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홍,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해?"
"음.. 인생이 길이라는데.. 평생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한다는 게 겁이 나."
막 SPM을 끝낸 홍홍의 말이다. SPM은 말레이시아의 수능시험이다. 홍홍은 지금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길목에 서있다. 예상치 못한 진지한 답변에 깜놀!
‘인생이 뜻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이 아이가 벌써 눈치챘나! ’
"그렇겠다. 인생이 길이라고 말하지만 이 '길'이라는 게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여러 길을 동시에 걸을 수도 없잖아."
홍홍의 누나 디아가 내 눈을 쳐다보며 "왜?"
"시간과 공간이라는 물리적 한계 때문이지. 물리적으로 우리 몸이 이 시간, 이 공간, 한 곳 밖에는 있을 수 없으니까!"
그렇다. 수많은 길 중에 하나의 길을 정해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은 겁나는 일이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을 직접 경험하게 될 17살 친구가 나라면? 생각만 해도 살 떨린다. 그런데 그 살 떨리는 일을 '내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라는 기준으로 결정한다.
인생이 여행길이라는데 그럼 인생이 출장이네! 그래서 인생이 피곤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