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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방인 Dec 16. 2023

이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해외살이

포장이사 따위 없는 셀프이사

먼저 이번 글의 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의 뉴질랜드 살이가 몇 년 차인지 밝혀야 한다. 나는 2019년 3월에 뉴질랜드에 입국해서 글을 쓰는 오늘을 기준으로 1750일 되는 날이며, 만 4년 하고도 9개월이 되었다.


뉴질랜드로 와서 유학생의 신분으로 와서 살다 보니 스튜디오(원룸)는 꿈도 못 꿨다. 또한 뉴질랜드는 주거비용이 꽤 높은 편이라 렌트는 꿈도 못 꾸고, 흔한 거주 형태인 셰어하우스 (플랫)에 들어갔다. 먼저 플랫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쉽게 플랫은 한인 플랫이냐 외국인 플랫이냐로 나눠지며, 방을 혼자 혹은 셰어로 타인과 같이 사용하며 부엌, 거실 주방 그리고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보통 한인플랫은 대부분 기본 가구를 제공해 주며, 공과금이 방세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인 플랫은 가구를 제공해 주는 곳도 있지만 빈방만 제공하는 집이 많으며 공과금은 대부분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1/N을 하는 편이다.


나는 플랫을 찾을 때 기본적으로 ‘침대, 책상, 옷장 그리고 수납공간이 있는 곳’을 찾는다. 언제까지나 살 수 있는 ‘내 공간’이 아니다 보니 늘 ‘이사’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내가 같이 사는 사람들과 맞지 않아서 그 집을 나오는 경우도 있고, 직장 혹은 다른 이유로도 거처를 옮겨야 할 경우가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사가 (물론 힘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포장이사와 용달이사라는 방식이 있어서 내가 ‘직접’ 짐을 차로 옮긴 얘기는 잘 듣지 못했고, 주변에서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국과 같은 편리한 포장이사도 없을뿐더러 짐만 옮겨주는 무빙 서비스가 있지만 시간당 그리고 고용된 인력당 비용이 부과되며 이사 날짜가 주말인지 어느 지역인지에 따라 비용은 쭉쭉 올라간다. 원래는 이번 이사에서는 무빙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비용이 작지 않아서 고민이 되었고 다행히 짐을 미리 가져다 놓을 수 있어서 안 쓰는 짐을 먼저 차고에 옮겨두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이사 당일은 감사하게도 친구가 도와줘서 친구 차와 내 차에 가득 실어서 한 번의 이동으로 짐을 잘 옮겼다. 그렇게 나는 만 5년이 되지 않은 시간 동안 6번의 셀프이사를 해서 7번째 집에 들어온 지 어언 2개월이 되어간다.


전에 살던 집을 나오게 된 이유는 회사와의 거리도 있고, 집이 편한 공간이 아니고 나에게 제일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공간이 되어버려 이사를 강행했고, 몇 달간 집 찾아본 후 지금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이곳은 출퇴근도 차로 15분 내외로 거리도 마음에 들고, 집주인분들도 좋다. 나만 사용하는 작은 부엌, 거실, 넉넉한 옷방과 화장실 그리고 침실이 생겨서 마음이 편하고, 집 안팎으로 있는 작은 고양이 친구들이 나의 작은 친구가 되었다. 집 근처 5분 거리에 참 좋은 공원도 있어서 산책하기에도 참 좋고 집 근처에 쇼핑센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당, 카페, 마트 등 생활이 아주 편리한 동네다. 무엇보다 쉬는 날, 내 작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밖으로 보이는 뷰도 참 마음에 든다.

집에서 5분거리 공원 :)

그래서 나는 지금 이곳에서 가능한, 있을 수 있을 때까지는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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