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살고 싶니?

“삶을 해탈한 것처럼 해맑게 사는 그대는 누구?”

누군가가 나한테 한말의 일부분이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업무변경이 논의되고 나는 내일 일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처음에는 당황했고 짜증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감정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어차피 당장 결정 난 일도 없고 자기들끼리 밀고 당기며 그대로 있니? 데리고 가니?를 하고 있으니 나로선 뭔가를 할 수 있는 힘도 없다. 이렇게 보면 나약하기 그지없고 힘없는 인간 같아 슬프고 속상하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각자의 입장에서는 다 정답이고 옳은 것이다. 각자의 사정이 팍팍하면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기 힘든 법이니까. 그렇다고 내 입장에서 그런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각자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만 해두자.       

한편으로는 지금 내 시간을 살고 있는데 그 상황에 좌지우지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때 이전에 읽었던 “인생의 태도”가 생각나서 다시 책을 펼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할 힘이 있음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지금 처해진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

그때부터 이 상황의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지금 당장 내 앞에 주어진 업무, 개인적인 일에 집중하기에도 모자란 소중한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당장 망가진 몸도 챙겨야 하고, 코 앞에 큰 행사도 살뜰히 준비해야 한다.      

나중 일은 나중에 가서 그때 대처하자. 미리 걱정해서 될 일이면 천 번, 만 번 걱정해도 괜찮다. 그런데 걱정을 사서 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원하는 곳에 있든, 원치 않는 곳에 있든 나는 어디서나 자유인이고 나 스스로 상황과 사람을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의 힘이 있다.    

  

나의 위치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명랑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살아가는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신기한가 보다. 이 상황에서는 인상을 쓰고 어두운 표정을 하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것도 나의 선택이다. 난 나를 향해 웃어주고 싶다. 비록 상황이 힘들고 속상하다 할지라도 나를 믿어주고 싶고 나를 응원해주고 싶다.

삶을 해탈한 것처럼 보이나, 결코 삶을 해탈하지 않았다. 호흡하는 순간은 늘 문제의 연속일 것이고, 그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숙제일 것이다. 

오늘도 새벽 출근길에 마음속으로 “나의 길 오직 그가 아시나니 나를 단련하신 후에 내가 정금같이 나아오리라.”라는 찬양을 음미하며 걸음을 뗀다.  

비록 몸과 현재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더라도 나답게 살아가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