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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lab Jun 12. 2022

#125 스타트업 경영 수업

권도균 저 


#125 스타트업 경영 수업 

- 권도균 지음 






이렇듯 경영은 다 망해가는 회사를 회생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잘 나가던 기업을 하루아침에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기업의 발전과 성장은 오로지 경영의 소산이다. 기업의 진짜 문제는 '경영'에 있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이며, 좋은 경영은 경제적인 발전은 물론 사회적인 화합까지 가져온다."고 했다. 



경영은 지식에 기반을 두지만 근원적으로 '지혜'이다. 지혜는 경험의 산물이다. 운동능력과 의사결정을 제어하는 반사 신경과 비슷하게 책이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습득하고 누적되는 속성을 가진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열고 싶은가? 좋은 회사를 넘어 위대한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그러려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경영을 배우자. 



21년간 창업을 경험하고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영을 가르치는 스티브 블랭크 교수는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작은 모형이 아니다.'라며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영학 이론들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부분 대기업을 위한 것이고 스타트업을 위한 경영 이론은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스티브 블랭크 교수의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를 들어 보자. "스타트업은 탐색을 위한 임시적인 조직이다."  여기서 탐색이란 바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 과정을 말한다. 많은 창업가들이 제품 개발 능력, 창업경진대회 입상, 언론의 조명, 공공기관의 인증을 받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의 검증 과정으로 자주 오해한다. 고객을 많이 모으거나, 영업을 통해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이를 성공으로 오해한다. 진짜 사업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들은 소위 '뒷걸음질'도 끈기있게 잘했다. 그들은 예기치 못한 시장 반응에 기민하게 움직여 그 의미를 이해했고, 그래서 소비자 니즈에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잡은 쥐'를 잘 요리해서 성공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낸 경영을 했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그 우연처럼 보이는 활동의 성공률을 높이는 과학적 방법과 그에 대한 연구이다. 땅굴을 찾기 위해 혹은 유전을 찾기 위해 신중하고 꼼꼼히 땅속에 탐침을 박으면서 탐색하는 과정과 같다. 



에릭 리스는 <린스타트업>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지루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스타트업 성공은 좋은 유전자의 결과나 시기, 장소 때문이 아니었다. 올바른 프로세스를 따름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배울 수 있는 것이고, 다르게 표현하자면 가르쳐줄 수 있다는 말이다." 








스티브 블랭크 교수는 린스타트업의 원리를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창업가 스스로가 가진 것은 '실험해본 적 없는 가설'뿐이라는 것을 발아들이고 제품이나 사업계획서를 만들기보다 자신의 사업의 가설이 무엇인지를 먼저 규정한다. 둘째, 사무실에 앉아서 탁상공론하지 말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 잠재 고객을 만나서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 즉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을 한다. 셋째, 애자일 개발 방식을 따라 MVP(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 이를 통해 고객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며 배우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앨리스테어 크롤과 벤저민 요스코비츠는 <린 분석>에서 스타트업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만들지 알아내기 위해 도구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만들지 확인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관점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파괴는 당장의 단기적인 희생을 요구하지만 더 큰 시장이 주는 보상을 장기적으로 누릴 기회를 획득하는 창조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당장의 단기적인 희생을 감수하지 못하는 대기업은 항상 혁신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고, 억지로 시장을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며 욕을 먹는다. 



사업과 고객에 대해 성급히 예단하지 마라. 성급히 쉬운 해석으로 추론하려 하지도 마라. 쉬운 답을 취하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겠지만 그 너머에는 오류의 절벽이 기다린다. 질문 자체를 계속 붙잡아라. 미해결 상태의 불안을 견뎌라. 개똥철학으로 아는 척하며 고객의 생각과 상황을 미리 재단해서 요리하지 마라. 설익은 과일을 미리 따면 먹지도 못하고 익지도 못하게 만든다. 



창업자의 엑시트는 단지 회사의 주식을 팔아 개인이 큰돈을 버는 것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자산을 비축하는 과정이다. 두 가지 자산이 이 사회에 비축된다. 하나는 엑시트 한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이다. 더 이상 회사에 매여 있지 않고, 더 이상 개인과 주주와 회사의 이익에만 매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경영자들이 사회에 축적된다. 그들의 경영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열정이 자유롭게 사회에 기여할 준비가 된다. 또 하나는 엑시트 한 돈이다. 이 돈 역시 다른 어떤 돈보다 자유로운 돈이다. 



