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마음을 열면
모임에 갈 꽃단장을 했다.
얼굴에 색깔을 입힌다고 생각하고 얼굴을 들이밀지만 손놀림이 항상 서툴다. 어쩌면 화장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도 해본다. 생각뿐이지 어쩌다 하는 화장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할 마음은 결코 없다. 화장할 때마다 서툴다 보니 화장할 때마다 그냥 해보는 생각 일뿐,
배울 마음도 없으면서 반복해서 생각하는 이유는.... 성격.
아무튼 그녀는 바쁘게 화장을 서둘렀다.
오늘 모임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딱히 거절할 다른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해 한해 나이가 자꾸 들어가면서 편하지 않은 자리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이 딱히 그녀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 것이 아닐 텐데 그녀는 왜?
쓸데없이 공허한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아니다 예전부터 그들에게서 그녀는 어떤 이질감을 느꼈다.
그녀는 늘 그 세계와 맞지 않았다.
남편이 더 이상 승진이 되지 않아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아직도 그들과 같이 그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그녀는 아직도 가식에 세월과 보이기 위한 삶에 연연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에겐 남에게 보이는 삶이 중요했고, 남의 이목을 두려워한다고 그녀 나름 생각한다.
그들의 벗겨도 벗겨도 끊임없는 가식은 또 어떠한가...... 아니다 이건 그녀가 너무 선을 넘은 생각인지도 모른다. 그 세계의 윗사람이라 칭하는 나쁜 여자들을 너무 많이 봐서.....
아니다 , 그들이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세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적응하지 못한 그녀를 탓해야 한다.
그녀가 더 가식적이다. 적응하지도 못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 척하고 살아야 했던 많은 날들.... 그들은 적어도 그녀가 볼 땐 인간적이다. 자신이 필요할 땐 징징 울 줄도 알고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받고 주고.... 그녀가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이었다.
그녀는 절대 남에게 도움을 요구하지도 못했고 절대 너희들 도움 없이도 잘 지내고 있다는 얼굴로 잘도 지냈다.
그녀의 그 시절은 항상 명랑했었다. 그녀가 어쩌면 더 가식적이다.
이젠 아주 괜찮은 그녀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을 만나려고 하니 반감이 들었다.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 세계가 그랬던 것뿐인데......
그녀가 본 그들의 잘못이라면 그들이 그 세계에 적응을 잘한 것이고, 오늘 그녀를 모임에 초대한 것뿐인데....
모든 건 처음부터 선입견을 갖고 바라본 시선 때문이리라.
그 이해할 수 없는 상하 관계의 형성에서 잘 지내고 있는 그들을 이상하게 본 내 의식과 눈.
어디서건 진정한 친구와 믿음은 형성되어지는 것이 맞는 것인데..... 그녀는 한동안 그들을 잊고 있었다.
아니, 그녀 기억 저편으로 지웠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 보자.
아니 자신을 좀 더 솔직하게 들여다보자.
그녀가 왜 그들을 부정했는지를......... 처음부터 그녀는 남편이 속해 있는 그 세계가 싫었다.
비굴하게 굽신거리고 거절이 안 되는 그 세계의 사내들이 다 바보 같았고 그 속에 속한 그들이 함께 비굴해 보였다. 오히려 그들은 그녀의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단지 그 못난 사내들과 결혼한 것뿐이고, 그 삶에 열심히 살았던 것이다.(남편들이 못나서 못났다고 표현한 것이 아니다)
우리들 위라고 군림하는 자들에게 NO를 끝까지 외치지 못하고 어느 한순간 YES를 하고 살았던 그녀의 비굴함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고 , 그건 오로지 그들 만이 했던 것처럼 기억하고 싶은 이기적인 못된 마음 때문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들도 다 그녀처럼 상처 입은 피해자들일뿐인데......... 단지 적응한 것과 못한 것의 차이.
화장은 생각보다 잘 되었다.
아무리 봐도 화장은 할수록 짙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손톱을 보니 손톱이 많이 길었다.
손톱 깎을 시간이 없어서 반짝이 매니큐어를 들고 차에 탄다.
비록 요리 솜씨는 없지만, 요리하는 손이라 손톱엔 자주 바르진 않지만 오늘만은 급하게 칠하자... 손톱이 길다. 이상하게 손톱이 빨리 자란다. 깔끔한 척은 하면서 손톱을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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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가지도 말고, 물러서지도 말고, 남 탓하지 말고.....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