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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위티 Oct 28. 2022

나의 물욕이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 (4)

돈을 써도 불행했던 이유

내가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상담관 님의 말씀에 따르면 사람들이 상담을 받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본인의 가치관과 관련된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았을 때, 번째는 내가 사랑을 받고자 하는 방법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이다. 두 가지 모두 상당히 추상적이고 다루는 범위가 크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뿌리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감정은 굉장히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이 해소가 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 발현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화로 발현될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잠, 자해, 충동적인 행동 등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장교인 나는 화를 분출할 수도 없었으며, 힘들다고 진지하게 말하면 개인 신상기록부에 안 좋게 써질 것 같아서 꾹꾹 참기만 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그러한 욕구와 감정의 배출 수단은 충동적인 소비였다. 그렇지만 충동적인 소비는 이후에 내가 더 우울해지는 결과를 자초하였다.


내가 후에 되돌아봤을 때 나의 소비가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앞서 설명했던 가치관과 사랑받는 방법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다.


" 저도 이게 그렇게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사는 건 아닌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계속 무언가를 사고 있어요."


충동적인 소비로 우울함을 토로하던 그날, 상담관께서 상담이 끝나고 그날의 숙제로

"만약 군인이 안되었으면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은지" , "이상적인 상태의 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은지"를 내주셨다.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당최 이것이 나의 소비습관과 무슨 연관이 있을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숙제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직업을 가지고 (내가 생각한 방향은 안정성과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직이어서 변호사였다.) 힘든 사람들과 내 주변에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과 포용력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이상적인 나 또한 돈도 많이 벌어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내가 가진 것들을 베풀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나를 통해 좀 더 행복해하는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원래는 이렇게 나의 가치관에 대해 바로 생각해보기가 어려웠지만 힘든 시기를 거쳐보니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진정으로 행복하다. 그리고 그러한 인연으로부터 진심 어린 응원과 인정, 격려를 받았을 때 행복하다.  그러한 관계에서 나도 동시에 배우고, 서로 좋은 자극을 서로 주고받을 때 진정으로 뿌듯하다.


내가 좋은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도, 사람들과 오마카세를 즐겼던 것 모두 나의 가치관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만나는 인연들 중에서는 좋은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었으며 내가 원하는 진정 어린 관계는 될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외로워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 관계에 기대를 갖고 지향점을 갖게 된 순간부터 그 관계에 현타와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예정된 결과였다.


명품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명품을 소비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인정을 해주지는 않는다. 나의 인정 욕은 잘못된 사람을 향해서 가 있었다. 내가 많은 명품들을 살 수록, 내 주변에는 명품이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항상 주변에 나타났다. 내가 나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했던 행동들은 전혀 나의 가치관과 내가 사랑받고자 하는 방식을 존중한 결과가 아니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글을 읽으면서 내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것이 충족된 상태일지, 나의 가치관과 사랑받고자 하는 방법이 어떤 것일지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무엇이 충족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나의 결핍을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바라보게 되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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