우리는 경험한 후에야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창업의 목적을 경험이라고 할 때, 그 경험을 통해 처음 알게 되는 것은 '세상은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 빈틈이 없다는 것, 내 능력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동안 큰소리치던 것이 착각이라는 것, 무림에는 감춰진 고수가 많다는 것' 등등이다. 



오랜 직장 생활을 한 사람들은 전문성이 높을 것처럼 보이지만 들어내 놓고 보면 그 전문성이라는 것은 알량한 지식이거나 틀린 속설에 불과한 것들도 많다. 그냥 그 세계에서 흘러 다니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이다. 



창업하는 순간의 계기도 중요하다. 그러나 창업 이전 5~10년 동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얼마나 집중했으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시도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 상당 기간의 경험으로 축적한 그 분야의 시장과 제품과 고객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다. 



진짜 큰 기회를 찾는다면 트렌드로부터 가능하면 멀리 떨어져라. 트렌드와 타이밍을 논하는 디지털 점쟁이들의 말을 믿지 말라.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준비되었느냐가 더 중요하고 거기가 출발점이다. 



유행에 편승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 유행은 왔다가 가고 또 온다. 유행은 단지 사람들의 가십 거리일 뿐이다. 사람들의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넘치는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 뭔가 해볼 수 있는 길이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고객 친화적인 시스템은 한 번의 구상과 설계와 개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사용하는 과정을 관찰, 측정하고 분석해 개선하는 수년간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개선의 과정도 빠르게 의사소통하며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시의적절해야 한다. 



사람은 다 자기만의 세계관에 근거한 생각과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경험과 가치관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향도 다르다. 공동창업자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은 원래 함께하면 서로에게 힘든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기 상황을 맞거나 이해관계가 얽히면 본성이 가감 없이 드러나면서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 결국 창업가 CEO의 철학과 장점을 살려서 경영을 해야 한다. 




진정한 사업은 이타주의에 기반한다. 사업은 이웃의 필요와 고통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구체적인 것을 시도하는 것이 사업이다. 그 결과 이웃의 필요와 고통은 해결된다. 이것이 바로 이타주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실리콘밸리 최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의 CEO 샘 알트만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훌륭한 기업은 항상 사명 중심적입니다. 회사가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 큰 조직이 한 곳을 향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또 훌륭한 설립 철학 없이 기업의 사명은 생기지 않습니다." 



기업가의 네 가지 특징 : 낙관주의, 주도성, 책임감, 결과 중심적 사고 ... 나는 기업가 정신의 요소를 들라고 한다면 현상보다 가치관 혹은 사고방식으로 정의하고 싶다. 낙관주의, 주도성, 책임감 그리고 결과중심적 사고 등 네 가지 특징을 주목해볼 수 있겠다. 



기업가는 행동하는 사람이고 행동의 결과를 손에 넣어야만 만족하는 사람이다.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경영자는 어떤 결정, 어떠한 행동의 경우도 사업의 경제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경영자는 자신의 사업에서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와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업 활동에는 종업원의 행복과 사회복지, 문화의 공헌이란 비경제적인 성과도 물론 있다. 그러나 사업이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없으면 그것은 경영자에게는 치명적인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다. 경영은 언제나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 사이에 균형을 이루면서 항상 장기적인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단기적으로도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을 이뤄내는 실행력이 창업을 성공으로 이끈다. 



대부분의 번쩍이는 아이디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잘 모르는 분야의 것들이다. 책이나 TV를 통해 알게 된 피상적인 지식에서 움트고 나온다. 잘 모를수록 만만해 보이는 반면 그 분야에서 오래 일해서 정통할수록 아이디어는 멋지지만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처럼 보이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다. 



특정한 고객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라고 반복해서 이야기를 해도 그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단지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플랫폼을 만들면 사람들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거나, 기계적인 알고리즘으로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맞추고 서비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플랫폼이라는 개념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그것이 저절로 살아 있는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속는 함정이다. 




