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글이 올라오지 않은 지도 벌써 두 달, 세 달이 되었네요.
바쁘신가보다 싶다가도 불현듯 걱정이 되곤 합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어디가 아프신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잠깐씩 스치곤 해요.
우리는 한 번 만난 적도 없고, 따지고 보면 아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예요.
그러고 보면 저도 글쓰는 게 뜸해졌어요.
대부분이 그런 시기를 겪는 것 같아요.
처음엔 '작가'라는 호칭을 붙여준 브런치란 공간에 신이 나서,
그동안 쌓아둔 내 얘기가 폭발하듯 흘러넘쳐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에 감격해서,
뭐라도 쓰고 싶고 어떻게든 쓰고 싶고
누가 뭐래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가.
그러다가 서서히 힘이 빠지는 거죠.
먹여 살릴 식구들에, 넘쳐나는 일거리에, 벌어도 벌어도 모자란 돈에,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꽉 채워 허덕이다 보면
글이 다 뭐야, 글이란 게 뭐야, 뭐가 글이 돼, 글이 뭐가 돼, 하고 점차 멀어지는 거예요.
(물론 그 모든 것을 다 물리치고 매일 글을 쓰시는 대단한 분들도 많지만요.)
저는 아무래도 그러는 중인 것 같아요.
사실 생계와는 별개로 읽고 싶고 쓰고 싶은 마음은 늘 있는데,
읽을 시간도 쓸 시간도 없다는 게 짜증이 나고.
근데 시간이 없다는 건 다 핑계라고 하니까,
핑계만 대는 내가 싫고.
그래서 그냥 생각을 안하려고 하고 있어요.
-나는 아무런 욕구가 없는 인간이다, 매일의 to do list나 잘 지워가며 살자.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중인 거죠.
작가님도 부디 그냥 그런 시기이길 바래요.
뭔가 특별히 안 좋은 일이 있는 게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예요.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본 내용인데요,
다 큰 딸아이가 엄마의 젊은 시절(아가씨였던) 사진을 보며,
엄마는 이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고 물었대요.
그랬더니 엄마가 그랬다네요.
-너를 그리워하고 있었어. 아직 오지 않은 너를 기다렸어.
미래를 그리워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모르는 사람도 그리워하고 기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님의 안부가 궁금하고 작가님의 글이 그리워요.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래요.
p.s.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