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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위티 Oct 17. 2022

결핍의 에너지

결핍이 나에게 주는 교훈

2019년 서울대학교 졸업식 축사로 나선 연사는 "BTS"를 만든 방시혁 대표였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 BTS를 월드스타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는 기존의 틀에 머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향해 도전했고, 본인을 향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부숴버렸다.  


2019년 서울대학교 졸업 축사를 하는 방시혁 대표




그랬던 그가 축사에서 했던 말은 다음과 같다.  


" 저는 별다른 꿈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저를 불행하게 하는 상황과 싸우고, 화를 내고, 분노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이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께 위로와 행복을 드릴 수 있었던 것은 제 꿈이 아니라 제 불만이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했던 한 사람이, 본인을 대단하고 꿈이 있는 야망가로 설명하지 않고 '분노'가 본인을 성장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대단히 놀라운 동시에 솔직한 축사였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방시혁 대표의 축사 전문의 핵심 내용은 이것뿐만 아니라 너무 많아서 다른 포스팅에서 한번 더 다뤄보려고 한다. 정독하실 분들은 추천한다.)






최근까지 나는 나 자신이 이루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항상 비교하고 채찍질하며 우울해했던 사람이었다. 어느샌가 채워지지 않는 결핍은 항상 나를 힘들게 했고, 그러한 결핍은 때로는 내면의 엄청난 분노를 불러왔다. '왜 나는 지금 잘 나가고 있는 남들처럼 살고 있지 못할까, 왜 나는 공부를 한다고만 마음먹고 제대로 된 결과물을 못 내고 있는 것 같을까, 남들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럴까... 나는 군인이라서 겸직도 못하고 서울에서 누리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 등 여러 가지 피해의식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그런 결핍감을 느끼는 내 마음이 너무나도 하찮고 작게 느껴졌다.



이러한 마음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친한 사람들의 행복과 성공이 과거에 나에게는 행복감을 가져다주었지만, 어느샌가부터 나에게 불안감과 질투심을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된 후부터였다. 과거의 나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잘되면 진심을 다해서 축하해줬는데, 점점 마음의 그릇이 작아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나를 오랫동안 봐왔던 친구에게 말했고, 그 친구는 나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 난 너와 오랜 관계를 유지하면서 네가 간혹 가다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고 나면, 그렇게 말한 이후로 오히려 더 열심히 살고 있는 너를 봤던 것 같아. 내가 보기엔 네가 느꼈던 결핍의 감정들이 네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기 직전에 항상 느꼈던 신호 같아. 예전에 기억나? 네가 맨날 노는 애들하고 재밌게 놀다 보면 너는 공부도, 노는 것도 1등은 아닌 것 같다고 결핍을 느꼈었지. 그 이후에 너는 6개월 동안 쥐 죽은 듯이 공부를 하다가 전교 20등 안에 들었잖아. 사관학교 때는 너는 너를 제외하고 모두가 잘 뛰는 것 같다고 풀이 죽어있었어. 선배들이 너 달리기 못한다고 맨날 욕했다고 했잖아. 낙오될 때마다 패배감이 든다고. 그 이후에 너는 너 스스로가 달리기를 못해서 너무 부끄럽다고 하고, 그 이후로 겨울에도 혼자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나중에는 여군 후배 총도 대신 들어줄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되었잖아. "



그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더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업무와 일에 몰두했고, 나 자신의 목표를 세워서 열심히 살고 있었던 때는 나 자신이 결핍을 느꼈던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것도, 나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한 것도, 지금 느끼는 무기력함과 결핍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는 내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다. 내가 정말 힘들고, 부족함을 느끼고, 결핍을 느꼈던 그 시기.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에 몸부림칠 때 나는 성장에 대한 의지를 느끼고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 느끼는 결핍감 또한, 나에게 어떠한 설레는 미래와 변화를 가져다줄지, 기대해보기로 했다.


* 방시혁 대표 졸업 축사 전문

https://naver.me/57p2vE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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