쉬운 답에 만족하며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 창업가의 중요한 자질이다. 고객은 솔직하거나 논리적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자신의 필요와 고통을 여러 경로를 통해 표현하고 호소하고 말한다. 빌 게이츠는 이렇게 강조했다. "가장 큰 불만을 가진 고객은 가장 위대한 배움의 원천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창업자들은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가'라고 질문하지 말고 '우리의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자사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와 유사한 것을 제공하는 제품은 이미 많다. 춘향이 이 도령을 기다리듯이, 잠재 고객은 자사 제품의 등장을 정절을 지키며 기다리지 않는다. 이미 그들은 필요와 욕구를 어디에선가 해소하고 있다. 그들이 어디서 그 욕망을 해소하는지 알아야 한다. 



가설의 삼단 논리 비약을 스타트업의 숙제로 다시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왜 고객이 이것을 좋아해야만 할까? 왜 기존 회사는 그것을 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가?' 세 가지 질문으로 만들어 앞으로 6개월, 1년 동안 숙제로 삼고 풀어야 한다. 



품위와 같은 가치 요소들도 가만히 살펴보면 품위 있어 보일 것이라는 상상이 바로 진짜 가치 요소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현실의 겉모습 너머 더 깊은 곳에 뿌리내린 가치를 판단하는 날카로운 눈을 뜨자. 



제품의 개발보다 측정이 우선이다. 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잠재 고객과 만나고 통화하면서 가설과의 격차를 확인하는 측정이 시작된다. 상상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현실 세계의 틈새가 얼마나 좁은지 똑바로 직시하고 나아가라. 



스타트업의 설득력은 멋진 디자인의 완성된 제품이나 홈페이지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 자체에 있다. 질문은 가설이다. 좋은 질문은 해부의 가설이 무엇인지 그 가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정의해서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답안지와 같다. 



사업이 힘들고 고통스럽긴 하지만 성공을 만드는 진정한 힘은 고객 가치의 물 흐름이다. 물 흐름은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 사이의 이동이다. 고객의 불편, 고통과 편리함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다. 비용이 높은 곳과 낮은 곳 사이의 낙차다. 더 빠르거나 더 느린 것과 같은 시간의 차이다. 이들 격차로 인해 물이 흐른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은 비싼 것을 더 싸게 만들거나,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만들면 물은 저절로 흐른다는 말이다. 



사업이라는 단어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을 상상하는 것은 오히려 오해를 조장한다. 스타트업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준비하는 활동을 한다. '사업'과 '사업의 준비'는 완전히 다른 활동이고 다른 결과를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용어는 '계획' 혹은 '기획'이 아니라 '탐색'이다. 접근 방법도 '문서 작성'보다는 '가설 검증'이 더 적합하다. 책상에 앉아서 토론하고 자료를 찾고 문서 작성하는 것보다, 문밖으로 나가서 잠재고객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잠재 고객의 생각을 확인하는 활동을 통해 얻은 숫자와 배움에서 누적된 지혜가 더 중요하다. 


피칭 덱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 먼저 '무엇을 왜 하려고 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거기에는 고객과 시장의 필요와 문제 그리고 해결책이 포함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업의 가설이다. 이 가설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어떤 게임 프로그래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좋은 기획서는 형용사가 없다. 사실이다. 형용사는 실무 개발자를 혼동으로 빠뜨리고, 수많은 똥개 훈련으로 개발자를 지치게 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기획서에는 형용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모든 형용사를 구체적인 숫자, 스케치, 스크린샷, 동영상, 도표로 전환해야 한다." 



사업계획서에 자주 사용되는 형용사 또는 부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효율적인, 열심히, 합리적인, 혁신적인, 더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고객이 만족하는, 신뢰할 만한, 가치 있는, 최적화된, 의미 있는, 전문적인, 우수한, 효과적인, 싸고 좋은, 실질적인, 차별화된, 뛰어난, 창의적인 더 좋은, 열정적인, 제대로 된, 쉽고 편한, 맞춤형인, 취향에 맞는' 등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런 형용사들은 창업가들의 글과 입이 아니라 고객의 입에서 나올 때만이 진정한 가치가 살아난다. 사업계획서에서 형용사를 다 제거하고 다시 읽어보자. 핵심 뼈대가 있는가? 




