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하니까!
지난 9월, 갑작스레, 이유도 모른 채,
심지어 앉아있다가 무릎부상을 당한 이후,
꽤 오랜 시간을 절뚝이고, 지팡이도 짚고,
때로는 울고불고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후 나는 정형외과 물리치료를 한 달가량 받았고,
과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나,
미미한 호전이 있었다.
양 무릎 MRI도 찍어봤으나,
외과적 치료를 요하는 어떠한 구조적 이상도 없음!
으로 결론지어졌다.
(그와중에 무릎 관절경 검사라는 것도 고려해봤다.)
뭔가 포인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자꾸 쉬라 하는데,
몇 달을 쉬어도 나아지지 않았고,
검사상에서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으니,
답답한 맘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책과 유튜브를 뒤져서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법에
대해 공부했고, 운동방법들을 숙지한 뒤
병원 가는 날이 되면 의사 선생님에게
그 운동이 괜찮은지 확인을 받았다.
앞 허벅지 대퇴사두근,
허벅지 안쪽 내전근,
엉덩이 근육 둔근,
종아리근육.
허리 아래 붙은 모든 근육을 키워야 했다.
처음에는 무릎 펴는 동작 하나도
한 번에 10개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라텍스밴드 걸고 20회씩 3세트는
거뜬히 할 만큼 근육이 붙었다.
실내자전거가 있지만,
그보다 더 부담이 적은 소파용 실내자전거를 샀다.
무릎 펴기 운동을 2주 가까이한 후 구입했음에도
10분 이상 타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한 번에 20분 이상씩,
매일 1-2회는 타는 중이다.
이제 재활운동이 가능한 센터를 등록해
꾸준히 운동을 더 해 볼 계획이다.
아직도 쪼그려 앉기,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동작은 불편하고 부담되지만,
감사하게도 하루 5-6 천보 가량 걷기가 가능해지며
대부분의 일상을 되찾게 되었다.
일기를 처음 쓸 때는
당을 줄이는 식단이 시작이었지만,
현재는 단백질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근육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했던 것 같다.
몇 주 전, 유퀴즈에 나온 한 80대 할아버지가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봤다.
내가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면,
웃고 지나쳐 금방 잊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그분이 하신 얘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아직 내 몸은 100% 회복되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고,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작년 연말,
가족들과 모여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일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 개가 있지만 나는 하루 만보!
걷기 가능한 컨디션 만들기를 얘기했다.
나는 올해 안에 이 목표치를 천천히,
단단하게 이루어 갈 것이다.
브런치에 오랜만에 새 글을 써보려고 왔는데,
일기를 갑작스레 중단한 게 마음에 걸려서,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할 것 같아 남겨보는 글이다.
이 글 봐주신 분들,
청룡의 해 모두 건강하시고,
각자의 여의주를 찾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