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증도 짱뚱어의 집 지키기 대작전
신안 증도의 명물은 바로 ‘이놈’일 것이다. 끝간 데 없이 펼쳐진 갯벌 앞에 선 사람들이 신기해 하며 하염없이 쳐다보는 이놈. 아마도 숫자로 따지면 증도의 주인임에 틀림없을 이놈. 바로 ‘짱뚱어’다.
짱뚱어는 뭍에서 가까운 뻘바탕에 구멍을 파고 사는 갯벌 물고기다. 물기가 흐벅지게 젖은, 뻘이 쑥쑥 빠지는 곳에 산다. 첫서리 내리는 11월부터 꽃 피는 봄까지 대문(구멍)을 딱 걸어 잠그고 겨울잠을 자는 물고기라 ‘잠둥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염에 민감해 환경지표종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짱뚱어가 살고 있다는 것은 생명의 갯벌이라는 증표다.
짱뚱어는 흐린 날보다 맑은 날에 활동력이 강하다. 일광욕이라도 하는 것마냥 펄떡펄떡 뛴다. 하지만 여기저기 온 갯벌을 헤집고 다닐 것 같은 짱뚱어는 의외로 자기 영역이 확실하다. 자기집 주위에서만 기고 날고 뛸 뿐, 벗어나지 않는다.
“이놈들은 딱 지(자기) 집 옆에서만 돌아댕기다 딱 들어가 불어. 지 집 지킬라고 온 힘을 다 쏟제. 눈 땡그랗게 뜨고 방심하는 벱이 없어.”
신안 증도 유일한 짱뚱어잡이 어부 이남창(72)씨의 말이다.
짱뚱어는 경계가 무척 심하고 예민하다. 이놈의 눈이 톡 볼가져 나온 이유가 짐작이 되었다. 칠게가 다가서거나 다른 짱뚱어가 집 가까이 오면 어김없이 등지느러미를 세워 경계를 한다. 입을 크게 벌려 짱뚱어끼리 싸우기도 한다.
자기 집을 지켜내려는 짱뚱어 한 마리의 고군분투! 그 상대는 뽈기(칠게). 과연 짱뚱어는 자기 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증도 갯벌에 가만 쭈그려앉아 있어 보자. ‘인생극장’ 만큼이나 진한, 갯벌 생물들의 희로애락이 거기 펼쳐질 것이다.
가없이 펼쳐진 증도 갯벌. 짱뚱어가 살고 있는 생명의 갯벌이다.
이놈이 오늘의 주인공. 자기 덩치에 딱 맞는, 안락한 집의 소유자다.
집에서 쉬는 시간은 짧고, 이렇게 집밖에 나와 누구도 침입하지 못하도록 경계 서는 것이 주된 일.
등지느러미를 확 세워 겁을 주는가 하면…
‘우웡~’. 입을 크게 벌려 겁을 주기도 주고.
노심초사 경계 서는 중. 뒤편의 웅덩이가 짱뚱어의 집.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어느새 뽈기 한 마리가 자기 집인 양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망연자실, 집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러나 여기는 분명 내 집! 용기를 내서 집으로 들어가 등지느러미를 세워 겁을 줘 보는데….
게는 겁먹을 줄도 모르고. 되려 집밖으로 쫓겨나오는 신세.
한참 고민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진. ‘게가 나갔나….’
그러다가 다시 혼비백산 뛰쳐 나오는데….(저기, 게의 두 눈 보이시죠?)
또 다시 망연자실.
한참만에 용기를 내어 집으로 들어가고….
온몸으로, 온힘으로 집을 수색중.
드디어 숨어있던 게가 나오고.
급기야 게가 도망가고.
아직 안심이 안된 짱뚱어, 쫓겨가는 게를 따라가며 다시 한번 성질을 내고.
한번 더 겁을 주고.
확실하게 겁을 주고.
완전히 쫓아내고.
유유히 내 집으로.
다시 집에서 살짝 나와 단단히 보초 서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