폿집 정문을 활짝 열어재끼고 뛰어 들어가곤 했다.
삘구 왔나 이쁜 내 새끼. 근데 이쪽으로 다니지 말라 안 캤나?
엄마는 가끔씩 준식이를 삘구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아 그냥. 알았어요.. 대폿집 뒤쪽에는 철문으로 연결되는 작은 방이 하나 안방처럼 쓰이고 있었고 화장실 같이 생긴 작은 공간으로 연결되어 빠져나가면 나무복도를 통해 철문으로 연결되는 "ㄷ"자형 구조였다.
2층엔 집주인이 살고 있었고 1층에 준식이네 대폿집과 전파상이 있었다. 반지하에는 3 가구 정도가 모여 살았고
지하계단 옆으로 있는 화장실을 같이 썼다.
지하실과 1층 사이 계단에서 가끔씩 준식이는
건물사이에 하늘을 멍하니 응시하고는 했다.
아빠는 왜 우릴 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