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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Jun 16. 2024

일기 5

생각이 네 개면 신한카드

생각해 보면 생각이 항상 넘쳐흘렀던 저에게 생각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듣기에 귀가 조금 떫긴 해도 지금은 그 말을 생각했을 때 왜 이렇게 웃음이 날까요 그 많은 생각들 중에서도 누군가는 새로운 생각을 더 하게 만든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여전히 야심한 이 시간에도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생각을 낳는데도 말입니다 이 글처럼요 저는 여전히 그곳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구의 탓도 아닌 제가 그러기를 계속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말 몇 마디가 재밌어서 하루를 쓸모없는 것들로 채우지 않아도 되는 건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일이었지만 어쨌든 살아가는 건 제 뜻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과거의 부속들을 겨우겨우 떠올리며 한 번이라도 더 웃고 싶은 게 살아가는 자의 마음인가 봅니다 살아가는 생기를 매일 마주하는 건 생각보다 저에게 더 힘이 되었던 모양이죠 저는 워낙에 되짚는 걸 싫어하는 성질인데도 구차한 제 모습을 매일 마주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새벽의 그 순간들이 지금의 저를 어떻게 바라보든 간에 좋았던 것만을 떠올리려는 이기적인 제 마음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솟아오릅니다 가슴에서부터 올라오는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오릅니다 뭔가 벅찬 마음은 아닌데 이 생소한 생각을 도로 묻기에도 틀어막기도 곤란해서 그저 그냥 웃어넘기고 싶습니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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