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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담 Sep 09. 2022

별꽃, 우리 집 봄 전령사

식물하는 시간 6

별꽃은 우리 집 화단에서 가장 먼저 새봄을 알리는 반려 꽃이다. 


언제쯤 별꽃이 우리 집 식구가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 찍은 화단 사진을 찾아보니 2008년 3월 사진 속에 있었다.

단골 화원에서 구입할 때, 별꽃은 우리나라 야생화라고 소개받았다. 


글을 쓰기 위해 네이버를 검색하니, 별꽃으로 검색되는 꽃은 우리 집 별꽃이 아니다. 식물의 이름이야 모양이 비슷한 동물이나 다른 생명을 견주어 붙이기 마련이니 ‘별’이란 이름을 가진 야생화가 많은 건가, 싶다. 

(정확히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1년 후인가, 작은 화분에 있던 꽃을 큰 화분으로 옮겨주니 몸집을 불렸다.


3월, 별꽃은 하늘의 별 같은 흰 꽃을 무더기로 피우고는 진다. 꽃이 다 지면 잎이 누렇게 시든다. 그러다 7월이 되면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해, 겨울 내내 푸른 잎을 뽐내다 3월, 새봄에 다시 꽃을 피워낸다. 

봄의 첫 꽃은 언제나 설렘도 두 배, 기쁨도 두 배. 올해도 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나는 호들갑을 떨었다.


“여보, 별꽃이 피었어요! 와서 좀 보세요!”

“딸, 별꽃이 피었어! 우리 집 정원에 봄이 왔어!”

별꽃이 피면 하늘의 별처럼, 내 마음에도 별이 뜨는 것만 같다. 


하나둘씩 피어나기 시작한 별꽃이 어느새 무더기가 되면, 이어 다른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러면 동그란 지지대를 세워준다. 꽃대가 힘이 없어 자꾸 쓰러지기 때문이다. 


올봄 꽃이 피었다가 진 별꽃은 잎사귀마저 노랗게 죽었다가 7월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별꽃아, 14년 동안 난 같은 푸른 잎과 별 같은 예쁜 꽃 보여줘 고마워. 

내년 봄 다시 별꽃을 보여줄 거지?



사진 ; 2008년 3월 우리집 정원

         2021년 22년 3월 우리집 정원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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