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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위티 Oct 17. 2022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을 즐기는 것

 

왜 공부해요?
왜 열심히 일해요?
왜 열심히 살아요?
왜 돈을 벌고 싶어요?

"행복해지고 싶어서요"

그렇다면, 공부를 잘하고, 열심히 살고,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최근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인생은 끊임없는 목표 설정과 퀘스트 깨기의 연속이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면 잠시 동안 행복했다가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목표에 몰두하여 - 다시 새로운 목표 달성까지. 이렇게 살아온 삶의 방식은 여태까지는 나에게 꽤 많은 성과들을 가져다주었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가 나의 생각이다.

최근에 글쓰기를 시작하고, 독서를 시작하며,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나 자신이 쓰고자 하는 다양한 '역할'들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하고자 했다. 시끌벅적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보내는 현재 나의 일상은 모두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느 날, 점심을 먹으려고 차를 운전해서 바닷가를 달리는데 출근길마다 지나가는 바닷가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소리와 함께 은은하게 전해지는 겨울 바다 향기가 나를 행복하게 했다. 퇴근 후 아무 생각 없이 방문한 카페의 휘낭시에가 너무 맛있어서 행복했고,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페에서 문득 행복감을 느꼈다. 한 주동안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을 줌 회의를 통해 친한 지인들과 독서 토론하고,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행복했고, 겨울을 맞이하여 빨았던 구스 이불에서 폭신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어 이불에 파묻히며 행복했다.

일상 속 행복 찾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설적이게도 행복을 의식하지 않을 때 행복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행복 자체를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행복해하는 것, 즐거운 것, 본인의 가치관과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과정, 현재를 그 자체로 즐기고 있을 때 행복은 바로 우리의 삶이 되는 것이 아닐까?

삶을 살아가다 보면, '이것만 하면, 행복해질 것이야.' '이것만 참으면, 거의 다 끝나가니까 더 행복해지겠지?'라고 생각하게 될 때가 많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의 행복을 갈아 넣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하루하루는 지옥 같다고 생각해도, 미래를 생각하면서 꾹꾹 참았다. 하지만 그 전제가 틀렸다는 생각을 요즈음에 새롭게 한다. 오늘 하루를 수많은 행복의 경험들로 채우면 그게 바로 행복한 하루인 것이지, '열심히 살아서' 행복에 닿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이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음식들을 먹고, 어떠한 목표를 매번 이루면서 살아가는 파이팅 넘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를 둘러보지 않고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목표가 이뤄지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동기 부여하기 시작한다. 그러한 삶의 태도도 정말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어떨 때 행복한지 알아차리고, 그것에 대한 관심과 경험치를 쌓아가는 것, 지금 느끼는 행복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뒤로 미루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도 글을 쓰면서 마시는 차 한잔과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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