기업가는 미래를 예측해 베팅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의 실행으로 미래를 바꾸는 사람이다. 전략계획은 미래에 실행할 일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게으른 회피'를 멋지게 포장한다. 전략계획의 중요한 조건은 바로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늘 할 일'을 '지금 결정'하고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혁신은 무엇(What)에 대한 혁신이 아닙니다. 혁신의 90퍼센트는 어떻게(How)에 대한 혁신입니다. 내가 전에 했던 일을 전보다 낫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이 혁신가입니다. 인터넷의 앞선 트렌드를 아는 것, 다 필요 없습니다. 내가 맡고 있는 일에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확실히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에 부합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해 실행하는 것, 거기서 회사의 승부가 가려집니다." 2010년 초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한 말이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쉽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건 아니건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만들면 된다. 오히려 기존에 고착된 것을 고객의 필요에 따라 더 낫게 개선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다. 혁신은 지금 안 되는 것을 되도록 하는 것이긴 한데, 현재와 동떨어진 점프가 아닌 현재와 연결된 변곡점을 만드는 활동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관습의 중력에 저항하고, 그 어떤 것도 당연시 여기지 않으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작은 개선을 꾸준히 추구하며,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혁신을 이뤄 왔다. 









적합한 팀이란 고정적이지 않고 회사의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노선버스를 탄 승객 비유로 설명하기도 한다. 다른 목적지로 가는 버스를 탔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운전기사와의 의리를 생각하며 종점까지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빨리 실패하고, 빨리 흩어지고, 빨리 다시 모이는 곳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임시적인 조직이라고 앞에서 이야기했다. 



협상 준비의 세 번째 요소는 '딜 브레이크(deal break)' 조건을 확정하는 것이다. 제휴 혹은 투자 유치를 정말 하고 싶다 하더라도 특정한 조건을 얻지 못하면 제휴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경우가 있다. 가격의 상한선 혹은 하한선, 영업권의 보장이나 기간, 판매하는 제품의 브랜드 혹은 저작권 등등의 다양한 조건이 있다. 



모든 협상 준비에 있어서 첫째로 큰 힘은 '안 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이다. 이 협상을 꼭 해야만 하거나, 꼭 하고 싶은 상태에서 협상에 들어가면 백전백패일 뿐 아니라 원래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꼭 해야만 하는 속마음'이 노출되는 순간 그 게임은 장기로 비유한 차, 포를 떼고 게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협상 준비에 있어서 두 번째로 중요한 준비는 이번 협상이 안 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안'은 협상을 깨트리고 다른 결정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안이 단단할수록 이번 협상을 성사시키도록 촉진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한다. 



가이 가와사키는 <당신의 기업을 시작하라>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금 하려는 일이 얼마나 방대한지 모른다면 아직 사업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 사업의 전정기관인 현실감각이 개발되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사업 시장과 고객을 분석해서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점이 될 때까지 나누고, 그 하나의 점이 된 문제에 집중한 날카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라. 경영학 용어로 이를 '시장세분화'라 한다.


 

스타트업들은 어쨌거나 작게 유지하라, 날카로워라. 작으면 절대 안 망한다. 작을수록 날카롭다. 날카로우면 큰 놈을 이긴다. 그리고 하나만 집중하라. 한 놈만 패라! 깐 데 또 까라. 그러면 승리한다. 



스타트업 마케팅을 슬로모션으로 한번 살펴보자. 첫 단계는 '노출'이다. 노출해야 고객이 인지(awareness)할 수 있다. ... 두 번째 단계는 고객의 '관심'이다. 노출된 제품, 사실 '가치 제안'이라는 낚시는 대부분 무시된다. ... 세 번째 단계는 고객의 '반응(engagement)'인데, 웹이나 모바일에서는 '클릭' 혹은 '터치' 혹은 '좋아요' 등이 해당된다. ... 마지막은 고객의 '행동(action, convrsion)을 유발'하는 단계이다. ... 노출-관심-반응-행동 유발에 이르는 통로(pipeline)를 설계해 만들고 관찰하고 또 관찰하라. 끊임없이 수정하며 관찰하라.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잘 안 되는 이유가 디자인이나 기능이나 홍보, 이벤트의 부족, 제품의 기능이 미비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래서 엉뚱한 일을 열심히 한다. 디자인과 기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CEO의 관심, 즉 사랑과 정싱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면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규모와 효율을 추구하느라 잃어버린 고객 만족을 다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혁신의 원천이다. 즉 성장과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과 고객 만족 경영의 대결 구도에서 고객 만족 경영이 이기는 현상이 바로 오늘날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을 이기는 힘이다. 



