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니마을 Sep 21. 2021

여행에서 잘 사는 작은 팁

뉴질랜드 오크랜드 입성

여행길에서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다.

숙소가 정해지면 근처를 돌아보면서 시장이나 마트를 찾는 일이다.

당연히 먹거리 장만을 위해서이다.

특히 여행 중에 지치기 쉽거나 소홀히 할 수 있는 건강의 보호를 위해서도 있지만

그 지역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일찍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여 시내로 오는 airbus를 탔다.

매표소에 가니 편도 16 NZ 달러, 왕복에 28달러다.

일단 왕복 티켓을 사고 숙소(시내 Qeens st.)를 알려주니 1번이나 5번을 버스를

타서 Stop 3에 내리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으나 40대 후반은 되었을 법하다.

선천적이지 않더라도 그 나이가 되면 타인에 대해 조금 너그러워질 나이이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조금 지나서 보니 Auckland 20 km란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25 km이다.

퀸즈 거리 3번 정거장에 내리니 시간상 너무 애매하다.

보통 호텔의 체크인이 2시 이후에 하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아침 같지도 않은 아침을 먹은 탓인지 배가 고프다.

주변을 돌아보니 눈에 익은 간판이 보인다. 스타벅스다.

자세히 보니 레스토랑이라는 글자도 같이 보인다.

'응 먹을 게 있나 보네'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샌드위치와 빵 종류가 눈에 들어온다.

주변에 오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Auckland)가 있어서인지 젊은 친구들이 점심을 가볍게

해결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만만한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갑자기 금발의 아가씨가

"Your name?"

뜬금없는 질문에 멀뚱히 쳐다보니 아가씨도 당황했는지 나중에 커피 되면 이름을 부른단다.

드르륵거리는 신호 접시에 익숙해졌거나 몇 번 손님이라고 부르는데 익숙해져서

순간 당황한 것이다. 훨씬 인간적이지 않는가?

샌드위치 한입과 커피 한 모금.

아, 이게 신고식인가 보다. 확실히 다르다.

가족들 단체 카톡방에서 투덜거리자 넋을 놓고 쉬고 있는 큰애가

스타벅스 특유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스위터를 넣어란다.

한국에서 카푸치노에 설탕을 넣은 적이 있던가?

그런데 시든 채소가 뭉개져 들어간 짠 샌드위치는 생계용이라 어쩔 수 없이

커피로 희석시키며 먹을 수밖에.


호텔 카운터에 체크인 여부를 물었다.

성이 "LEE"라는 것만 보고 다른 한국 아가씨 예약 카드를 준다.

아, 이 친구들은 한국에 얼마나 많은 LEE가 있는 줄 모른다.

우연히 또 다른 LEE가 있었네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 얼마나 많은 이씨가 있는지 설명하려는데,

벌써 딴 일을 하느라 돌아섰다. 음, 다음에 Kim씨를 만나보면 알려나......

청소가 끝나지 않았다고 돌아다니다 올래 하고 묻는다.

그럴 힘이 없다. 소파에 앉아 쪽잠을 청했다.

방에 올라와 밀린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훤하다.

여긴 여름이지 참. 그런데 날씨는 봄 날씨 같다.

아침에 한국에서 입고 온 겨울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는데도 더운 줄 모르겠다.

거리에 복장도 다양하다. 대체적으로 분류를 하자면

뚱뚱한 사람들은 대체로 반팔, 날씬한 사람은 젊고 백인이나 폴리네시안계는

반팔, 동양계는 주로 긴팔이다.

시가지 내에 타워 주변에 대형마트, 중국, 타이, 인도 식당이 있고 한국 마트도 있다.

여기저기 술가게 Liqueur도 눈에 보인다.

한국 식당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숙소에 간단히 데워 먹는 시설이 있는지라 나 홀로 식사보다는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

밥, 마늘빵, 칩, 포도, 키위, 토마토, 김, 카레, 물

전투식량이다.

연방국가들의 특징이 술가게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안된다.

그런데 큰 슈퍼에 와안 코너가 따로 있다.

과일이 자급자족이 될 줄 알았는데 인근 호주,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들어온 것들도 많이 보인다. 심지어 키위까지.

키위 더미에서 한켠을 자리 잡고 있는 뉴질랜드산 코너를 보면서

뉴질랜드도 세태의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2014년 오크랜드 단상 메모]


<어딘가에 글 조각이 먼지에 쌓여 있다. 벌써 7년이 지난 메모다.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날들을 위로하며 다시 올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은 기다림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