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3일 사업자를 확정짓고 황당한 부동산 중개인.
첫번째 관공서 업무를 위해 변호사와 만나 세무서를 다녀왔다. 스페인에서는 사업자번호를 NIF라고 하는데 보통 주한스페인대사관 홈페이지에서도 NIF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승인이 빠르게 되거나 그러진 않아서 난 작년에 직접 현지에 들어와 준비를 했었다. 처음 한국에서 사업자 이름을 짓고 변호사가 세무서에 신청을 한 뒤, 수도인 마드리드에 있는 상업등기소에 온라인으로 이름을 표절하지 못하게 등록을 했다. 그리고 이번 세무서 방문은 사업주 본인이 입국을 했으니 임시사업자를 확정짓겠다는 서명을 위해 들렸다.
세무서 업무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덕에 시간에 맞춰 들어가 번호표를 뽑고 잠시 기다렸더니 금방 호명을 했다. 어떤 업무로 인해 방문을 하는지 예약을 할 때 다 작성을 하기 때문에 별 다른 설명없이 바로 여권으로 본인확인을 하고 서류를 처리 해주셨다. 생각보다 사업자를 보고 비슷한 질문들을 하시는게 있는데 매우 긍정적이라서 사실 즐겁게 답해주고 있다.
-여기 한국인들 이제 별로 없지? 아예 없지?
-중국인들이나 일본인들이 한국식당을 하고 있지?
-너처럼 젊은 한국인들이 많으면 좋겠어. 네가 사업장을 열면 자주가고 친구들에게 소개해줄게.
여러가지 멘트들을 하며 궁금하다고 질문을 쏟아내기도 한다. 분명한건 이 사람들에게 한국사람,한국음식 이 두가지는 확실히 궁금증을 유발하는 "어떤 것"이다. 또 한 가지 확실한건 젊은 한국인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늘 "주목"을 받는건 사실이라는 것. 그러다보니 기대감도 상당히 큰 것 같다.
아무튼 짧게 세무서를 다녀온 뒤, 변호사에게 연락이 왔었던 또 다른 집을 보러 가기로 했다. 가게 자리를 얻고 싶은 시내권에 자리한 아파트였는데 주상복합식의 아파트? 빌라? 암튼 그런식의 건물 2층에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는 방3개짜리 집을 구하기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하던데 다행인건지 뭔지 방이 3개, 욕실 2개, 거실, 주방, 세탁실 등이 나눠져 있는 곳이었는데 너무너무 신기하고 독특했던건 집이 인테리어를 한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온통 오크색 나무로만 되어 있어서 어두웠다. 복도, 주방, 방, 거실 할 것없이 온통 오크색 나무로 된 벽장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벽장안에 온갖 잡동사니가 잔뜩 있었는데 부동산 중개인은 그걸로 집을 꾸며서 사용을 하라고 했다. 황당했지만 알겠다고 답해야지 뭐 어쩌겠는가?
-이 집은 어플에 나와있는 것처럼 계약조건이 동일해요?
-응, 다른건 없어. 나한테 줄 수수료, 보증금 한 달치, 그리고 월세.. 그게 다야.
하도 말이 달라지니까 이젠 처음부터 물어보는게 가장 편하다고 생각할 때쯤... 분명 광고와 동일하다던 중개인 입에서 듣도 보도 못한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11개월치 월세 한번에 완납해.
이건 무슨 인종차별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냥 중개인 마음대로란 말인가? 또한 중개인 수수료는 집주인이 내는거고 세입자에게 받는게 아니라고 스페인 주택법에 명시가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중개인의 대부분이(10명중 7명은 그러더라) 세입자에게도 집주인에게도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아먹으려고 한다. 그러면 양쪽에서 수수료+물건 거래 계약금 해서 회사와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셈. 아!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는 보통 그 집의 월세 한 달치를 요구한다. 만약 2000유로(313만원 정도)가 월세라면 세입자에게도 집주인에게도 양쪽으로 각 2000유로씩 총 4000유로를 받고 거기에 회사에서 영업완료가 된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면 집 하나 계약하는걸로 받지 말아야 하는 사람에게 받는돈까지 2000유로 월세 집 기준 대략 원화 700만원 정도의 수입을 발생시키는 것. 기가막힌다. 그래서 종종 어플을 보면 상세설명에 이렇게 써있다.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는 세입자에게 절대 받지 않습니다.
이런걸로라도 신뢰를 주려고 하는 이들의 노력이다. 아무튼 이렇게 황당한 나무집(?)으로의 이사할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스페인 섬에서 사글세를 만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