쿠폰과 포인트는 유행처럼 쓰는 전략이 아니다. 선심성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모든 분야에 다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고객의 가격 민감 정도에 따라 실행하는 가격 전략 중 하나다. 



잭 웰치가 경영하던 GE의 열차 사업부는 차량 가격을 가지고 씨름하지 않았다. 고객인 철도 회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싸고 좋은 차량이 아니라, 중단 없는 열차 운행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차량을 판매하는 것보다 운행 중단 감소 방안과 이를 연동시킨 가격을 제시했다. 차량에 가격을 매겨 팔지 않았다. 차량을 제공하고 활용하긴 했지만 이들이 판매하고 가격을 매긴 것은 열차 운행 그 자체였다. 결과적으로 더 큰 이익을 내면서도 고객을 만족시켰다. 









면접 팁을 하나 더 이야기한다면 응시자가 종사했던 이전 직장의 사업 분야에 대해 배우고 교육받는다는 자세로 질문해보라. 그의 전문성과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과거 여러 곳에서 창업가들에게 "남이 내 돈 안 벌어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고 자주 이야기했지만 이번에는 '내 돈 벌어줄 남을 잘 모시는 것이 좋은 경영'이라고 말하고 싶다. 


GE의 회상인 잭 웰치에게 '면접 볼 때 하나만 질문해야 한다면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왜 이전 직장을 그만두었는가?'였다. 그 질문의 답을 파고 또 파고 또 질문하면 그의 직장윤리, 능력, 지혜, 시장에 대한 안목 등 모든 것이 다 나온다고 했다. 



스타트업 대부분은 대포가 하나인 회사로 시작해서, 대포가 두 개인 회사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두 배나 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죠. 세 개가 되면 훌륭합니다. 네 개가 되면 끝내주죠. 이런 대포들을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러니 만약에 이분들을 찾아낸다면 지분을 아주 많이 주시고, 승진시켜주시고, 매주 저녁을 사주세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대체할 수가 없어요. 



중간 관리자의 역할은 의무로 재정의해야 한다. 중간 관리자의 업무는 항상 자신의 상급자의 목표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상향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조직에는 상사가 필요하지만 '상사의 지시 사항'만 없어지면 장담하건대 조직은 생산성이 두 배가 된다. 상사로 하여금 평가만 하게 하고, 요청이 있는 경우 지원만 하게 하고, '상사의 지시'를 금지시키면 조직은 정말 잘 돌아갈 것이다. 이런 방식의 조직에서 가장 갑갑해할 사람은 권위적이고 무능한 CEO이리라. 



경력자를 채용할 때 많이 아는 척하는 사람보다 겸손한 사람을 채용하라. 이미 많이 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할 준비가 안된 사람이다. 경력자의 채용은 회사의 대들보를 세우는 일이니만큼 더욱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회사의 북극성은 보통 정말 심플합니다. 저는 많은 회사들과 대화를 나누어봤는데, 자기가 하는 일들을 정말 어렵게 보이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친구가 올린 페이스북의 사진을 처음 보는 순간은 정말 단순하죠. '오! 이 사이트가 무엇을 하는 사이트인지 바로 알았어.' 하죠. 



핵심을 아는 CEO는 정말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간단한 북극성을 찾아 조직에게 알려주고 그 북극성을 기준으로 모든 일을 하도록 정렬시킨다.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첫걸음이다. 이것을 <린 분석>에서는 OMTM(One  Matric That Matters, 하나의 핵심 지표)라고 부른다. 




당신은 상대방의 생각에 눈치를 보며 입장을 조율해 말하는 사람인가? 고객의 상황에 맞춰야 하는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면 원만한 관계를 맺는 효과적인 장점이 된다. 상사의 의중에 맞춰야 하는 직장인으로서는 좋은 처세술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곳에서 큰 사고를 잉태하는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좋은 리더와 참모는 필요할 때 분명하고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 그런 직설적인 이야기를 수용하는 문화를 심어야 한다. 




회사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필요하다.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잘하는 '연장선의 능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이미 하고 있는 일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변곡점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의 생각까지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지 알게 된다. 더 높은 경지가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 있어서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관리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뛰어난 실행가는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자발성의 힘을 믿는 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경영의 모험이다. 



수평적인 조직이란 직급 없이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립된 업무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CEO의 착각 첫 번째는 바로 사업과 고객에 대해 자신이 뭔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 이벤트나, 제삼자로부터 전해 들은 한두 번의 예외적인 사례로 고객을 알았다고 오해한다. 



