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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건 Jan 23. 2023

일상은 만족과 불만족의 사이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고 느낀 점

일상은 만족과 불만족의 사이다.


예를 들어 위의 짧은 한 문장을 쓰는 순간 '내가 생각했지만 괜찮은 문장이다.'라고 만족하면서도 '너무 멋 부린 말 같다.'라고 불만족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고향에 다녀왔다. 고향에 가기 일주일 전부터 '무엇이 먹고 싶냐'는 엄마의 질문에 돼지 등뼈를 김치와 함께 푹 끓여낸 엄마의 특제 요리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 와서 오랜만에 먹은 엄마의 요리는 만족이었다.


배가 부른 후에야 주변을 둘러보니 집이 어수선했다. 우리 엄마는 솔직히 정리를 잘 못한다. 엄마 말로는 젊었을 적에는 깔끔 그 자체였다고 하는데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엄마는 이미 40대 중반이었으니 나는 그 말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면서 쉬는 날도 정리를 해야 하는 내 상황에 불만족이 생긴다.



다시 말하지만 일상은 만족과 불만족의 사이 그 어딘가다. 하지만, 내가 겪는 일상은 무조건 과거가 되고 과거는 쉽게 미화된다. 불만족스러웠던 일상의 순간들은 비교적 쉽게 사그라들고 즐거웠던 기억들은 잔존한다.


일상이 바빠 오랜만에 고향집에 방문하고 언제나 그렇듯 참 많이도 투덜거리고 온 것 같다. 하지만 다시 고향집을 떠나온 지금, 불만족스러웠던 순간보다 부모님과 함께 있었던 만족스러웠던 순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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