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이어지는 맛
낙동강 바람이 스치는 구포의 골목은 늘 분주하다. 사람들이 오가고, 물건이 오가고 사이에서 가장 오래된 흐름 하나가 남는다. 길게 뽑아 말린 면발,
바람에 흔들리며 시간을 견디는 그것은 이곳의 방식이다.
구포 국수는 길다. 길이는 맛의 방식이다. 한 젓가락 들어 올리면 후루룩 부드럽게 이어지고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가볍게 풀린다. 맑은 국물에 담기면 담백하고 시원하게 목을 타고 내려가고
비빔으로 먹으면 매콤 달콤하게 또 다른 리듬을 만든다. 이 음식은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대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구포 국수의 재료는 간결하다. 밀가루, 물, 소금이 전부다. 하지만 핵심은 건조 방식이다.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면을 말리는 과정이 이 국수의 식감을 결정한다. 천천히 말려진 면은 더 탄력 있고 더 부드럽게 끊어진다. 작은 차이가 한 그릇의 완성도를 만든다.
구포 국수는 부산 구포시장 일대에서 발전해 온 음식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든든한 한 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이 음식에는 이동과 일상이 함께 담겨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 매일의 식탁 위에서 이어지는 맛이다.
국수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길게 이어진 면발처럼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흐른다. 이 음식은 말한다. 복잡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다. 그리고 단순한 것이 오래간다. 구포의 국수는 그렇게 남는다. 가볍게 하지만 끊임없이 떠오는 잔상으로 남는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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