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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fessor Sunny Aug 27. 2023

운동을 안 해도 괜찮았어

40은 안 되겠어

모든 사람이 하루에 대강 비슷한 양의 칼로리를 이모저모로 소비한다는데, 그것은 오피스 잡을 가지고 책상에 앉아있던, 노마드로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잡아먹으면서 살던, 비슷한 양의 칼로리가 소비된다는 것이다. 


40 즈음부터 내가 운동을 시작해 보니, 내가 왜 예전에 운동을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정확히 깨닫게 된다.


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칼로리양을, 원래 하던 일들 (주업, 육아, 집안일 등등)의 자리에 운동을 집어넣어  분배해서 써야 한다. 그런데 삼천 칼로리 밖에 허용되지 않는 내가, 이전에는 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그 칼로리를 책상머리에 전부 쏟아야 했다면, 이제는 운동을 시작함으로써 어느 정도 다른 것들에 눈 돌릴 여유가 생겼다는 감사한 방증이 아닐까. 


운동을 하는 순간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 “그래, 이렇게 에너지를 운동에 쏟았으면, 나는 이미 오전에 에너지가 방전 됐을 거야”라는 정당화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왔다’라는 패턴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운동 안 하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죄책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내가 그 시간을 지나 40대를 맞아보니, 사실상 자기 삶을 구축해 가는 20대에는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시간상, 체력상으로- ‘운동도 규칙적으로, 자기 일도 완벽하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고 본다. 에너지를 이것저것으로 나눠 쓰기 하기에는 한 사람이 가진 체력은 한계가 있으니까. 


어릴 때는 딱히 운동하지 않아도, 크고 성장하느라, 주어진 칼로리를 다 사용하고,

20대, 30대는 삶을 꾸려 나가느라 , 칼로리를 다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 

40대는 상대적으로 그 칼로리가 남아돌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몸에 남은 칼로리가 혈관 염증, 살, 아니면 예민한 성격을 부리는 (히스테리) 모습으로 사용된단다.   못 생겨지고, 맨날 아프고, 못된 중년이 될 마음의 준비는 아직 안 되었으니, 열심히 에너지를 사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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