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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끼 Aug 09. 2022

박시백의 고려사2

그저 그런 학습만화로 전락해버린…

고려사1 리뷰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같은데 벌써 2권을 리뷰하게 되었다. 옛날 조조록 시절에는 텀이 적어도 1 이상 걸렸던  같은데 이번에는   사이에 바로 나와서  의아하긴 했다. 성종대부터 인종대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특히 현종 이후의 덕종 정종 문종으로 이어지는 태평성대는 그동안 매체에서 다루어진 적이 전무하기 때문에  다루었으면 신선했을  같기도 하지만  기대감을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사실 읽으면서 일관되게  느낌은 초등학생 시절 읽던 학습만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야 내용 자체가 새로운 것이니 학습만화만으로 재밌었지만, 박시백 작가의 타겟층이 그리 저연령은 아닐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작가도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일까? 고려사를 요약한 책이라고 말미에 한 번 더 덧붙인 거 같다. 고려사 자체의 텍스트가 그리 빈약했던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러면 사실 그림만 그리고 작가의 생각은 전혀 없는 그런 만화로 전락해버렸다고 하는 탄식이 나왔다. 동북 9성의 위치를 아주 간단히 세 가지 설을 소개하고 작은 글씨로 이게 작가의 생각과 가깝다고 표시해둔 것을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조조록 시절이라면 몇 페이지를 할애할 분량이었을 텐데 말이다.



사실 내 모든 비판은 조조록과 비교해서 나오기 때문에, 아니 그냥 고려사 자체로 봐 달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러면 이미 나와 있는 천편일률적인 학습만화와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사실 조조록이 부상한 것이 그림을 잘 그려서 그런 것보다는 세세한 스토리를 다 풀어주는 그런 맛에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는데 스토리는 그냥 빈약한 고려사 텍스트를 그대로 옮기고 그림만 그리는 것은 특징이랄게 없다.



인물에 대한 언급도 강감찬, 김부식 정도가 그나마 상세하게 언급해준 거 같고 그 외에 인물들에 대해서는 너무 박했다. 특히 전쟁 묘사도 너무 빈약했고 3차 여요전쟁은 2-3페이지 안에 종결해버렸던 거 같다. 이래선 왜 박시백의 고려사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안 나온다. 조조록 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또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애초에 5권 안에 다 끝내야 하고 원전 텍스트에 대한 양도 차원이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림으로 옮기지만 말고 중간에 짚고 넘어가는 시간은 꼭 있었으면 한다. 오랜 팬으로서 참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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