조금 성장한 스타트업의 CEO는 점점 자신이 하는 말이 현실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말하는 경향이 생긴다. 뭐든지 말만 하면 다른 사람 혹은 조직을 통해 그 말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 꿈 깨기를 바란다. 아직 대기업 회장이 된 것이 아니다. 말로 남에게 일을 시키는 버릇은 전염성이 강해 조만간 조직의 모든 중간관리자들도 따라 할 것이고 조직에는 지시와 보고가 넘치게 될 것이다. ... 조직이 커질수록 '말하고 지시하는 것'이 CEO의 주된 역할이 아니라,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보조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어야 한다. 



이런 조직에서 CEO들이 잘 빠지는 착각 세 번째는 '시간 쓰지 말고 간단하게 검토하라'며 업무 지시를 하면 임원과 직원들이 진짜 자투리 시간에 간단하게 그 일을 완수할 것으로 착각한다. 이 '간단한 검토'에 '사장님 지시 사항' 딱지가 붙어서 회사의 핵심 업무를 중단시키며 조직 하부로 흘러들어 가면서 진행된다는 사실은 모른다. 



간단히 검토하는 식의 효율성을 추구하지 말고, 회사 업무의 본질을 알고 이와 연관되지 않은 즉흥적인 일을 줄이면 더 큰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부지런하기보다는 스마트한 CEO가 회사를 살린다. 



리더는 종종 생산적인 불일치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대신 순탄한 회의 과정과 불만 없는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평화는 좋은 것이긴 하지만 조직의 의사결정에서는 암적인 존재다. 



CEO가 줄 최고의 복지는 수영장이나 탄력 근무시간제 등과 같은 인기성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오래 고용하고 승진시킬 건강한 회사의 성장이다. 



기업문화란 무엇일까? 기업문화는 규율의 성격을 갖는다. 상벌과 같은 조직 경험을 통해 구성원이 특정한 상황에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가치들의 모음이다. 일부는 명시적인 규정으로 만들어져 시행되지만, 암묵적인 규율화되어 조직 내에 뿌리내린 것이 훨씬 더 많다. 조직 문화란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황에 대한 해석과 행위를 불러일으키는 조직 내에 공유된 정신적인 가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조직 문화를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신뢰'라고 말할 수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 책임을 맡았던 조안 마그레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경영에 신뢰성이 없다면 직원들은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고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을 것이다. 신뢰가 없다면 조직은 구성원에게서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며, 개인은 동료들에게서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신뢰하길 꺼린다면 팀워크와 협조를 기대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신뢰가 없다면 성과 달성은 점점 멀어져 갈 것이다." 조직 문화의 신뢰 정점은 CEO다. 








코호트 분석 방법보다 무엇을 어떻게 비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 엑셀의 x축, y축에 숫자를 넣어 계산하고 표와 그래프를 만들면 경영의 지혜가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경영의 지혜가 있어야 측정과 분석을 시작할 수 있다. 분석을 위한 설계가 우선이다. 어떤 지표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고 비교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것은 왜 이 사업이 잘될 것인지에 대해 ㅈ라 정리된 가설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측정은 회사 활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 그 자체다. 



"진정한 어려움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목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데 육한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각각의 분야에 무엇을 측정해야 할지를 결정하고, 측정 기준을 결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측정 기준은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 분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상을 눈에 보이도록 하고 또 구체적으로 드러내 준다. 측정 기준에 포함된 사항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제외된 것들은 무시하게 된다. '지능이란 지능 검사 도구가 측정하는 바로 그것이다'라는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이 케케묵은 말은 자신이 사용하는 측정 도구가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것과 오류가 없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때 사용하는 경구다." 이는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이나모리 가즈오 1155일간의 투쟁>을 살펴보자. '숫자를 세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경영의 목적은 아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 숫자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묻는다. 여기까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그럼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모든 것을 다 측정할 수는 없다.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할 지표가 있어야 한다. 좋은 지표는 간단하면서 사업의 본질을 강화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지표다. 



조안 마그레타의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측정은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숫자라는 것은 어떤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들이다. 데이터 하나를 의미 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맥락에 맞도록 가공해야 한다. 




