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예술 직종에서의 AI 공동 창작.

eunparang

by 은파랑




#007. 창의·예술 직종에서의 AI 공동 창작


2030년 예술은 더 이상 인간의 독백이 아니다.

창작은 인간과 AI가 함께 연주하는 이중주가 된다.


화가는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들기 전 AI에게 수백 가지 구도를 시뮬레이션하게 한다. 작곡가는 흘려 쓴 멜로디를 인공지능에게 맡겨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확장한다. 소설가는 플롯의 빈틈을 AI가 메우게 하고 연극 연출가는 가상의 배우들과 장면을 리허설한다. 예술가의 손끝은 여전히 시작점이지만 완성의 궤적은 기계와 함께 그려진다.


이미 조짐은 분명하다. 미드저니와 스테이블 디퓨전은 시각예술의 어휘를 확장하고 오픈 AI의 음악·영상 모델들은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다. 베를린과 도쿄의 미술관은 “AI와 인간의 공동 전시회”를 열고 글로벌 음반사들은 AI 작곡가를 정식 크레디트에 올리기 시작한다. 예술의 저자성(著者性)이라는 오래된 개념이 흔들린다.


그러나 공동 창작은 위협이 아니라 기회다. 예술가는 반복과 수고에서 해방되어 더 많은 에너지를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쓸 수 있다. AI가 빚어낸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인간은 고유한 감정과 해석의 결을 부여한다. 기술은 형식을 확장하지만 의미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2030년 창의와 예술은 더 이상 개인의 고독한 노동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기계가 함께 쓰는 새로운 서사다. 그리고 공동 서명은 예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008. 노동시간 단축과 기본소득 논쟁


2030년 사람들은 더 적게 일하면서도 더 오래 일한다. 노동의 총량은 줄어들지만 삶을 지탱하는 불안은 늘어난다.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자 주 4일제, 하루 6시간 근무 같은 제도가 세계 곳곳에서 실험되고 있다. 기계가 반복 업무를 떠맡자 인간은 여가와 학습, 창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기술 진보의 오래된 약속인 “노동에서의 해방”이 현실로 다가온 듯 보인다.


하지만 다른 질문이 곧바로 따라온다. “일하지 않는 시간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자동화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자 기본소득이 사회적 화두로 다시 떠오른다. 일부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최소 생계비를 지급하며 다른 국가는 실험적 지역 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핀란드와 캐나다가 먼저 시작한 논쟁은 전 세계로 확산된다.


OECD 보고서는 2030년까지 선진국의 절반 이상이 기본소득 혹은 유사 제도를 부분 도입할 것이라 전망한다. 찬성론은 인간의 존엄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 안전망이라 주장하고, 반대론은 재정 부담과 근로 의욕 저하를 우려한다. 양측의 충돌은 곧 노동의 의미 자체에 대한 철학적 논쟁으로 확장된다.


2030년 단축된 노동시간은 해방일까, 공백일까.

기본소득은 새로운 복지의 이름일까, 다른 의존의 장치일까.


확실한 것은 AI가 던진 생산성의 선물 앞에서 인류는 다시 “일한다는 것의 본질”을 묻고 있다는 사실이다.





#009. “AI 동료”를 위한 노동조합 탄생


2030년 노조 회의실에는 낯선 조합원이 함께 앉아 있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알고리즘이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고객 응대 챗봇은 매일 수백만 건의 대화를 처리하며 물류창고의 로봇은 밤새 쉬지 않고 일한다. 그러나 그들의 업무 조건을 누가 정하고 그들의 결정이 공정한지 누가 감시할 것인가? 인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듯 이제 “AI 동료”의 권리와 책임까지 논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미 유럽 일부에서는 AI 시스템의 투명성, 데이터 편향 문제를 다루기 위한 가상 노조 위원회가 등장한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AI 윤리 담당자”와 함께 알고리즘 운영위원회를 두어 노동조합처럼 기계의 업무 환경과 활용 원칙을 협상한다. 이는 곧 인간 노동자가 AI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조건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려는 시도다.


물론 이 노조의 대상은 감정을 가진 존재로서의 AI가 아니다. 실제로 보호받는 것은 AI를 함께 사용하는 인간의 권리다. 알고리즘이 과도한 업무 압박을 가하지 않도록, 불공정한 평가나 해고가 기계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노동조합은 새로운 ‘디지털 교섭권’을 요구한다.


2030년 노조 깃발에는 새로운 문장이 적혀 있다.

“인간과 AI, 모두를 위한 공정한 일터.”


노동조합은 이제 인간만의 울타리가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노동 생태계의 수호자가 된다.





#010. AI가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


2030년 같은 사무실 안에서도 노동의 속도와 성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AI를 다루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진다.


AI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노동자는 한 시간에 열 명의 몫을 한다. 프로그래머는 AI 코드 어시스턴트로 생산성을 세 배 높이고 디자이너는 생성형 툴로 일주일 치 작업을 하루 만에 마친다. 반면 기술에 익숙하지 못한 노동자는 같은 책상에 앉아 있어도 점점 주변부로 밀려난다. 동일한 직종, 동일한 근무시간이라도 생산성의 격차는 과거의 학력 차 이상으로 벌어진다.


맥킨지 보고서는 AI 활용도가 높은 노동자의 평균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최소 40% 이상 높다고 분석한다. 이 격차는 임금, 승진, 고용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기업은 “AI 친화적 인재”를 우대하고 그렇지 않은 인력은 더 빨리 대체된다. 노동시장 안에서의 불평등이 개인 역량 차가 아니라 AI 접근성과 학습 능력 차로 구조화되는 것이다.


격차는 국가 간에도 드러난다. AI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나라의 노동생산성은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기술 도입이 늦은 국가는 성장률 둔화를 겪는다. AI는 개인의 격차를, 기업의 격차를 그리고 국가의 격차까지 증폭시키는 확대경이 된다.


2030년 노동시장은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가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가”가 곧 생산성과 생존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은파랑




은파랑 콘텐츠 에세이 '토닥토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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