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우섭 Apr 20. 2023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교육 #0

프롤로그


22년 9월 말, 나는 첫 이직이자 두 번째 회사였던 곳에서 그만두었다.


약 3년 동안 다녔던 첫 번째 회사와 달리 두 번째 회사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멍청한 짓이었다고도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지금의 삶을 보면 또 막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는 첫 회사부터 현재까지도 교육산업에 몸담고 있다. 컴퓨터 전공을 하고 개발자가 되겠단 생각으로 취업을 생각했지만, 어릴 적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것 때문인지 첫 회사부터 교육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회사는 대학생 때부터 활동하던 동아리에서 시작한 회사였다. 프로그래밍을 못 하던 나에게 정말 큰 경험과 실력을 가져다준 곳이었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기회를 얻고 누구나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좋아 대학생 때는 졸업을 미루면서까지 3년 동안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첫 회사는 부족할 수도 있었던 나에게 정말 좋은 샌드박스 같은 곳이었다. 어떤 아이디어든지 타당하기만 하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이었고, 실패하더라도 다음 기회에 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었다.


전국에서 운영되는 동아리를 관리하고 학생들이 1년 동안 공부할 내용들을 만들고 안내하는 게 주 업무였고, 이와 함께 연간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들도 맡아서 운영했다.


입사한 지 약 1년이 되었을 때,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직장인)에게도 제공할 서비스로 확장할 기회를 얻었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하자’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취미로써, 개인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운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실패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재차 도전을 통해 퇴사 전에는 600명 이상이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2년 차부터는 이 외에도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 분야 교육 수요가 생기면서 다양한 교육으로 더 많은 확장을 했고 나와 함께하는 팀원들도 어느덧 15명이 되었었다.


3년 차가 되고나서부터는 내가 하고 있는 교육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안정된 업무와 교육들로 어쩌면 조금은 나태해졌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쉽게 프로그래밍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 그다음에는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교육을 만들어왔다면 그때 당시에는 개발자로서의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어진 조건들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었다. (내 역량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러한 교육은 대부분 정부지원을 받아 운영하면서 주어진 교육방법, 시간, 산출물등이 있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것들이 온전히 교육을 받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난 21년 7월, 유독 더웠던 여름에 첫 번째 회사에서 퇴사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