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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담 Aug 17. 2022

엄마 꽃, 채송화

식물 하는 시간 5

채송화는 내게 엄마를 불러내는 핵심 키워드다. 


내 기억창고에는 ‘엄마의 정원’이 있다. 기억은 아주 오래전, 삶의 첫머리에 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니 아마도 다섯 혹은 여섯 살 즈음의 기억일 듯하다.


엄마의 정원은 뒷마당 한쪽에 있었다. 돌들로 가지런히 경계를 삼은 정원엔 갖가지 꽃들이 만발했다. 키 큰 샐비어도 있었고, 접시꽃도 있었고, 키 작은 채송화도 있었다. 이후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한 뒤에도 엄마의 화초 사랑은 계속됐다. 


많은 꽃 중에 채송화가 엄마의 꽃으로 내 마음에 자리 잡은 건 내가 좋아했기 때문일 테지만, 엄마의 채송화 사랑이 지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채송화를 바라보던 엄마의 맑고 환하던 얼굴이, 쪼그려 앉아 바라보던 엄마의 여윈 어깨가 생각난다. 꽃은 엄마의 희망 없고 고된 삶을 지탱해주는 반려였을까.


정원을 가꾸면서 매해 채송화꽃을 사서 본다. 피어나는 희고, 노랗고, 빨간 채송화 꽃을 보며 엄마를 그린다. 


작년에 쓴 글을 보니, 이런 글귀가 있다.


“가을이 와 있는 오늘도 선홍색 채송화 두 송이가 꽃을 피웠다. 그 꽃을 어여쁘다, 엄마가 키운 딸이 바라본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도 여전히 꽃을 피우는 베란다 채송화꽃을 바라본다.”     


채송화를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니 다음처럼 소개돼 있다.  

   


채송화(菜松花)     

요약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중심자목 쇠비름과의 한해살이풀.

채송화는 남아메리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마당의 한켠이나 담벼락 아래 주로 심었으며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붉은빛을 띠고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퍼지며 높이 20cm 내외이다. 잎은 육질로 어긋나고 가늘고 긴 원기둥 모양이고 잎겨드랑이에 흰색 털이 있다. 꽃은 가지 끝에 1~2송이씩 달리고 지름 2.5cm 정도로 2개의 꽃받침 조각과 5개의 꽃잎이 있다. 꽃잎은 끝이 파지고 붉은색 ·노란색 ·흰색과 더불어 겹꽃도 있다.     

꽃은 7∼10월에 피고 맑은 날 낮에 피며 오후 2시경에 시든다. 꽃받침은 2개로 넓은 달걀 모양이고 막질이며, 꽃잎은 5개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끝이 파진다. 수술은 많으며 암술대에 5~9개의 암술머리가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막질이고 9월에 성숙하며 중앙부에서 수평으로 갈라져 많은 종자가 나온다. 분이나 뜰에서 가꾸고 1번 심으면 종자가 떨어져서 매년 자란다. 전초를 반지련(半支蓮)이라고 하며, 주로 외용약으로 사용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채송화 [rose moss, 菜松花]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내용에는 오후 2시경에 시든다고 설명했으나, 키워보니 우리 집은 5시경에 꽃을 오므려 시든다. 


가을이 되면 씨앗을 남기고 죽지만, 씨앗을 발아시켜본 적은 없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주는데, 물 주기 주기는 화분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올해도 작은 채송화 화분 두 개를 샀다. 하나는 꽃바구니 화분을 만들어 이식해주고, 다른 하나는 로즈메리가 있는 큰 화분 한쪽에 옮겨 심었다.


작년 채송화와 달리 올해 채송화는 꽃을 잘 피우지 못한다. 그래도 해가 뜨는 날이면 이렇듯 오종종 빨간 꽃을 피워낸다. 

생각해 보니 엄마는 씨앗 채송화를 심어 채송화를 키우고 꽃을 보았던 것 같다. 여태껏 씨앗 발아는 시도해 보지 못했다. 


한 번 해볼까.

내년엔 용기 내 보기로 한다.



사진 ; 2020년 우리 집 채송화

        2022년 우리집 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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