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출판 vs 자비출판
새 책이 나오고 한 달 동안은 저자가 가장 바쁜 기간입니다.
책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보통 출간 후 한 달 동안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첫 책인 '오늘도 아픈 그대에게'는 기획출판으로 출판사(북산)를 통해 출간하였고,
신작인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라면서요'는 자비출판으로 부크크를 통해 출간했습니다.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어서, 오늘은 비교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출간을 앞두신 예비 작가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획출판은 출판사에서 제작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제작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자비출판은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저자가 부담합니다.
제작 비용은 크게 디자인비, 등록비, 홍보/판촉비로 나뉩니다.
저는 내부 일러스트와 내부디자인, 교정/교열은 직접 해서 비용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표지는 전문가가 직접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의뢰를 했고 초기 의뢰비 17만원이 들었습니다.
제작된 책을 보니 양 날개 부분에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추가작업을 의뢰했고 4만8천원이 더 들었습니다.
디자인비로 총 21만8천원이 들었습니다.
내부 일러스트나 내부디자인을 전문가에게 맡기면 비용이 더 나와서, 싸게 막았다고 생각합니다.
부크크는 초기 등록비는 없습니다.
하지만 출간된 책을 보다 보면 오탈자나 아쉬운 점들이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이를 교체할 때마다 교체비 5천 원이 부가됩니다.
홍보한 적이 없어서 모르셨겠지만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라면서요'는 전자책도 동시 출간됐습니다!
그래서 파일교체비도 따불로! 1만 원 들었습니다.
자비출판은 홍보도 셀프로 해야 하는데요, SNS도 안 하는 나란 인간... 어떡하지 싶어서
이번 신간 출간과 동시에 사인북 텀블벅을 진행 중입니다. (일주일 남았어요 여러분!)
노트와 엽서 제작에 5만 1천8백 원 들었습니다.
디자인비, 등록비, 홍보비로 총제작에 27만 9천8백 원 든 셈입니다.
기획출판은 뭐 하나 수정할라치면 담당자와 관계자를 거쳐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성격 급한 사람은 숨이 넘어갑니다.
출간합시다 하고 계약서 쓰고 출간될 때까지 저는 1년 정도 걸렸는데, 흡사 데뷔를 앞둔 연습생의 마음이었습니다.
자비출판은 글만 마련되어 있다면 일주일 이내로 포맷팅과 출간이 가능합니다.
입점은 서점마다 차이가 나는데 교보문고가 아직도 승인을 안 해주고 있다는 것은 비밀...
금번 자비출판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이 자율성 때문입니다.
기획출판은 출판사가 제작을 지원하는 방식이므로, 출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고가 수정되고 발전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SM에서 나만 JYP스타일로 데뷔시켜 달라고 우길 수는 없습니다.
현재 내 원고가 마음에 쏙 들어서 수정을 원치 않는다면 자비출판을 권합니다.
또 기획출판은 수익 또한 출판사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수익을 투명하게 알고 기부등의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운용하기는 힘듭니다.
혼자 출판을 해보니 출판사 식구들의 얼굴이 한 명씩 떠오릅니다.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다음 책은 어떻게 출간하고 싶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아마도 기획출판을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매번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수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제작비를 제외하니 아직 신간은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거짓말!!!)
사실 이번글에 수익내역도 공개하려다가... 작가님들의 동심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기부는 하겠다고 너무 크게 써놔서 사비로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비를 들여 실패하는 나, 바보일까요?
아뇨. 도전하지 않았으면 실패도 안 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