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2님의 반전
YOU2: 사실 제가 투어가 끝났는데도 지금까지 남은 이유가 있어요.
YOU2님 편안히 얘기해 보세요. 저도 궁금했어요.
YOU2: 저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쫄보예요. 제 일상 속에서는요. 그래서 '윤동주 여행'이란 말에 관심이 생겼어요. 저는 윤동주가 쫄보 쪽인 줄 알았거든요.
YOU2님이 쫄보요?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박식함을 겸비한 인싸인 줄!
YOU1: 저도요!
YOU2: 말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좋아하고, 여럿이 있는 거보다 혼자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자리에 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새로운 캐릭터놀이를 좀 해봤어요.
두둥-, 지금 캐릭터 너무 자연스러워요!
YOU2: 샘이 말하는 High와 Low의 차이가 뭔지 궁금해서예요.
사실 저도 알고 싶었어요.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미셀오바마가 한 이 말을 보통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로 해석해요.
High를 품위 혹은 고상함으로 표현하죠. 그런데 제게는 그 경계가 모호했어요. '품위 있다', '고상하다'는게 무슨 뜻인지 감은 어렴풋이 오지만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우선 인간을 저급과 고급으로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그 기준이 무엇일까? 모호했어요.
'품위 있다'는 말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염미정이 말했던 '추앙'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어요. '추앙 :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 그러나 이것은 단지 루이비통을 입고, 샤넬 백을 든다고 되는 문제는 아닐 거예요. 또 염미정처럼 추앙하라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분명 누군가를 볼 때 자연스럽게 존경이나 우러러보는 마음이 생기게 되면 비로소 그는 진정으로 품위 있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거예요. YOU2님, 윤동주를 어떻게 보셨어요? 품위 있는 사람인가요? 추앙할 만한가요?
YOU2: 윤동주를 저 같은 쫄보로 봤다는 게 민망할 뿐이죠.
그럼 윤동주의 무엇이 그를 높이 우러러보게 만들었어요?
YOU2: 동주는 남들 분위기 맞추느라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쫄보가 아니라는 거요!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단단함이 인상적었어요.
동주덕후 YOU1님은요?
YOU1: 앞뒤가 다르지 않고 순수한 거요. 자신이 갈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렇게 결정한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모습이요. 무엇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착한 마음이 그 선택에 동기가 되었다는 것이 저를 감동시켰어요.
마음씨 고운 삭발머리 동주씨를 보면서
우리가 '품위'를 논할 때
'아름다운 특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를테면, 깨끗함, 정직, 친절 같은 거요.
YOU2: 삭발머리 윤동주라…
저에게 윤동주의 삭발머리는 '신념, 용기, 행동' 상징해요.
YOU2: 갑자기 쫄보의 반대말이 뭔지 궁금해졌어요. 뭔것 같아요?
YOU1: 안쫄보? ㅎㅎ
YOU2: 지금까지 남은 보람이 있어요. 갑자기 '추레한 인간'이고 싶지 않아 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