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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이 Jul 19. 2023

늑대시절

적절한 거리라는 것.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적절한 애정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을 어려워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몇몇 친구들이 나에게는 온 세상이었고, 유치원에 다닐 때에도 단짝이던 언니에게 모든 애정을 쏟았었다. 더 어렸을 때부터는 두 살 터울 여동생을 죽자고 챙겼던 (거의 지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절한 거리라는 것을 몰랐던 걸까. 


다른 사람들이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 때 가지는 마음이 내가 가지는 마음과는 그 온도도, 종류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철썩같이 알고 있던 세상이 일그러지는 순간이었다. 재밌게도 이후 세상을 경험하면서 나의 인류애는 점점 더 뜨거워졌지만 나의 실제 인간관계는 점점 더 시니컬해졌다. 이건 <다른 무엇보다 나를 우선시할 수 있게 된 단단함>일까 아니면 <겁먹고 움츠러들어 뜨겁지 못하게 된 자아>일까.  


지난번에 imprint(각인)에 대해 글을 썼었다. Imprint를 기다리면서도, imprint가 무섭다. 그냥 툭 까놓고 말하자면, 사람한테 정드는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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