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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Mar 10. 2024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요가원, YogaBarn

요가계의 대기업, 요가계의 1타 강사가 모인 곳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요가원은

단정하고 깔끔한 방같은 모습의 스튜디오를 떠올리죠.

그렇다면 전 세계 요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말 가고 싶어 하는 요가원들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대자연에 사방이 탁 트인 샬라가 있기도 하고,

바닷가가 코앞에 있어 바다소리를 들으며

요가를 할 수 있는 곳들도 있고,

모든 건물을 대나무와 흙으로만 지은 곳도 있고,


이 모든 조건들을 갖추지 않았지만

'발리에서 요가'라고 하면 언제나 손꼽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Ubud에 있는 YogaBarn.


-


23년 3월 10일, 발리 도착 후 첫 요가반을 가는 길이죠.

구글포토가 작년 오늘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말로만 듣던, 요가하는 사람은 다 간다는 그곳,

대체 어떻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는걸까.


발리N달살이를 결심하고, 두 번 째 발리에 갔을 땐  

숙소도 Radiantly Alive와 Yogabarn 사이에 있는,

두 곳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어요.


요가를 많이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죠?


-  


처음 본 요가반은 그 규모에 놀랐어요.

입구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의 특징이 보이죠.

안내해주시는 주차관리요원이 따로 있고,

ATM기계도 들어와 있고,

파킹되어 있는 오토바이가 쫘악-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갑자기 탁 트인 공간이 나오면서

자연을 잘 살린 아름다운 리조트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 길을 따라 계속 쭉 들어가면 미로처럼 숨은 샬라들이 나오고,

여기저기 누워서 쉬는 사람들이 보여요.

가장 중심에 있는 샬라 1층에서 원하는 수업을 말하면

이동해야 하는 장소를 알려줘요.

정말 호텔이나 리조트 같은 느낌이 들죠?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가서 PASS를 5개 샀나요?

그런데 두 명이서 그걸 제대로 못써서

언제가냐며 미루던 기억이 나요.


공간은 너무 아름답고 좋으나

그게 너무 커서 너무 북적거리는 느낌이에요.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요가를 시작하는게 아니라

콘서트장에 가는 것마냥 티켓사다 진 다 빠지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원하는 수업 장소 앞에 가서도 또 대기해야 하고,

사람도 많아서 매트를 아주 다닥다닥 붙여야 하고,

위치를 잘못 잡으면 선생님이 잘 보이지도 않아요.  


그래서 힐링을 하고, 나를 채우러 간다는 느낌보다는

유명하니깐 한 번 해보는 느낌에 더 가까웠어요.

그 후 3번의 수업을 더 들었는데도

다 비슷하게 별로여서 그 후론 춤추거나 밥먹으러 갔어요.


-

'요가반은 그닥 내 스타일이 아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어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제일 먼저 간 곳도 요가반이고,

Ecstatic Dance를 제대로 경험했던 곳도 요가반이고,

내 인생은 왜 이러냐며, 나는 억울해!하며 공공장소에서

처음으로 펑펑 울었던 곳도 요가반이더라구요.   


무엇보다도 제 꿈이 실현가능하다고 보여준 것도 사실 요가반이에요.


22년 발리를 떠나기전 저는 건물주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1층엔 건강한 음식과 건강한 용품을 파는 곳,

2층엔 네트워킹과 코워킹을 할 수 있는 곳,

3층엔 요가와 명상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웰니스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짱구에서 요가스쿨을 끝내고 우붓에 왔을 때

제가 꿈만 꾸던, 상상으로만 봤던 그 공간을 실제로 본거죠!

하나가 바로 요가반이었어요.


그리고 요가 비즈니스의 미래를 보기도 했죠.

대치동 1타강사의 모습을 한 요가 선생님들까지.

영성과 자본이 아주 밸런스 있게 믹스되어 있는 그 오묘함.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귀신같이 잡아내는,

요가원계의 대기업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찾기도 하고, 찾지 않기도 하죠.

조용히 소수의 인원으로 집중하길 원한다면 별로일 수 있지만

잘 갖춰진 시스템, 다양한 수업과 시간표, 규모와 공간감을

느끼고 싶다면 요가반만한 곳이 없을테니까요.


-


1년 후에 쓰는 발리일기입니다. 23년 3월 4일, 발리로 떠났지만 기록을 남긴 것이 별로 없어요. 몸의 경험이 너무 강렬해서 이해하는데 1년이란 시간이 걸렸네요. 일주일에 하나씩 발리에서 EAT YOGA LOVE했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해요. 다음에 또 만나요! 옴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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