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여러 외신과 인터뷰했다. 4월 18일 뉴욕타임스와는 외교정책의 전면 수정을, 4월 19일 로이터 통신과는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4월 24일 워싱턴 포스트와는 대일 역사관을 거론했다.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뮐러 쾨니히스베르크는 “신은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조짐인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을 어디에나 심어 두었다.”라고 말한다. 인터뷰에 러시아는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한다면….”,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하면 타죽고 말 것”이라며 강성 발언과 험한 말로 반응했다.
종편은 아크로폴리스 광장이고 토론은 정답도 양보도 타협도 없이 진행되는 아고라다. 프레임짜기 기술자들은 맞거나 틀리거나 따지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해석한다. 헛다리도 예측으로 보이게 연출한다. 한 가지는 단서 조항이고 또, 하나는 주어진 현실을 자신에게 맞춰 논리를 편다. 어떤 예측이든 한 끗 차이다. 재앙이 오거나 오지 않거나 비가 오거나 오지 않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당하지 않거나다. 무지렁이가 하는 말도 민심이 된다.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 지구가 멸망한다고 예언했다.
예측은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다. 빗나갈 확률은 50%다. 그런데도 목매는 이유는 위기를 방어하고 도전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2011년 3월 11일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야기된 해일로 2만 4,500명이 사망이나 실종된 재난을 계기로 쓰나미 대응체계를 고도화해 왔다. 세계 최고의 쓰나미 경보체계를 갖춘 일본은 2022년 2월 16일 7,900km 떨어진 남태평양 퉁가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나자 자국에는 영향이 없으리라 예측한다. 하지만 5시간 뒤 예측하지 못했던 1m가 넘는 해일이 밀려왔다. 11년을 준비했지만, 발생 시간과 예측 모두 빗나갔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사 어느 결과든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원인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러시아는 동해상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비행기를 띄웠고 중국은 서해에서 ‘중대 군사 활동’을 했다. 일본은 영토와 역사 왜곡을 진일보시켰고 수출 규제는 풀지 않았다. 외교는 1안 2안이 없다. 주사위가 던져지면 그것으로 결정된다. ‘워싱턴 선언’이 사실상 ‘핵 공유’라는 대통령실의 논평에 외신의 평가는 달랐다. 대통령실이 문해력에 문제를 보일 때, 외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청과 한국의 국익을 걱정하는 질문을 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4월 28일 한국 갤럽은 한미 정상회담 중에 조사한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를 발표했다. 방미 전보다 긍정은 1% 내리고 부정은 3% 상승하여 긍정보다 부정이 2배 이상 높다.
‘세계 후회 보고서’에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후회를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저축과 건강, 공부 등 기초문제에 대한 후회, 둘째는 과감함이 부족한 용기 후회, 셋째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도덕적 후회, 넷째가 먼저 마음을 열어주지 못한 가족 간의 연결 후회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자신이 한 잘못된 선택에 대한 평가다. 구조는 단순하다.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되짚어 보라는 신호다. 한 것, 안 한 것 두 가지로 안 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압도적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후회를 남기고, 못하는 사람은 업적을 챙긴다고 했다. 방미 성과는 협치에 답이 있다.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영수 회담을 시도한 적이 없다. 누구 탓할 수 없는 시간이다. 이제부터라도 현실 문제에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한다. 협치만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찾아올 위기에 도전하여 선택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진영을 떠나 의회와 소통하는 초당적 협력을 구해야 하는 시기다. 나만이 겪는 특별한 일이다.
2023년 5월 4일 새전북신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