고객의 '말'은 틀릴 수 있지만 '행동'은 항상 옳다. 그래서 고객의 칭찬의 말보다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제품을 완성하기도 전에 제품에 대한 고객의 행동을 어떻게 측정하나? 린 스타트업적인 접근법이 있다. 가설을 확인할 실험 도구인 최소 기능 제품을 가지고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고, 이를 측정하고 분석해 의사를 결정하는 경영이다. 




캐스R.선스타인 등이 지은 <넛지>라는 책에 대개의 경우 기존 일을 끝내는 것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법이라고 했다. 실제로 많은 창업가들이 자기 사업을 제대로 키워보지 못한 채 엉뚱한 일들을 벌여 좌초했다. 코스닥 등록 기업의 몰락 원인의 상당수가 '신규사업'이라는 것을 아는가? 



<린 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학습은 스타트업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활동이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이것을 '유효한 학습'이라고 부른다. 스타트업 핵심 측정 지표에서 항상 성과로 거증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리고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을 학습하는 것도 아주 쉬운 일이다. 따라서 유효한 학습은 진짜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실제 데이터로 증명되어야 한다." 









돈이 많아지면 잘 나가던 벤처들도 방향을 잃기 쉽다. 사업이 잘 안 되는 이유가 각종 기능이 부족해서라고 믿는 CEO는 돈이 생기면 직원을 뽑고 기능 확장에 집중한다. 기능이 많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라 핵심에서 강해져야 하는데 다른 것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제품-시장 궁합(product-market fit) 공식을 알기 전에 기능을 확장하면 고객의 행동을 측정하고 이해하는 데 제곱으로 어려워진다. 



용역을 하되 의미를 잘 알고 하자.  용역의 첫째 목표는 '돈'이다. 용역 발주 회사와 좋은 관계를 맺어두면 나중에 추가적인 용역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 라는 기대나, 이번에는 싸게 하고 다음 용역에서 보상한다는 말, 향후에 그룹 전체에 확산한다는 말, 장기적인 계약 같은 이야기에 속아서 이번 프로젝트 단가를 그런 기대감과 맞바꾸지 마라. 즉 이번 프로젝트 단가를 양보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투자를 받으려고 투자 유치에만 목을 걸고 몸부림치면 투자 성사가 더 어려워진다. 투자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은 고객에게 가치있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투자회사의 심사역의 기대와 질문에 맞추는 사업을 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고 후회한다. 돈이 있으면 뭐든 가능할 것 같은가? 신기루다. 돈이 아니라 고객이 있으면 뭐든 가능하다. 돈도 따라온다. 



회사 자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할 때 이미 채용한 직원, 진행하던 서비스, 이미 장기 임대한 사무실을 빚을 내서 계속 유지하려 하지 마라. 모든 것을 조직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직원들과 상의하라. 차라리 지분을 더 나누고 급여를 줄이거나, 직원을 줄이고 사업을 축소하더라도 빚을 내서 유지하지 마라. 



스타트업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리소스가 아예 없다. 합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으로 만들어내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스타트업이 할 일이다. 




하지만 '라면값 벌기' 단계에 들어가면 세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낮은 단계라 해도, 적자를 벗어났다면 (a)누군가 당신 제품을 돈을 내고 살 용의가 있다는 것, (b)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c) 당신은 비용을 낮게 유지할 만큼 절제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할 때 꼭 질문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이다. 분명한 정체성이 없으면 트렌드와 유행에 따라 흔들리고, 매출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경쟁의 압박에 타협하면서, 끈 떨어진 연처럼 표류하다가 길을 잃게 된다. 이런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연속되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갈림길을 만나면서 갈지자를 그리며 왔다갔다하다 효과적인 경영을 하지 못한다.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우리 사업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의해야 한다. 



조안 마그레타는 이것을 제조업자적 사고방식과 마케팅적 사고방식으로 구분했다. 제조업자적 사고방식이 회사 내부에 초점이 맞춰 우리가 무엇을 만들 것이냐 또 어떻게 만들 것이냐를 더 많이 생각하고 질문하는 것이라면, 마케팅적 사고방식은 고객들의 눈으로 바깥에서 안을 보고 고객이 무엇을 가치있게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30대 기혼 여성, 국민의 5퍼센트, 전자 상거래 시장, 스마트폰 사용자 10퍼센트 같은 집단은 논문에는 쓸수 있겠지만,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의 고객 집단은 아니다. '살아있고,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전화를 걸어 직접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들로 정의해보라. 




'우리의 사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부차적으로 질문하고 답해야하는 문제들이 있다. 첫째는 '누가 고객인가?', '그 고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이고, 즉 '나의 잠재적 고객이 어떤 대안 제품과 기존 제품에 머물러 있나?',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라고 확대해서 물어야 한다. 둘째는 '그들이 실질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테슬라를 산 사람들은 자동차를 산 것일까? 진보적인 사회적 명예를 사는 것인가?',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의 마음속 욕구와 기대는 무엇인가?' 등등에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또한 '고객이 다양한 선택 가운데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도 질문해야 한다. 셋째는 '우리 사업의 궁극의 모습이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살아 있는 구체적인 사람을 고객으로 규정할 때만이 그들을 만나볼 생각을 할 수 있다. 논리적 집단으로 고객을 규정하면 논문집이나 통계자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A를 잘하기 위해 B기능과 C 기능을 추가한다고, A가 경쟁력이 생기거나 잘 되지 않는다. B가 필요한 사람은 B가 주력인 제품을 쓸 것이고, C도 마찬가지다. A가 주력이면서 A에 경쟁력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B와 C를 덧붙이는 데 힘을 쓰지 말고 A의 본질에 집중하고 혁신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너무 많이 생각하면 길을 벗어나 본질을 훼손한다. '본질'을 잘하기 위해 도입한 '수단'이 일차적 목표가 되고 본질이 이차적 목표가 되는 순간 배는 산으로 올라간다. 많은 회원을 확보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지 마라. 팬시 용품점을 방문한 고객은 경품을 원해서 여기 온 것이 아니다. 팬시 용품을 사려는 사람들은 예쁘고 싼 팬시 용품을 잘 검색해 구매하는 것을 원한다. 이것이 본질이다. 회원이 느는 것은 그 결과이다. 본질을 충족한 고객들로 회원이 늘어나야 한다. 본질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성장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된다. 








나 역시 처음 만나는 스타트업 창업팀에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왜 사업을 하려고 하는가?' 그리고 '왜 굳이 이 분야의 사업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나는 '어떻게(How)'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왜(Why)'를 묻는다. 



사람에게 투자한다는 말은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끝가지 중심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뿌리가 자신에게 있는지 확인한다는 말이다. 좋은 투자자는 아이디어, 학력, 기술과 같은 것을 보기보다 살이있는 스토리를 가진 반듯한 사람에게 투자하기를 좋아한다. 



착시를 일으키는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현상이 각각의 고객 그룹들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생긴다. 하나의 고객 집단을 보면서도 각각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은 다양한 잠재 고객 집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경영의 윤리에는 수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창업가는 직장인과 다르게 선을 넘을 권한을 가질 뿐 아니라 선을 넘어갈 때 경보가 울리지도 않는다. 욕심에 따라 움직이면 마음은 오히려 즐겁고 신나기까지 하고 사업도 더 잘 되는 경우도 있다.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면 다수의 창업가들이 이 선을 넘나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되고 별을 받으면 그들은 남들도 다 하는 관해이었다며 억울해한다. 




열심히 그리고 잘한 것보다 단지 회사를 투명하고 건강하게 운영한 것이 주된 이유었음을 깨달았다. 회사를 정상적으로만 경영해도 그 회사는 경쟁력이 있다. 왜냐하면 많은 경쟁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사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경영자인 교세라 그룹을 창업한 이나모리 가즈오는 <카르마 경영>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물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물의 본질은 단순하다. 얼핏 보면 복잡하게 보일지 몰라도 알고 보면 단순한 것들을 조합일 뿐이다. ...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경영의 비법이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그에 대한 나의 지론을 말하면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것쯤이야 알고 있다는 식이다. 어떻게 그렇게 원시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느냐고 놀라기도 한다. ...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원리 원칙'이었다. 즉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가?' 하는 극히 단순 명료한 원리 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그에 따라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르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거짓말하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과욕을 부리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 등 경영도 어린 시절 부모나 스승으로부터 배웠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규범, 즉 인생을 살아가는 데 선험적으로 알고 있는 당연한 규범을 좇아서 실천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인간으로서 옳은 것과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등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도덕과 윤리를 그대로 경영의 지침이자 판단 기준으로 하자. 경영도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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